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뉴스 심재민] 아이들을 돌본다는 것은 참 어려운 일이다. 이는 모든 것을 쉽게 받아들이는 아이들에 대한 교육적 세심함이 필요한 측면이기도 하고, 신체적으로 연약한 아이들이 외부의 세균과 병에 노출되기 쉽기 때문에 건강관리에 있어서도 상당한 섬세한 주의가 필요하다는 측면이기도 하다.

따라서 이런 아이들이 상당수 머무르는 가정과 보육/교육 기관에서는 교육과 건강 등 다방면에 걸친 세심함으로 아이를 대해야 하고, 이것이 기본 중의 기본으로 자리 잡아야 한다.

[사진/픽사베이]

그러나 이런 기본이 무너졌다. 지난 14일 경기도 고양시의 한 어린이집에서 어린이 11명이 집단으로 잠복결핵 상태인 것으로 확인됐는데, 이것이 결핵 의심 환자였던 교사가 사실을 알리지 않고 정상적으로 아이들을 돌보아 벌어진 사태로 파악되어 충격을 주고 있다.

지난 14일 보건소 관계자는 “역학조사 결과 어린이들이 교사로부터 결핵균에 감염됐으며, 아직 발병하지 않은 잠복결핵 상태로 최근 확인됐다”고 밝혔다. 보건 당국에 따르면 이번 사태의 진상은 이렇다.

보건 당국은 지난 3월 해당 어린이집에서 교사로 근무하는 A씨가 결핵 환자로 확인되자, 그가 가까이에서 돌보았던 아이들의 감염을 우려해 전체 원아들을 상대로 역학조사를 했다. 당시 해당 교사는 병원에서 결핵 의심을 알게 됐지만 어린이집에 이런 사실을 바로 알리지 않고 결핵 확진 통보를 받기 3일 전까지 2주일 넘게 아이들을 돌본 것으로 확인됐다.

과거부터 결핵에 대한 전염성과 그 위험성에 대해 익히 알려져 있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특히 연약한 어린이를 돌보는 어린이집에서 이런 무책임하고 위험한 일이 벌어질 수 있는지 분노와 함께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이번에 아이들에게서 발견된 잠복결핵은 최악의 상태는 아니지만 충분히 위험하고 심각한 상황이다. 잠복결핵은 몸 안에 결핵균이 들어왔지만 발병은 하지 않은 상태로 전염성은 없지만, 이 중 10%는 나중에 결핵으로 발병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영유아들은 성인에 비해 발병률이 5배가량 높아 초기 발병을 막기 위해서는 아홉 달 동안 매일 약을 먹어야 하는 상황.

잠복 결핵이 확인된 어린이들은 9개월 동안 결핵약을 먹으며 예방적 치료를 받게 된다. 보건 당국은 관내 치료 기관과 연계해 잠복결핵이 확인된 어린이들을 추적 관리할 예정이다.

이러한 사태에 감염 아동의 학부모들은 “성인도 빈속에 약을 먹으면 속 쓰리고 아픈데, 어린 아이가 아홉 달 동안 매일 약을 먹어야 한다고 하니, 참 할 말이 없다”고 밝히는 등 속상한 심정을 드러내고 있다.

다방면으로 세심함을 기해 다가서야 하는 아이들, 그런 아이들이 다수 모이는 어린이집 등 보육/교육 기관은 만약에 사태에 대해 언제나 대비해야 한다. ‘설마’하는 안일함으로 연약한 아이들에 대한 안전망이 와르르 무너지지 않도록 예방책과 함께 같은 일이 되풀이 되지 않도록 세심한 자구책 마련이 필요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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