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뉴스 박진아] 반기문 전 UN사무총장의 대선 행보가 심상치 않습니다. 공식적으로 대선에 대한 의도를 알린 후 봉하마을부터 팽목항 등 광폭행보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런 반 전 총장의 행보에 대해(더 정확히 말 하자면 반 전 총장이 대권에 출마하겠다고 구체적으로 시사 했을 당시) 더민주 ‘꺼삐딴 리’의 이인국 박사와 비교하며 비난하고 있습니다.

<꺼삐딴 리>는 1962년 7월 『사상계』에 발표된 단편소설로서 제7회 동인문학상 수상작으로, 기회주의자 이인국의 삶을 통해 한국현대사의 이면을 묘파한 풍자적 단편 소설입니다.

이 작품은 일제 때부터 광복기를 거쳐 1950년대에 이르기까지 권력에 아부하며 출세에 연연해 살아온 한 상류층 의사를 주인공(이인국 박사)으로 삼고 있는데요. 이 작품은 딸 나미가 미국인과 국제결혼을 한다는 사실에 주인공이 가벼운 분노를 느끼면서도 또 자신의 경력에 윤기를 더할 셈으로 도미할 계획을 세우고 미 대사관 직원을 찾아가는 것으로부터 시작됩니다. 그리고 결말 부분에서는 그가 브라운을 만나 고려청자를 선물로 주고 나와 반도호텔로 가는 것으로 그려져 있습니다.

▲ 꺼삐딴 리는 시대에 따라 색을 달리 한 카멜레온에 비유되기도 한다. (출처/픽사베이)

<꺼삐딴 리>라는 책 제목의 ‘꺼삐딴’이라는 말은 이인국의 됨됨이를 암시하기에 더할 나위 없이 적절합니다. ‘우두머리’나 ‘최고’를 의미하는 영어 캡틴(Captain)의 노어식 발음 ‘까삐딴’이 와전되어 표기된 건데요, 아마도 그런 식의 와전된 표기는 일본식 영어 교육과 관련이 있어 보이며 이런 의미들을 녹여 제목으로 지은 것으로 보여 지고 있습니다.

제목에 대한 의미는 책 말미에 구체적으로 작성되어 있습니다. 작품 후반부 이인국 박사는 자신의 영어 발음을 칭찬하는 브라운과의 대화에서 “일제시대에 일본말 식으로 배웠지요. 예를들면 ‘잣도 이즈 아 걋도’식으루요.”라고 말 합니다. 즉 꺼삐딴이라는 말 속에는 한국어도, 일본어도, 영어도 아닌 영향이 숨겨져 있고 이를 상황에 맞게 상대에 따라 철면피처럼 기회주의자가 되어 현실에 맞추며 사는 사람을 표현한 단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구체적으로 더불어민주당이 반 전 총장을 꺼삐딴리의 이인국 박사와 비교한 것은 지난달 21일 추미애 대표가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나온 말입니다. 이날 추 대표는 “국가발전에 한몸 불사르겠다”며 대선 출마를 사실상 선언한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에 대해 “그냥 마무리 잘 하시고…박근혜·최순실 게이트로국격이 추락한 상황에서 그나마 국격을 지킬 수 있는 사무총장이 이런 혼탁한 국내 정치판에 기웃거리고 하는 건 바람직하지 않은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그리고 이어 박경미 대변인은 국회 브리핑에서 “우리 문학의 정수 중 하나인 전광용의 단편소설 ‘꺼삐딴 리’를 소개하고자 한다. 반 총장과 소설 주인공 이인국 박사가 닮아도꼭 빼닮았기 때문”이라며 “이인국은 일제 식민지 치하에서는 친일, 소련군 점령하의북한에서는 친소, 월남 뒤 미군정이 들어선 남한에서는 친미로, 얼굴을 바꿔가며 성공을 거듭해온 기회주의자”라고 해방공간의 ‘변절적 기회주의자’의 아이콘인 ‘꺼삐딴 리’에 반 총장을 비유했습니다.

반 전 총장을 비롯해 각 층에서 대선출마에 대한 의사를 표현하고 행보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현재의 잘못을 반성하고, 번복하지 않는 선택 속 보다 국민들이 빛을 보며 살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라는 점을 잊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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