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뉴스 심재민] 합정동 어느 조용한 카페에서 만난 가수 곽진언. 그의 진솔한 이야기를 듣다 그만....그에게 홀리고 말았다. 말하듯 노래해 감동을 주는 뮤지션인줄 알았는데, 언행 자체가 진솔한 음악 같아 인터뷰 내내 단독 콘서트에 온 듯 한 기분이 들었다. 뿐만 아니라 흘러나오는 음악에 자신도 모르게 스웨그를 선보이는 등 삶 자체가 음악인 곽진언, 그가 써내려가는 삶의 악장으로 들어가 보자.

PART 2. 진언(盡言) : 생각한 바를 거리낌 없이 다 쏟아 놓은 말

[사진/뮤직팜]

- 진언씨 스스로 번 돈은 즐겁게 잘 쓴다고 하셨는데, 수입은 대부분 어디에 사용하시나요?

저는 옷을 산다거나 화장품을 사는 등의 가꾸는 곳에는 돈을 잘 안 쓰는 편이에요. 그래서 자잘 자잘한 쇼핑을 하기 보다는 좀 묵혀뒀다가 목돈이 되면 큰일을 벌이죠. 하하하

- 큰일을 벌인다고요? 진언씨 설마....

하하하. 생각하시는 그런 게 아니고요. 저는 작업실에 애착이 많아요. 그래서 목돈이 생기면 악기를 사는 등 작업실 장비를 추가하거나 작업실 내부를 꾸미는 등 애정을 쏟아 붓습니다.

[사진/곽진언 SNS]

- 점점 진언씨의 일상이 궁금해지네요. 친한 동료 연예인이 있다면요?

모두가 예상하듯 필이형! 김필씨랑 주로 만나는 것 같아요. 아무래도 음악 작업을 함께 많이 했고, 좋아하는 것도 서로 비슷해서 만나는 일이 많은 것 같아요. 음악 작업할 때는 거의 붙어있고 음악 작업이 없더라고 거의 1주일에 적어도 1번씩은 만나서 축구, 게임을 하곤 합니다.

- 역시 김필씨와 친하군요. 음악 작업은 물론 여가 생활까지 함께 하는 것을 보면 서로 잘 맞나 봐요?

저희가 이렇게 오랫동안 함께 할 수 있는 가장 큰 이유는 서로 강요하지 않기 때문이에요. 특히 음악 작업을 할 때 아티스트로서 서로의 색을 굉장히 존중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각자 작업해온 부분을 듣고 감상을 이야기 할 뿐이지 절대 서로의 것을 강요하지 않습니다. 그 부분이 오랫동안 함께 할 수 있는 큰 이유인 것 같아요. 그래서 저희는 서로 다른 듯 한 음악 세계가 버무려지는 캐미가 발산한다고 볼 수 있죠.

(좌)김필, (우)곽진언 [사진/곽진언 SNS]

- 진언씨가 바라보는 김필씨는 어떤가요?

필이형이 사실 굉장히 남자답고 선이 굵게 생겼잖아요. 그래서 간혹 어떤 분들은 성격이 세고 자기주장이 강할 것이라고 생각하더라고요. 그런데 일단 전혀 그렇지 않고, 오히려 배려심이 굉장히 많습니다. 진짜 음악적인 작업할 때는 상당히 많은 부분에서 필이형의 배려심을 많이 느낄 수 있죠.

- 진언씨가 굉장히 배려심이 많아 보이는데, 아닌가요?

하하 음...사실 음악 작업에 있어서는 제가 이기심이 많은 것 같아요. 필이형이 저를 많이 포용해주죠. 그래서 필이형하고 하는 음악작업이 잘 맞는 게 아닐까 생각합니다.

[사진/곽진언 SNS]

- 진언씨의 대표곡을 보면, <같이 걸을까> <나랑 갈래> <지친하루> <걱정말아요 그대> 등 잔잔한 위로가 되는 곡들이 많아요. 그런 부분을 진언씨의 음악관으로 봐도 될까요?

음...그거는 제 목소리가 그리고 제 노래가 ‘위로’를 표방한다기보다, 아마 듣는이가 위로가 필요한 순간에 제 노래를 접한 게 아닐까 생각합니다. 기자님께서 특히 <지친하루>를 듣고 많은 위로가 되었다고 하셨는데, 말씀하신 것처럼 당시 하던 일을 그만두고 기자의 꿈에 도전하고 많은 방황을 했기 때문에 <지친하루>라는 곡이 위로가 되었던 거죠. 제가 아무리 위로의 노래를 만든다 해도 위로가 안 되는 분들도 많을 거예요.

그냥 저는 저만의 음악을 만들고 부를 뿐입니다. 그때그때 필요한 사람이 듣고 위로가 필요하다면 위로가, 감동이 필요하다면 감동이, 즐거움이 필요하다면 즐거움을 느끼길 바랍니다.

- (눈에 하트♥♥) .....

괜찮으세요? 하하하. 그리고 많은 분들이 "곽진언 노래를 듣고 위로가 되었다”, “감동이 되었다”라고 반응해 주시면 저 또한 많은 위로와 감동이 됩니다. 그래서 저는 절대 제가 대중을 위로하고 있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즉 위로든 감동이든 즐거움이든 대중이 저에게 보내주는 감사한 감상인거지, 제가 막 음악 작업을 하면서 ‘위로 해야겠다’ ‘감동이 되어야겠다’ 등의 생각은 하지 않습니다.

[사진/뮤직팜]

- 그럼 반대로 진언씨는 힘들 때 어떤 음악을 들으면서 위로와 감동을 느끼나요?

저는 사실 조금 반대로, 굉장히 힘이 들 때는 아무것도 듣지 않고 오히려 귀를 쉬게 해줍니다. 늘 음악과 함께하고 하다 보니까 지칠 때는 되도록 아무소리도 들리지 않게 해놓고 귀를 쉬게 하는 게 오히려 좋더라고요. 물론 막 사무치게 힘들고, 외롭고, 괴로울 때는 결국 음악을 다시 찾죠.

- 그렇게 힘들 때는 음주도 가끔 하시나요?

아~대박이죠. 제가 막 주량이 센 편은 아닌데, 즐기는 편입니다. 특히 맥주를 좋아하죠. 때때로 혼자서 먹기도 하고요. 그렇게 조금 취기가 오르면 약간 코맹맹이 소리가 나는데 그때 또 부르는 노래가 나름 느낌이 있습니다. 하하하

[사진/곽진언 SNS]

- 아 그럼, 모 주류 회사에서 시행한 이슬 라이브가 실제 취한 상태에서 하신건가요?

네 맞아요. 진짜 음주를 한 상태에서 라이브를 한 거죠. 그때 존박형하고 같이 했는데, 그 형은 진짜 취한 상태였어요. 존박형은 진짜 술을 잘 마시고 좋아하거든요. 주변에 정말 모르는 분들도 많았는데 정말 즐겁게 라이브 한 기억이 있습니다.

- 진언씨 음악의 매력은 기교보다는 여과 없이 나오는 그 어떤 감성인데, 계속 이어질까요?

음, 지금까지 그래왔죠, 그런데 앞으로는 저 역시도 모르는 부분입니다. 앞으로 제 음악이 어떻게 변화할지 모르겠어요. 지금까지는 여과 없이 제 감정을 보여 드리는 게 제 음악이었는데, 27살이 된 지금 생각해보면 뭔가 변화가 생길지도 모르겠다는 느낌이 들어요. 실제 가사 표현 같은 경우는 솔직했던 20대 초반과 달리 은유적으로 변화했더라고요. 그래서 앞으로 가창이라던가 곡 분위기가 또 달라질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20대 초반과 중반, 후반, 그리고 30대 또 40대 그리고 그 이상...그렇게 나이가 먹어가면서 자연스럽게 제 감성이 변하고 자연스럽게 제 음악에 반영되겠죠.

[사진/뮤직팜]

- 팬들은 이런 진솔한 진언씨의 모습을 여러 매체에서 만나고 싶어 하는데, 활동이 적은 이유는 무엇인가요?

무엇보다 아직도 저는 카메라가 편하지 않다는 점이 가장 큰 것 같습니다. 심지어 공연장에서 보이는 카메라도 가끔은 부담스러울 때가 있어요. 제가 빨리 이겨내야 할 부분입니다. 카메라랑 친해져야죠.

- 많은 팬들이 유희열의 스케치북, 그리고 불후의 명곡에 나온 진언씨의 모습을 참 인상 깊게 봤는데 그때도 떨렸나요?

네 아무래도 카메라가 곳곳에 있다 보니 부담이 되기는 했어요. 희한하게 방송국 카메라는 더 떨리는데, 그래도 둘 다 음악이 주인 방송이라 덜 하기는 했습니다. 유스케에서 정은지씨와 함께 호흡을 맞추고 불후의 명곡에서 정승환씨 등 많은 동료 가수와 함께 경연도 펼치고 한 것이 좋은 기억이긴 해요. 점차 늘려나가야죠.

[사진/뮤직팜]

- 정은지씨와 함께한 무대가 인상적이었는데, 향후에 함께 작업을 하고 싶은 가수가 있다면요?

뭐 은지씨도 그렇고 예전에 박지윤 선배님과 함께 했던 작업도 참 좋은 기억으로 남아있습니다. 음...나중에 한번 같이 무대에 서기보다 안테나 소속 가수 정승환씨에게 곡을 써주고 싶어요. 그리고 샘킴씨 하고도 작업 한 번 해보고 싶어요. 그러고 보니 제가 안테나 소속가수를 참 좋아하네요. 하하하

- 진언씨는 평생 어떤 음악을 하고 싶으세요?

음.. 이런 말씀 드려도 되나요? 저는 간지나고 싶습니다. 정말 멋있는 음악을 하고 싶어요. 많은 분들이 듣고 ‘와 멋있다’ 이렇게 감탄할 수 있는 음악! 음악에서 멋있다고 느끼는 포인트는 다 다르겠죠. 그게 정말 멋진 가사가 될 수도 있고, 정말 멋진 멜로디가 될 수도 있고....어느 부분이 되었든 제 음악을 들으면서 ‘아 어떻게 이런 생각을 했을까?’라는 감탄을 할 수 있는 그런 음악을 하고 싶습니다.

- 곽진언씨에게 음악이란?

너무 나를 괴롭게 하는데 없으면 못 살 것 같은 존재? 이렇게 표현하고 싶네요.

(좌)이적, (우)곽진언 [사진/곽진언 SNS]

- 향후 활동계획 말씀해주세요.

일단 6월 소극장 단독 콘서트 잘 마무리 짓는 것이 첫 번째고요. 현재 작업하고 있는 음악 잘 마무리 지어서 발표하는 것도 중요한 계획입니다. 음원 발표 일정은 소속사와 긴밀하게 상의 중인데, 빨리 여러분께 들려드리고 싶습니다.

- 시선뉴스 독자 여러분께 마지막 인사 부탁드립니다.

우선 긴 글 읽어주신 분들 감사드리고요. 이제 무더운 여름인데 모두 늘 활력 잃지 마시고 건강하시기를 바랍니다. 저 곽진언 그리고 저희 뮤직팜 이적, 김동률, 체리필터, 존박 선배님들을 향한 관심과 사랑 앞으로도 많이 부탁드립니다. 아참, 묵묵히 소속 아티스트 팍팍 밀어주는 뮤직팜 대표님과 많은 스텝분들에게도 이 자리 빌어 감사의 말씀 드리고 싶습니다.

여러분 사랑하고 늘 감사합니다.

[사진/뮤직팜]

곽진언의 첫인상은 밤샘 작업으로 피곤하고 지친 모습이었다. 보통 이런 경우, 기자의 아티스트에 대한 안스러움과 인터뷰어의 피로로 인한 무성의가 한데 뒤섞여 무미건조한 인터뷰가 되기 마련이다. 하지만 자리에 착석해 자신의 음악 이야기를 세세하게 들려주는 곽진언은 그야말로 후광이 빛났다. 그의 음악에 담긴 진심은 바로 이런 음악에 대한 애정과 열정에서 나오는 것이 아닐까. 27살 곽진언, 그가 앞으로 써내려갈 음악이 진심으로 기대되는 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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