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뉴스 심재민] 대한민국의 남성이라면 누구나 져야 하는 국방의 의무. 결코 짧지 않은 기간 동안 힘든 군 생활을 하다 보니 ‘무사히 국방의 의무’를 완료했다는 뿌듯함에 군에 대한 자부심, 일명 군대부심이 한동안 지속되는데...

첫 번째, ‘운전 잘해?’라는 질문엔 “오빠 운전병 출신이야!”

[사진/위키피디아]

대한민국 군인들의 수많은 보직 중 하나인 운전병. 운전병은 보통 운전병의 경우 운전면허증(2종 보통 수동 이상)이 있는 입영 대상자가 입대 전 별로로 지원해서 복무하게 된다. 일각에서는 비교적 쉬운 군생활로 여겨져 많은 입영 대상자들이 지원을 꿈꾸지만, 실제 운전병(포병)으로 근무해본 필자의 경험에 미루어 보면 일부 운전병을 제외하고는 보통 군인들과 유사한 군생활을 하고 운행도 생각보다는 많지 않다. 

그러나 운전병으로 근무를 하면서 대부분 일반 승용자동차보다 큰 차를 운행하고 험난한 도로를 주행하다 보니 운전에 대한 기술과 함께 그 이상의 자신감이 상당히 늘게 된다. 그래서일까 운전병 출신 대다수는 전역 후 누군가가 자신의 운전 실력에 대해 물을 때, “나 운전병 출신이야”라는 말을 자랑스럽게 전하곤 한다. 또 누군가가 자신의 운전 실력에 대해 칭찬할 때 역시 수줍게 “제가 운전병 출신이라서...”라고 답하기도 한다.   

두 번째, 겨울 복장의 백미 ‘깔깔이(방상내피)’ 사랑 

[사진/SBS 룸메이트 방송화면 캡쳐]

전역한 예비역 공식 패션으로 알려진 방상내피, 일명 깔깔이. 깔깔이는 추위에 자주 노출되는 군인들의 추위를 막아주는 겨울철 방한용품으로 군인들의 깔깔이 사랑은 군대에서는 물론 전역 후에도 이어진다. 특히 그 특유의 촉감과 따뜻함에 대한 만족이 높아 본인만 착용하는 것이 아니라 주변에 전파하기도 하는데, 그래서일까 예비역을 둔 형제/자매/부모/연인은 물론 지인들까지도 깔깔이 사랑에 빠지게 된다. 

그런데 깔깔이 사랑은 따뜻한 기능성에서 기인한 것 외에도 묘한 정서적인 만족도 상당하다. 전역자 본인의 경우 깔깔이를 통해 길고 험난했던 군대를 무사히 전역했다는 뿌듯함을 드러내고, 타인 역시 깔깔이를 애용함으로써 사랑하는 사람의 무사 전역을 대견하게 여기는 정서가 더해져 유독 따뜻하게 느껴지는 것이라고 추측된다. 군 전역자들의 이런 사랑이 오랜 기간 지속되는 탓에 시중에도 다양한 깔깔이 제품이 판매되고 있다.  

세 번째, 라면은 ‘뽀글이’가 제 맛! 주방에서 발휘되는 군대 부심  

[사진/플리커]

군인들이 즐겨먹는 간식 중 하나인 라면. 개인별 주방이 없는 군대에서는 일반병사가 개별적으로 라면을 먹는 방법에는 크게 두 가지가 있는데, 보통의 컵라면을 먹든가 봉지라면을 구매해 ‘뽀글이’를 해먹는다. 그 중 군 생활 중 먹는 뽀글이는 특히 추운 겨울날 야간 외각 근무 후 먹으면 온 몸을 녹이는 기가 막힌 맛을 선사한다.

뽀글이의 정확한 유래는 없으나, 많은 세대를 걸쳐 군대를 다녀온 사람이라면 대다수가 이 뽀글이를 먹은 경험이 있고 조리법도 잘 알고 있다. 특히 군대를 갓 전역한 예비역의 경우 뽀글이에 대한 확실한 조리법을 주변에 자랑하듯 알리며 강제 ‘별미’ 권유를 한다. 물론 봉지라면은 정석대로 냄비에 끓여 먹는 것이 맛도 좋고 자칫 발생할지 모르는 유해성분에 대한 걱정도 없다. 그러나 뽀글이에 담긴 군 생활의 추억 때문일까 가끔 해먹으면 특유의 뜨끈한 맛을 느끼게 하는데, 그 온기를 전하기 위해 전역자들이 이를 주변에 권하는 것은 아닐까 생각된다.

대한민국 군대 전역자가 주변에 은근히 내세우는 어떤 ‘자부심’들에 대해 알아보았다. 일명 군대부심이라 불리는 이 같은 행동들은 긴 세월동안 군대에 있으면서 느껴온 추억과 감성을 누군가에게 털어놓고 싶은 심리에서 기인한 것이라 할 수 있다. 군대 전역한 누군가가 군대부심을 부린다면 ‘수고했다’는 측면에서 받아주고 호응해 주는 것은 어떨까. 단 과도하게 군대부심을 부려 강요 등을 한다면 거부감을 살 수 있다는 점을 잊지는 말자. 

SNS 기사보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