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뉴스 심재민 / 디자인 이연선 pro] 인류의 역사와 함께 꾸준히 사랑받아온 스포츠. 스포츠가 사랑 받아온 이유는 승패를 겨루기 위한 선수들의 정정당당한 경쟁이 가져다주는 재미와 그 안에 담긴 스포츠 정신이 감동으로 다가오기 때문일 것이다. 그런데 간혹 이 스포츠 정신과 정정당당함이 무너지는 경우가 발생해 대중의 실망을 사기도 한다.최근 그러한 문제가 야구계에서 불거져 많은 질타를 받고 있다.

최근 프로야구 NC 다이노스의 타자 이호준 선수가 프로야구선수협회(선수협) 회장직에서 사퇴해 이목이 집중되었다. 선수협은 그의 사퇴를 두고 “이호준 회장이 프로야구 개막을 앞두고 논란이 된 ‘메리트’ 문제에 책임을 지고 선수협 회장직을 사퇴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번 이호준 선수의 ‘메리트’ 논란은 지난달 27일 '선수협회 이사회에서 구단이 주는 메리트가 부활하지 않으면 팬 사인회를 거부하겠다는 말이 나왔다'는 구설로부터 시작되었다.

여기서 메리트 제도란, 일종의 ‘승리수당-성적 보너스’로 1980년대 프로야구가 출범하면서 자연스럽게 도입됐다. 메리트 제도는 상대적으로 연봉이 높지 않았던 시절 선수들의 동기 부여와 경쟁을 통해 시너지 효과를 내기 위해 만들어졌다. 각 구단들은 메리트(승리수당)로 수 억 원을, 많게는 10억 원 가량의 승리수당을 지급했던 구단도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러한 메리트 제도는 구단마다 다른 방식을 적용했다. 그 중 대표적이었던 메리트(승리수당) 방식은 경기당 특정 금액을 걸고 선수단이 나눠 가지는 것이었다. 따라서 승리투수, 결승타를 친 선수 등 경기의 승리에 공헌도가 큰 선수들은 더 많은 보너스를 챙겼고, 그렇지 못하거나 경기에 못 나가면 거의 가져갈 수 없었다.

따라서 메리트 제도는 성적이 좋은 선수들의 환영을 받았지만, 반대로 주전 선수가 아닌 경우에는 상대적으로 박탈감을 안겨주었다. 즉 잘나가는 선수의 사기는 올라갈지 모르지만 저연봉 선수들과의 빈부의 격차를 늘리는 등 공정성 문제가 대두되기 시작한 것이다. 이런 점들 때문에 메리트 제도가 사라져야한다는 목소리가 나오자 KBO 이사회에서는 메리트제도를 없애자고 합의하게 되었다.

하지만 몇몇 구단이 이를 어기거나 잘나가는 선수가 구단에 은근히 요구를 하는 등 잡음이 끊이지 않자 지난해 3월 KBO 이사회에서 메리트 제도를 정식으로 금지하기로 하고 이를 위반하는 구단을 적발하면 벌금 10억 원을 부과하기로 못을 박았다. 그리고 이러한 메리트 제도를 프로야구선수협회 회장으로 있는 이호준 선수가 언급했다는 의혹이 퍼지며 현재 회장직 사퇴까지 이른 것이다.

선수의 성과를 칭찬해야하는 것은 마땅하다. 하지만 소위 잘나가는 선수들이 자신의 능력을 빌미로 팀의 성과를 거의 독식하는 방식은 공정성에 많은 문제가 있어 보인다.뿐만 아니라 이는 자칫 팀의 와해와 사기저하로까지 번질 수 있다. 현재 야구계에 불어온 메리트 논란이 종식되어 모든 선수와 팬이 아름다운 승부를 마음껏 즐길 수 있기를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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