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뉴스 심재민] 유독 길게 몰아친 한파, 그로 인해 한강은 물론 많은 지역 곳곳의 강, 호수, 천 등이 꽁꽁 얼어붙었다. 그래서일까 크게 나아지지 않는 경제 한파, 취업난 등에 시달리는 사람들은 더욱더 시린 나날을 보내고 있다. 그리고 그런 그들의 씁쓸한 소식이 우리 사화를 더욱 고독하고 시리게 한다.

며칠 전 지방의 한 호수가로 여행을 다녀왔다. 그곳 역시 혹한에 버티지 못하고 꽁꽁 얼어붙어 올겨울의 혹한을 여실히 증명하고 있었다. 그러나 한풀 꺾인 추위에 곳곳이 서서히 녹고 있어 ‘그래도 봄은 오는 구나’라는 생각 이면에, 얼어붙은 물가에 함부로 올라갔다가 사고가 발생하지는 않을까하는 우려심이 들기도 했다.

이 사진은 본 사건과 관련이 없습니다. [시선뉴스DB]

그리고 그런 우려는 현실 속 사건이 되어 보도되었고, 그 중 안타까운 사연도 있어 주위를 안타깝게 했다. 음주 상태로 스스로 자신의 SUV 승용차를 몰고 저수지로 돌진한 20대 남성이 119구조대에 의해 다행히 목숨을 건졌다.

20일 경기 안성소방서에 따르면 26살 김 모씨는 이날 오전 11시 28분쯤 금광면 현곡리 금광저수지에 자신이 몰던 스포티지 차량에 탄 채로 빠졌다. 당시 김 씨의 차량은 추위로 얼어붙은 저수지를 40m 가량 주행하다가 물에 빠진 것으로 나타났다.

그렇게 서서히 차디찬 얼음물 속으로 가라앉던 김 씨. 그러나 다행히 ‘한 차량이 저수지에 빠졌다’며 인근 도로를 주행하던 한 시민이 신고를 한 덕에 출동한 소방당국에 의해 30분 만에 구조됐다. 그리고 경찰과 소방당국은 자세한 사고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아무리 호수가 두껍게 얼었다고 해도 약 2톤에 달하는 자동차 무게를 버틸 것이라 생각하는 사람은 극히 드물다. 왜 그는 그런 행동을 했을까?

구조 당시 술에 취해 있던 김 씨는 소방대원에게 경제적인 이유 등으로 ‘괴로웠다’ ‘죽으려고 했다’ 등의 말은 한 것으로 알려졌다. 감당할 수 없는 삶에 무게, 그것이 술기운에 배가 되면서 극단적인 선택을 한 것. 경찰 관계자는 “김 씨는 경제적인 문제로 괴로워하다가 극단적인 선택을 했다고 진술했다”고 말했다. 김 씨는 인근 병원으로 후송돼 치료를 받고 있지만, 다행히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상태다.

한겨울 혹한으로 얼어붙은 저수지에 돌진했던 20대 청년, 우리는 그를 100% 이해할 수는 없지만 젊은 사람이 호기를 부렸다며 마냥 비난할 수도 없다. 이 사회에 오랫동안 머물고 있는 시린 현실을 부정할 수 없기 때문. 지독한 겨울이 지나가고 따뜻한 햇살과 바람이 찬 얼음을 녹이듯, 그렇게 모두에게 봄이 찾아오기를 기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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