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뉴스 심재민/디자인 이정선 pro] 대가족, 공동체 양식의 생활방식이었던 과거에는 식사부터 생산에 이르기까지 일상의 대소사를 구성원끼리 함께 해결했다. 하지만 시대가 변하면서 개인주의 양상이 두드러지게 되었고, 핵가족과 1인 가구 등 단독 형태의 생활이 자리 잡았다. 이로 인해 공동체 사회였을 때보다 효율성과 자유의 보장 측면에서는 장점이 부각되었지만, 단절, 외로움, 고립 등 사회적 동물인 인간이기에 갖게 되는 문제점도 나타나기 시작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현대인들은 가족 구성 외에 다양한 방식의 공동체 생활을 구상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실제 이러한 구상을 생활에 도입하고 있는데 바로 ‘셰어하우스’와 ‘코하우스’다. 즉 현대적 공동체 생활양식의 핵심은 사생활의 보장과 구성원간의 소통, ‘따로 또 같이’에 있는 것이다. 

셰어하우스는 하나의 주택 안에서 개인적인 공간을 나눠씀과 동시에 주방과 거실 등 공동체 공간을 함께 쓰며 독립가구가 갖게 되는 외로움을 서로 달래는 개념이다. 그리고 코하우스는 이보다 규모가 큰 형태로 하나의 주택이 아니라 하나의 건물, 나아가 마을을 만들어 모여 살면서 공동체간에 소통하면서 지내는 방식을 말한다. 

쉽게 셰어하우스는 하나의 집을 나눠 쓰는 방식이라면, 코하우징은 독립된 가구를 유지한 채 하나의 건물 또는 마을에 모여 사는 것이 차이라고 할 수 있다. 따라서 셰어하우스는 보통 1인 가구에 한정되지만, 코하우스는 기존의 가족단위 생활을 하는 사람들에게도 관심을 받고 있어 더욱 광범위하게 퍼지며 미래의 주거 형태로도 떠오르고 있다. 

코하우징은 collaborative housing의 약자로 협동주택으로 불린다. 이는 1970년대 획일적 주거형태에 대한 거부감이 확산한 덴마크에서 시작됐으며, 이후 네덜란드, 스웨덴, 영국, 독일, 일본 등으로 확대되었다. 코하우징은 모여 사는 공동체의 성향과 의논 결과에 의해 다양하게 설계되는데 하나의 건물에 모여 사는 방식이 될 수도 하나의 마을(단지)을 구성해 모여 사는 방식이 될 수도 있다. 또 구성원 간에 소통해 독립된 각각의 주거공간을 기본으로 공동체가 함께 모여 사용하는 회의실, 독서실, 세탁실, 단체 식당 등 공동체의 취향과 아이디어에 따라 다양하게 마련하기도 한다.

우리나라에도 코하우징의 사례가 있다. 2011년 4월 만들어진 서울 망원동에 있는 ‘소통이 있어 행복한 주택(소행주)가 대표적 1호 코하우징으로, 이후 서울 도봉구 방학동(두레주택) 충남 아산시(올챙이 마을) 등 국내 곳곳에 퍼지게 되었다. 

코하우징은 기존의 국내 주택 개념과 다르기에 국내에서의 확산이 의외라는 시각이 많다. 사실 국내에서 주택은 재산 즉, ‘사는 곳이 아닌 사는 것’이라는 인식이 컸다. 따라서 일부 공동체의 입맛에 맞게 설계된 코하우징은 잘 팔릴만한 집의 조건에 벗어나기 때문에 국내 주택 시장에서 도태될 것이라는 시각이 많았다. 하지만 국내 역시 핵가족화, 1인 가구화에 따른 삭막함이 두드러지면서 코하우징의 도입이 곳곳에서 이루어지고 있는 것이라는 평이 이어지고 있다.

효율성과 편리함, 그리고 자유의 보장 등의 이유로 빠르게 이루어진 핵가족과 1인가구화. 여기서 나오는 소통의 부재와 고립, 단절 등의 문제가 불거지자 주거형태가 또 한 번 변화를 거치고 있다. 변화하는 사회에 따라 주거형태 또한 달라지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이다. 현대 우리 사회가 안고 있는 소통의 단절과 무관심 그리고 갈등의 문제가 이러한 주거형태의 변화 등 여러 가지 시도로 해결될 수 있기를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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