[시선뉴스 박진아, 조재휘 수습기자 / 디자인 김미양] 예측할 수 없는 미래를 대비하기 위해 미리 준비하는 보험. 하지만 보험계약 체결 당시의 설계사가 아닌 낯선 설계사에게 보험 관리를 맡겨야 하는 경우가 많다. 실제로 생명보험에 가입한 소비자의 65% 정도와 손해보험에 가입한 소비자의 60% 정도가 보험계약 체결 당시 설계사가 사라진 것인데 이런 상황을 고아계약이 발생했다고 한다.

고아계약이란 보험계약을 모집한 설계사의 이직이나 퇴직 등으로 보험계약자 관리가 제대로 되지 않는 계약을 의미한다. 해당 계약자를 고아고객이라고 부른 데서 비롯되었으며 고아고객이 되면 자신의 보험 정보를 제대로 전달받지 못해 보험료 연체 통보나 혜택 등을 놓치는 경우가 발생하게 된다. 그래서 투자형 상품의 경우에는 제때 관리를 받지 못해 손실이 발생하게 되는 것이다.

이렇게 고아계약이 발생하는 가장 큰 이유는 신입 설계사들의 퇴직이 가장 큰 이유로 꼽힌다.통상 신입 설계사들은 가족이나 친척, 친구 등 지인을 대상으로 영업을 시작하는데 이들 중 상당수는 1년 안에 자신의 지인 수가 떨어지기 십상이다. 그렇기 때문에 더 이상 보험을 판매하기 어려운 시기가 오면 새로운 영업 대상을 찾기보다 일을 그만두는 것이다.

보험사와 설계사는 월급을 주고받는 방식의 고용계약 관계가 아니다. 일반적으로 보험사들이 생활비 성격의 초기 정착비를 설계사들에게 지급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 돈은 빌려주는 개념이다. 그래서 설계사들이 보험을 판매하지 못하면 그 돈을 받을 수 없으며 그 돈을 채우지 못 할 경우에는 퇴직할 때에 정착비를 갚아야 한다.

문제는 이뿐이 아니다. 실질적으로 보험이라는 상품은 대게 장기 계약 상품이다. 짧게 계약을 하는 경우보다 길게 계약하는 경우가 많아 길게는 20년까지 관리가 필요하다. 물론 신입 설계사들의 퇴직이 많기도 하지만 계약을 체결하고 관리하는 보험설계사들의 근속연수 역시 상대적으로 짧은 것이 고아계약이 발생하는 원인이 되는 것이기도 하다.

근속연수가 5년 이상인 설계사의 비중도 전체의 35% 정도에 그치고 연간 40% 수준의 설계사가 퇴직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다 보니 특정 보험 상품의 책임 관리자가 없어지게 되면서 고아계약이 발생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신입이든 경력이든 설계사들이 퇴직을 하면 가입자와 보험 상품만이 남게 되는데 고아계약 문제는 소비자뿐만 아니라 보험사에서도 역시 골치가 아픈 문제로 남게 된다. 고아계약이 많아지면 전반적인 보험업계 이미지도 나빠지고 소비자들이 보험 가입을 꺼리게 만드는 요인이 되기 때문이다.

예측할 수 없는 미래를 대비하기 위해 미리 준비하는 보험인데, 고아고객이 되어 정보조차 알 수 없게 된다면 얼마나 황당할까. 이러한 문제점들이 발생하지 않도록 설계사들은 사명감을 가지고 고객들을 관리할 필요가 있으며 이미 발생한 고아계약에 대해서도 개선하려는 노력이 필요해 보인다. 또한, 소비자들도 고아계약을 피하기 위해서는 이직이 잦은 설계사는 피하고 전문성이 있는 설계사인지 잘 확인하고 보험을 드는 세심함이 필요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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