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뉴스 이호 / 이유진 인턴] 세스 고딘의 책 ‘린치핀(LINCHPIN)’은 ‘당신은 꼭 필요한 사람인가?’라는 도발적인 질문으로 시작된다. 책에서 저자는 수많은 개인들이 살아가고 있는 세상에서 대체불가, 모방불가 그리고 측정 불가한 재능 즉, 우리에게 잠재된 재능을 깨우라고 한다. 기계에서 언제나 교체가 가능한 평범한 톱니바퀴가 아니라 없어서는 안 되는 핵심 존재 즉, 린치핀이 되라는 것이다.

여기서 린치핀은 어떤 의미를 갖고 있을까? 린치핀은 마차나 수레, 자동차의 바퀴가 빠지지 않도록 축에 꽂는 핀이다. 비록 작고 보잘 것 없는 부품이지만 린치핀이 없이는 결코 멀리 갈 수 없기 때문에 비유적인 표현으로는 핵심이나 구심점이라는 뜻으로 사용된다. 외교적으로는 ‘공동의 정책 목표를 달성하는 데 꼭 필요한 동반자’라는 의미로 쓰이기도 한다.

 

린치핀은 2010년 6월 G20 정상회의에서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한미동맹을 린치핀이라고 언급하면서 화제가 되었다. 과거 미국은 미일동맹을 린치핀에, 한미동맹을 코너스톤(Cornerstone)에 비유해왔지만 2010년 이후에는 한·미 동맹을 린치핀에, 미일동맹을 코너스톤에 비유하기 시작했다.

2013년 5월에는 박근혜 대통령과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첫 정상회담을 갖고 '한미동맹 60주년 기념 공동선언문'을 채택하며 한미동맹을 린치핀에 또 한 번 비유했다.

안보협력과 관련해 ‘우리는 한미동맹이 아태지역 평화와 안정의 린치핀으로 기능하고 21세기 안보 도전에 대응할 수 있도록 동맹을 계속 강화시키고 조정해 나갈 것’이라며 한미 동맹이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안정을 도모하는 확고한 축이라는 사실을 대내외에 알린 것이다.

이 공동선언문은 60년간의 동맹 성과를 바탕으로 한미 관계가 한 단계 더 발전하는 기틀을 마련한 것으로 양국이 미래 지향적인 발전을 위해 공동보조를 취하자는 의미를 담고 있었고 린치핀에 비유한 것은 우리나라에 대한 미국의 신뢰와 전략적 가치가 매우 높다는 것을 주장한 것이다.

한미동맹을 린치핀에 비유한 것은 과거 코너스톤에 비유한 것에 비해 더 높은 표현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코너스톤은 건물 기둥을 떠받치는 주춧돌이라는 뜻으로 이 역시 공동의 정책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꼭 필요한 동반자라는 의미를 갖고 있지만 코너별로 4개가 있는 코너스톤에 비해 한 개밖에 없는 린치핀의 역할이 더 중요하다는 점을 생각해보면 된다.

하지만 린치핀과 코너스톤 모두가 높은 수준의 신뢰를 나타내는 표현이라는 점에서는 큰 차이가 없다. 그렇기 때문에 미국이 한미동맹을 린치핀에, 미일동맹을 코너스톤에 비유했다는 근거로 한미동맹이 미일동맹을 앞서나간다는 식의 평가는 지나친 확대해석이라는 의견이 많다.

이렇듯 중요하고 핵심이 되는 존재를 의미하는 용어 린치핀. 외교관계에서는 우리나라가 린치핀이 되어 탄탄한 외교관계를 꾸준히 맺고, 개인적으로는 ‘당신은 꼭 필요한 사람인가’라는 질문에 긍정적인 대답을 할 수 있는 사회의 린치핀이 되기를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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