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뉴스 이유진] 한반도의 평화로운 비핵화를 이루기 위해 전 세계가 발을 맞춰가고 있는 가운데 통일부가 지난 22일 개성공단에 ‘남북공동연락사무소’ 개보수 공사의 준비 작업이 모두 마무리 됐다고 밝혔다. 또 판문점 채널을 통해 북측과 조율하고 올 8월 중순까지 ‘남북공동연락사무소’를 개소하는 것이 목표라고 전했다.

여기에서 ‘남북 연락사무소’란 남북 간 연락 업무와 실무 협의를 맡는 창구를 말한다. 남북 연락소는 1992년 9월 판문점 공동경비구역 내에 처음 설치되었고, 이후 남한과 북한 각각 평화의 집과 통일각에서 서로 직통으로 연락을 주고받곤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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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록 아픈 분단을 겪었지만 양국 간 연락사무소를 통해 이산가족 면회실, 전화 교환실, 남북 왕래소 등을 갖추고 매일같이 연락을 주고받던 남북의 관계는 1996년부터 서서히 삐걱거리기 시작했다. 그 계기는 북한 잠수정이 남한 강릉에 침투하는 사건으로 이후 남북 관계가 긴장 국면에 들어서자 북한은 그 해 11월 남북연락소를 폐쇄해버린 것이다.

그리고 2000년 8월에 들어서 남북연락소는 잠시 복원되는데, 그로부터 8년 후 갑작스럽게 금강산을 관광하던 50대 여성 관광객이 무장군인에 의해 피살당하는 사건이 벌어지면서 다시 위기를 맞게 됐다. 당시 북한의 군사 경계지역에서 여러 개의 총상을 입고 숨진 채 발견된 여성 관광객을 두고, 남측은 사건이 벌어진 시간과 거리상 의심쩍은 부분이 있어 진상조사에 나서려 했지만 북한은 이를 전면적으로 거부하고 나섰다.

북측은 이 사건을 북한 병사들이 여러 번 경고했으나 이를 무시하고 계속 출입 통제 구역으로 침입해 들어온 관광객의 전적인 잘못이라고 주장했다. 그리고 남측에게 어떤 사건 파악도 허용하지 않았고 남측의 금강산 관광을 금지시켰다. 이에 남측은 당시 금강산 관광 중이던 국민들을 모두 소환하며 남북 관계는 급속하게 냉동되기 시작했다.

이후에도 연락소는 남북관계의 호전에 따라 몇 차례 복원되기도 했지만, 곧 천안함 피격 사건으로 또 개성공단 가동 중단을 계기로 다시금 연락이 수차례 두절되기도 했다. 그리고 북한의 계속되는 핵 도발로 남북관계는 악화될 대로 악화되며 전쟁 임박의 불안과 긴장 속에 놓이기도 했다.

그러나 현재의 남북 관계는 올해 초 평창동계올림픽부터 반전되고 급속도로 진전되기 시작했다. 이후 남북 예술단의 교류와 남북 정상회담, 북미 정상회담이 연이어 성사되는 등 평화로운 분위기를 이어가고 있다.

이번에 남북연락소를 재개하는 것은 앞으로 양국이 더욱 활발한 소통을 이어나갈 것이라는 평화적 의미를 시사한다. 하지만 아직 미래를 낙관하고 안심하기에는 이르다. 물론 과거와 비교하면 통치자가 다음 세대로 바뀌었고 국제적 정세도 똑같다고 할 수는 없지만 북한은 이전에 언제든 관계가 좋아질 땐 연락을 주고받다가도 사건이 발생하면 바로 대화를 차단했던 사례가 많다는 점을 간과할 수는 없다.

지금까지 상황에서 북한이 적극적 대화의지를 내비친 점은 긍정적이다. 그리고 더 나아가 남북이 남북연락사무소를 복원해 앞으로 지속적으로 교류를 이어나가기 위해서는 더욱 장기적인 안목에서 북한과의 관계에 접근하는 정부의 신중하고 객관적인 태도가 요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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