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라남도에서 백두산까지, 천지를 울린 가수 알리의 ‘진도아리랑’ [지식용어]
전라남도에서 백두산까지, 천지를 울린 가수 알리의 ‘진도아리랑’ [지식용어]
  • 보도본부 | 이연선 pro
  • 승인 2018.10.10 08: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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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선뉴스 김태웅 / 디자인 이연선]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9월 20일 수행원들과 함께 역사적인 백두산 정상 등반을 했다. 그리고 이날 단연 화제는 백두산 천지를 배경으로 아리랑을 부른 가수 알리였다.

아리랑은 역사적으로 한반도에 살고 있던 여러 세대를 거치면서 한국의 일반 민중이 공동 노력으로 창조한 결과물이다. 즉 우리 한민족의 얼과 한이 담겨 있는 한국 문화를 대표하는 노래라고 할 수 있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아리랑은 누구라도 새로운 사설을 지어 낼 수 있어, ‘아리랑’이라는 제목으로 전승되는 민요가 약 60여 종, 3,600여 곡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를 통해 아리랑의 지역적, 역사적, 장르적 변주는 계속 늘어나 문화적 다양성이 더욱 풍성해졌다.

또한 아리랑은 단일한 하나의 곡이 아닌 한반도 전역에서 지역별로 다양한 곡조로 전승되었는데, 특히 각 지역마다 무수히 많은 버전이 존재하는 것이 특징이다. 가장 유명한 아리랑은 강원도의 ‘정선 아리랑’, 호남 지역의 ‘진도아리랑’ 경상남도 일원의 ‘밀양아리랑’ 등 3가지다.

그중 지난 평양남북정상회담 백두산 등반 때 천지에서 가수 알리가 부른 아리랑은 진도아리랑이다. 이 노래로 남측 수행원들은 물론이고 남쪽의 아리랑을 들어본 적 없는 김정은 위원장과 리설주 여사 그리고 북측 수행원들까지 박수를 치며 즐거운 분위기를 연출했다.

다른 아리랑과 비교했을 때, 진도아리랑의 차이점은 두 가지가 있다. 우선 음악적인 특징으로는 남도의 특징적인 음악 어법인 육자배기토리를 충실히 따르고 있으며 떠는 음, 평으로 내는 음, 꺾는 음이라는 세 부분의 음을 뼈대로 하여 섬세한 표현이 특징이다. 그리고 슬픈 느낌의 마이너스케일인 계면이지만 세마치장단을 다소 빠르게 몰아쳐 신나는 중모리장단에 맞추어 부른다.

두 번째 특징은 가사에 있다. 이전부터 진도 아리랑은 존재해 왔지만, 그 특징은 일제강점기 시기부터 본격적으로 생겨났다. 전승 집단의 구성원들이 국내에 들어와 전래의 문화와 새로운 문화 사이에서 가치관의 혼돈을 시기였기 때문에 진도아리랑에는 유교적 사회에서 보기 힘든 매우 신선한 부분들이 있다.

진도아리랑에는 여성의 삶과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는 노래가 많이 담겨있으며, 특히 시부모의 권위에 대한 긍정과 부정 중 유교적 사회 질서에 대한 일탈 행위라고 할 수 있는 부정이 압도적 우위에 있다. 즉 기혼 여성의 긍정과 부정, 사랑과 원망, 비판과 동경이라는 이율배반적인 가치관을 진도아리랑에서는 꾸밈없이 표출했던 것이다.

이 밖에도 진도아리랑의 가창 방식은 누구나 앞소리를 메길 수 있는 돌림노래로 주고받는 부분이 많다. 혼자서 부를 때는 유장하고 슬픈 신세타령이 되지만 여럿이서 부를 때는 빠르고 흥겨운 노래가 된다. 마치 백두산에서 알리와 양국 정상이 함께한 모습처럼 말이다.

반세기 넘게 그 색깔과 전통을 유지해 온 진도아리랑. 전라남도의 역사 곡절을 담은 그 소리는 2018년 한반도 최북단인 백두산에서 울리는 감격을 누리게 되었다. 더 안전하고 평화로운 한반도가 정착되어 다른 아리랑도 북한에서 울릴 수 있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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