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뉴스 심재민] 반드시 사라져야 할 사회적 문제 아동학대. 아동학대는 주로 성인들의 분노 또는 욕구가 발단이 되어 자행되는 경우가 많다. 자신보다 한없이 약한 존재를 상대로 벌어지는 아동학대 범죄는 그 자체로도 악하다고 할 수 있지만, 특히 부모가 자신의 자녀를 상대로 벌이는 아동학대는 범죄 그 이상의 패륜적 행위임이 분명하다.

최근에는 경북 안동에서 생후 갓 100일된 연약한 아기를 심하게 때려 숨지게 한 혐의로 40대 아버지가 검거되어 충격을 주고 있다. 아버지라는 이름도 아까운 A씨가 영아를 때린 이유는 ‘우는 것이 당연한’ 아기가 운다는 것이어서 맹비난이 쏟아지고 있다.

[사진/픽사베이]

안동경찰서는 지난 16일 영아 학대치사 혐의로 A씨(41)에 대해 구속영장 신청했다. A씨는 앞서 지난 13일 오후 2시30분쯤 자신의 아파트에서 생후 100일쯤 된 아들이 울자 주먹으로 머리를 수차례 때리거나 던져 숨지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A씨의 패륜적 범죄는 그 자체로도 충분히 비난 받을 일이다. 그런데 여기에 더해 A씨는 자신의 범죄를 은폐하려고 한 정황도 있어 더욱 거센 비난을 받고 있다. 경찰에 따르면 A씨는 아들을 때리고 나서 아들이 제대로 숨을 쉬지 못하는 듯하자 "집에 있는 아기가 계속 구토를 하는데 아픈 것 같다"고 119에 신고했다. 그 후 아기는 구급차를 타고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같은 날 오후 7시쯤 결국 사망하고 말았다.

아이가 사망하자 해당 병원에서는 사망 원인을 '원인 미상'으로 판단했다. 검안 과정에서도 숨진 A씨의 아들에게서 특별한 외상이 발견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러자 비정한 A씨는 경찰에 "아들이 아파 병원에 데려갔는데 돌연사했다"며 뻔뻔하게 사망신고를 했다.

하지만 경찰은 이런 A씨를 이상하게 여겼다. 경찰 관계자는 "아기가 많이 아프면 자차나 택시 등에 태워 병원으로 당장 데려가는 게 일반적인데, 119를 부른 뒤 기다렸다고 해서 수상하게 여겼다"며 "부검하는 과정에서 추궁하니 아버지가 아들을 때렸다고 자백했다"고 설명했다. 그렇게 숨진 아기의 부검 결과 늑골 등에서 골절상이 발견됐고, 두개골에서는 출혈도 보였다. 힘없는 아기를 상대로 한 A씨의 폭력이 얼마나 심했을지 예상하게 한다.

더욱 놀라운 사실. 경찰에 따르면 이 같은 아버지의 범행 사실에 대해 애초에 어머니는 몰랐다는 점이다. 아버지의 폭행에 의해 숨진 아이를 고스란히 돌연사로 받아들였던 어머니는 A씨가 자백할 때까지 범행 사실을 몰랐던 것으로 보인다. 경찰 관계자에 따르면 현재 어머니는 아들을 잃고 남편까지 구속되면서 충격이 큰 상태라 안타까움을 더하고 있다. 경찰 조사 결과 부모는 둘 다 무직으로 최근까지 회사에 다니다 그만둔 지 얼마 되지 않았고, 다행히 큰아들(4)이 있으나 조사 결과 특별한 구타 흔적은 없었다.

비정한 아버지의 폭행으로 100일 간 짧은 생을 마감한 아기. 패륜적 폭행을 연약한 몸으로 받아내야 했던 아기의 100일간 생전 기억은 어떻게 남아 있을까? 부디 자신보다 연약한 상대에 대한 학대 사건, 특히 아동학대에 대해 사법부의 엄충한 처벌이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이와 함께 학대 범죄자 또는 위험자들에 대한 적절한 격리조치와 교육조치가 이루어지기를 기대한다. 그래야만 우리 사회의 가정, 어린이집, 유치원, 학교 등 아이들이 머무는 곳이 진정한 학대 안전지대로 거듭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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