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뉴스 이유진 / 디자인 이연선] ‘빈 수레가 요란하다’. 신조어 ‘근자감’은 자신감이 넘칠 이유가 없는데도 불구하고 자신감으로 충만한 사람에게 사용하는 말이다. 그리고 이러한 속담과 신조어와 일맥상통하며 그 원리를 설명하는 심리학 용어가 있다. 바로 ‘더닝 크루거 효과’다.
‘더닝 크루거 효과’란 심리학 이론에서 인지편향 오류 중 하나로, 능력이 없는 사람이 자신을 과대평가하고 능력이 있는 사람은 자신의 실력을 과소평가하는 경향을 말한다. 좋은 예로 시험지를 제출한 뒤 왠지 시험을 잘 봤다고 생각했는데 오히려 점수가 형편없는 경우와 반대로 시험지를 내고 나서 틀린 부분들이 생각나 점수가 안 좋을 것 같다고 생각했는데 오히려 높은 점수가 나온 경우가 있다.
이런 현상에 대해 1999년 미국 코넬대학교에서 사회 심리학 교수 데이비드 더닝과 저스틴 크루거는 학부생들을 대상으로 실험을 진행했다. 더닝과 크루거는 글쓰기, 유머, 논리 추론 분야의 시험을 치르게 하고 학부생들에게 자신의 예상 성적 순위를 제출하도록 했다.
그 결과, 실제 성적이 높은 학생군은 자신의 성적을 낮게 적어냈고, 성적이 낮은 학생군은 스스로의 예상순위를 높게 적었다. 즉 자신이 실제 가지고 있던 능력이나 지식이 적을수록 자신의 능력을 과대평가하는 현상이 실험 결과로 나타난 것이다.
결과에 대해 더닝과 크루거는 “능력이 없는 사람의 착오는 자신에 대한 오해에서 기인한 반면, 능력이 있는 사람의 착오는 다른 사람에 대한 오해에서 기인한다”는 분석을 내놓았고 이 현상을 두 교수의 이름을 따서 ‘더닝 크루거 효과’라고 부르기 시작했다.
두 교수에 따르면 이와 같은 편향적 오류가 일어나는 이유는 능력이 없는 사람은 자신이 잘못한 것도 인지하지 못하기 때문에 부정적 결과가 나타나도 그 오류를 알아차리지 못한다는 데 있다. 반면 능력이 있다면 자신의 허점 역시 그만큼 잘 알고 있기 때문에 스스로의 실력을 과소평가하게 되는 경향이 생긴다.
더 나아가 이 실험에서는 능력이 없는 사람은 타인의 능력도 알아보지 못하는 모습을 보였으며, 무능력한 사람이 능력을 향상시키고 나자 그제야 자신의 부족한 점을 깨달으며 과도한 자신감이 줄어드는 경향도 나타났다.
더닝 크루거 효과는 우리의 일상 속에 다양하고 사소하게 나타날 수 있다. 우리가 이 현상을 바라보며 경계해야 할 것은 지나친 자신감 혹은 과잉된 불안감이다. 얕은 지식이 있는 상황에서는 단편적인 상황만 바라볼 위험이 크고 다양한 시각을 넓히는 태도가 필요하다. 반대로 지나치게 소심하고 신중하게 스스로를 의심하는 성격은 매사에 확신이 없고 자신감 없는 사람처럼 비추어질 수 있다.
더닝과 크루거는 자만심 혹은 자존감 부족의 상황에 빠진다면 오류를 범할 위험도 그만큼 더 커진다고 경고했다. 따라서 자신을 객관화하고 정확히 바라볼 줄 아는 안목이 필요하며 두 가지 심리의 균형을 맞추는 것이 더닝 크루거 효과에 빠지지 않는 길이라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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