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뉴스 심재민 / 디자인 이정선 pro] 인류에 계층이 만들어지고 권력이 생겨나면서 일부 정치인, 기업인 등 유명 인사들의 부정부패, 비리 소식이 끊이지 않고 발생하고 있다. 대중은 그런 그들의 행태를 바라보며 엄중한 처벌로 다시는 그러한 일이 발생하지 않기를 바라기도 하는데, 그런 마음이 깃든 감옥의 디자인이 제안되어 화제다. 바로 ‘파나마페이퍼스’ 감옥이다.  

파나마페이퍼스 감옥은 바다 위를 항해하는 선상 감옥으로 ‘탈옥이 불가능한 거대한 바다 감옥'이라고 불린다. 마치 영화나 소설에서나 등장할 법한 이 감옥은 프랑스 벨빌 건축학교를 졸업한 악셀(Axel), 실바인(Sylvain), 기욤(Guillaume)이 선박에 달려있는 돛에서 착안해 공동으로 디자인했다. 

디자이너들의 설명에 따르면 대형 화물선 위에 설치된 파나마페이퍼스 감옥의 거물은 길이 350m, 높이 100m로 각각 9㎡(약 2.7평) 크기의 방이 설치돼 총 3300명의 범죄자를 수용할 수 있다. 또한 자율 운항으로 바다를 떠다니며 선박 갑판에는 농업용 공간이 있고 하부에는 해수 처리 시설이 갖추어져 있다. 

파나마페이퍼스 감옥의 특징은 무엇보다 바다를 항해하는 선박 자체가 교도소이기 때문에 사실상 탈옥이 불가능하다는 점이다. 그리고 건물이 세 부분으로 나누어져 한 쪽에는 남성, 반대쪽에는 여성을 수감하도록 설계 돼 있으며, 선박 중앙에서는 교도관들이 수감자들을 감시할 수 있다. 수감자들이 갇혀 있는 방은 한쪽 면이 완전히 개방되어 있어 중앙 건물의 교도관들이 수감자의 일거수일투족을 지켜볼 수 있다. 

이 같은 선상감옥이 제안된 이유는 다름 아닌 이 감옥의 이름에서 알 수 있다. ‘파나마페이퍼스’는 2016년 4월 전 세계를 강타한 조세 회피범 폭로 사건의 이름으로, 당시 국제 탐사보도 언론인 협회(ICIJ)가 파나마 법률회사 '모색 폰세카'의 기밀문서를 입수해 세계 저명인사들의 조세 회피 혐의를 파헤쳤다. 이 문건에는 중국 주석의 사촌, 우크라이나 대통령, 전 카타르 국왕, 전 이라크 총리, 현직 아이슬란드 총리, 아르헨티나 대통령 등 많은 이들의 이름이 폭로 대상에 포함되어 전 세계적인 충격을 낳았다.

파나마페이퍼스 감옥의 디자인을 주도한 실바인은 “한 번 들어가면 빠져나오기 힘든 교도소를 만들고 싶었다. 물론 실현 가능성이 떨어지고 현실적인 문제도 있다”며 “하지만 법망을 교묘히 피해 탈세한 사람들을 낱낱이 감시하고 들여다 볼 수 있는 교도소가 실제로 등장하기를 기원 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전 세계적인 파문을 낳은 파나마페이퍼스 사건에서 비롯한 ‘파나마페이퍼스 감옥’. 이 같은 선상 감옥의 도입은 현실성이 떨어지지만 고위층의 부정부패를 바라보며 그들에 대한 단호한 처벌을 바라는 마음은 전 세계 어디나 똑같다는 것을 의미한다. 특별사면, 황제노역 등 자비(?)로운 처벌이 아닌 제대로 된 처벌로 적폐의 악순환의 고리가 끊어지기를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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