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뉴스 심재민] 최근 데이트 폭력으로 인한 사회적 불안감이 고조된 상태이다. 대게 남성이 상대적으로 우월한 힘을 바탕으로 여성에 크고 작은 폭력을 행사하는 행태인 데이트 폭력은 다수에게 신체와 정신적 피해를 입히는 것은 물론 성별 갈등에 상당한 원인이 되고 있다.

최근에는 의사인 남자친구가 여자 친구를 수년간 폭행해 파장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지난 4일 SBS 등 매체에 따르면 한 대학병원 간호사가 같은 병원 의사인 남자친구 B씨에게 수년 간 상습 폭행은 물론 살해 협박까지 당한 것으로 알려져 충격을 주었다.

[사진/픽사베이]

SBS에 따르면 D대학교 병원에서 근무하던 간호사 A씨는 2012년부터 같은 병원 전공의와 사귀기 시작했다. 그러나 핑크빛일줄 알았던 이들의 관계는 사귄지 1년 뒤부터 남자친구의 폭력이 시작하면서 핏빛으로 물들어 갔다.

해를 거듭할수록 B씨의 폭행 수위는 점점 강해졌다. 그로인해 A씨는 다리 깁스를 두 번이나 해야 했고 심지어 혼수상태에 빠져 119구급대가 출동하기도 했다. 이처럼 극심한 피해가 A씨의 정신 건강에도 악영향을 미쳤다. 출동 당시 구급 기록에는 A씨가 구급대원에게 “때리지 마세요” “잘못했어요”라고 애원한 상황이 기록돼있기도 하고 이후 A씨는 정신과 치료를 받고 자살을 시도할 정도로 후유증에 시달리다가 지난해 5월 병원을 그만두기까지 했다.

B씨의 악행은 폭력뿐만이 아니다. B씨는 폭행 사실을 숨기기 위해 A씨를 회유하거나 심지어 죽이겠다는 협박까지 했다고 전해진다. A씨의 말에 따르면 B씨는 “이걸(폭행 사실을) 말하면 가만히 두지 않겠다. KCL(전해질)이랑 미다졸람(수면마취제)을 섞어서 죽여버리겠다”, “난 의사라서 사람 죽여도 감옥 2~3년도 안 간다” 등 끔찍한 위협 발언도 서슴지 않았다. 이외에 의사의 위치를 이용해 A씨의 치료기록을 몰래 열람하기도 해 2개월 면허정지 처벌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 이 문제는 혐의가 완벽하게 밝혀진 것도 가해에 대한 처벌이 이루어 진 것도 아니다. B씨의 가족은 해당 사건이 당사자 합의를 통해 끝난 사안이라고 밝혔고, B씨는 이 병원에서 수련의를 마치고 전문의 자격까지 취득해 현재 공중 보건의로 군 복무 중이다. 또 병원 측은 B씨의 폭행 사실을 파악하고서도 “개인 애정사 문제라서 병원 고충 처리로 다루는 게 적절치 않았다”며 징계를 논의하는 회의조차 열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연인 그리고 부부사이의 폭행 문제, 이는 더 이상 둘만의 문제, 가정사, 애정사로 치부하기엔 그 수위가 한계선을 넘어선 지 오래다. 이제 데이트 폭력 문제에 대한 사회적 공감대가 형성되고 사건 사고도 자주 이루어지고 있는 만큼 정부 부처와 수사 당국의 확실한 대책 마련이 시급한 때이다. 우리 사회가 외면하는 지금 순간에도 어디선가 사랑을 빙자한 극악한 폭력에 많은 피해자는 숨죽여 공포에 떨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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