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뉴스 문선아] ‘소통의 리더십’이라 불리는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퇴임을 2개월 여 앞둔 시점에서 50%대의 높은 지지율을 기록하고 있다. 그런 그를 임기 말 권력누수 현상을 보이는 레임덕과 반대로 ‘마이티 덕(mighty duck)’이라 칭한다.

‘마이티 덕’을 설명하기 위해선 ‘레임 덕’을 먼저 이해해야 한다. 레임 덕은 미국 남북 전쟁 때부터 시작된 말로 재선에 실패한 현직 대통령이 남은 임기 동안 뒤뚱거리는 오리처럼 정책 집행에 일관성이 없다는 데서 생겨난 말이다. 또한 대통령을 배출한 집권당이 중간 선거에서 다수 의석을 확보하지 못하여 대통령의 정책이 의회에서 통과되지 못할 때 사용되기도 한다.

 

오바마 대통령은 지난 2014년에 치러진 중간선거에서 상하원 모두 야당인 공화당에게 다수당 자리를 내줬다. 여소야대 정국이지만 자신만의 방법으로 의회와 끊임없이 소통하며 자신의 정책을 관철시켰다.

이런 그의 노력 때문일까. 그를 ‘마이티 덕’으로 만든 것은 국민은 물론 여야를 아우르는 소통 프레임이라고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그는 자신의 어젠더를 완성시키기 위해 민주당과 공화당 등 여야 지지를 이끌어내기 위한 소통에 최선을 다했다. 정책에 반대하는 야당 지도자들과의 대화, 식사, 골프라운딩을 통해 자신의 정책에 대해 지지할 수 있는 명분을 주며 야당의 정치공세, 반대공세를 선제적으로 차단했다.

그리고 위기가 찾아올 때마다 국민과의 감정적 거리를 좁히기 위해 유튜브와 페이스북 등 SNS를 최대한 활용했다. 매주 일요일 열리는 주례 연설을 통해 국민들에게 국정과제를 설명하고 이해를 구했다. 쿠바외교 재개, 총기규제 강화 등 국내외 이슈 때마다 그는 기자 회견을 열었고 시간에 상관없이 기자들과 열띤 토론을 벌였다. 모든 토론 장면은 백악관 홈페이지를 통해 미국 전역에 생중계 되며 국민들은 자연스럽게 오바마의 생각을 알게 되는 것이다.

이러한 오바마의 행보는 임기 말 높은 지지율로 공산권 붕괴를 이끌어낸 로널드 레이건 전 대통령과 비유된다. 레이건 전 대통령은 첫 번째 임기 초 50%가 조금 넘는 지지율이었지만 두 번째 임기가 끝날 무렵의 지지율은 63%였다. 레이건 전 대통령도 ‘소통의 달인’이라는 평가를 받았던 만큼 두 사람의 비슷한 행보가 우연의 일치는 아닐 것이다.

현재 대한민국 정국은 끊임없이 터지는 정치적 논란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지금의 논란을 만든 박 대통령이 한 개인에게만 소통하는 것이 아니라 여러 여야 의원들, 국민들과 함께 소통했다면 국정 수행평가에 있어 지지율 9.5%를 기록하는 일은 없었을 것이다. 우리나라에서도 언젠가 임기 말 뒤뚱거리는 오리인 ‘레임덕’이 아닌 강한 오리인 ‘마이티 덕’ 대통령이 나오기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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