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뉴스 심재민] 그동안 과학자들은 저마다의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어떠한 결론/이론을 만들어 왔다. 이 연구 과정에서 어떤 현상에 더 많은 경우의 수가 관측되면 확률을 따져 결론을 내리기도 하는데, 특히 많은 과학 이론의 바탕이 되었던 양자역학의 경우도 그렇다. 하지만 하나의 양자(더 이상 나눌 수 없는 에너지의 최소 단위)는 여러 가지 성격을 띠기 때문에 덮어두고 100% ‘A다’ ‘B다’ 결론을 내리기에는 다소 무리가 있다.

이러한 소신을 끔찍한 실험으로 증명하려던 이가 있다. 바로 오스트리아의 이론 물리학자 ‘에르빈 슈뢰딩거(1887년~1961년)’로, 그는 자신의 주장을 피력하기 위해 1935년 고양이를 청산가리가 들어있는 상자에 넣어 실험을 진행했다. 끔찍한 실험 내용이지만,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슈뢰딩거의 고양이’ 실험은 사고 실험, 즉 생각과 이론만으로 진행되는 실험이었기 때문이다.

[출처/픽사베이]

슈뢰딩거의 실험 내용은 이렇다. 함께 상상으로 실험을 진행해 보면 이해가 더 빠를 것이다.

어떤 상자가 있다. 이 상자 안쪽에는 ‘방사성 물질’, ‘핵분열 감지 기계와 망치’, ‘청산가리가 들어있는 병’ 이렇게 세 가지 장치가 되어 있다. 만약 상자 속 방사성 물질에서 핵분열이 일어나게 되면 핵분열 감지기가 이를 감지하고 이 장치와 연결되어 있는 망치가 작동하게 된다. 그렇게 되면 망치로 인해 청산가리가 담긴 병은 깨지고 상자 속은 치명적인 독가스로 가득 차게 된다. 여기서 앞서 제시한 핵분열이 일어날 확률은 50%. 바로 이 상자 속에 고양이를 집어넣는 것이다.

이 상태에서 슈뢰딩거는 질문한다. 과연 상자 속 고양이는 어떻게 되었을까?

이 질문에 사람들은 큰 혼란에 빠진다. 핵분열 50%의 가정으로 인해 ‘죽었다’, ‘살았다’라는 선택을 하기 애매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많은 사람들은 뚜껑을 열어야 ‘살았는지, 죽었는지 알수있다’라는 대답을 했다. 하지만 슈뢰딩거는 다른 시각을 제시했다. 상자를 열기 전까지 고양이는 ‘살아있으면서 동시에 죽은 상태’라는 것이다.

이 무슨 뚱딴지같은 소리냐는 생각이 들 것이다. 그런데 이는 슈뢰딩거가 노린 당연한 반응이다. 그가 기존 양자 물리학의 확률 이론의 뚱딴지같음을 증명하기 위해 이 같은 실험을 제안한 것이기 때문이다.

많은 사람의 대답처럼 상자 속 고양이는 실제 뚜껑을 열어봐야 살았는지 죽었는지 알 수 있다. 슈뢰딩거는 이 부분을 이용해, 확률을 계산해 양자의 A 혹은 B를 결정지어 왔던 기존 과학자들의 양자 해석 모순을 꼬집고자 했다. 양자도 ‘죽었을지 살았을지 모르는 고양이’와 마찬가지로 A또는 B 등 여러 가지 특성을 갖고 있기 때문에, 몇 번의 연구에서 나온 확률로 결론을 낼 수 없다는 것이다.

여러모로 어렵게 느껴지는 ‘슈뢰딩거의 고양이’실험, 그간 확률로 결과를 도출했던 물리학자들에게 “세상 모든 이치는 뚜껑을 열어봐야 안다”라는 기본적 이치를 설명하고자 했던 슈뢰딩거의 재치 있는 실험이라 할 수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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