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뉴스 박진아] 지난달 28일. 샘 앨러다이스(61) 잉글랜드 축구대표팀 감독이 사임했습니다. 지휘봉을 잡은 지 정확히 67일 만입니다. 이렇게 단기간에 사임한 이유는 축구 에이전트 사업가로 위장한 영국 일간지 <텔레그래프> 탐사보도팀에 부정적인 행동을 하다 발각됐기 때문입니다.

 

앨러다이스 감독은 <텔레그래프> 탐사보도팀에 "서드파티 금지 규정은 말도 안 된다. 서드파티를 금지하는 것은 웃기는 짓"이라는 말을 했다고 합니다. 이어 감독은 "서드파티 금지 규정을 피할 방법은 얼마든지 있다"며 "그렇게 하면 큰돈을 벌 수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결정적인 문제가 된 것은 그 다음에 일어났는데요. 큰 돈을 벌 수 있는 방법을 알려주는 대가로 자신에게 40만 파운드(약 5억7000만 원)를 달라고 요구했습니다. 계약 시 자신이 홍보대사로 홍콩과 싱가포르를 방문해주겠다고 말하며, 불법적인 행위에 적극 가담하겠다는 의지를 보이기도 했다고 합니다.

이렇게 사업가로 위장한 취재진에 국제축구연맹(FIFA)의 규정을 회피하는 방법을 알려주겠다면서 거액의 계약을 맺으려고 시도한 사실이 드러난 탓으로 감독직을 사임한 겁니다.

말의 발단이 된 서드 파티 오너십(Third-party Ownership). 이는 투자업체나 에이전트가 선수의 지분을 분할해 갖는 관행을 뜻합니다.

다시 말 해 제3자에 해당하는 투자업체나 에이전트가 재정 기반이 약한 구단을 대신해 선수에게 돈을 지급하고 그 대가로 선수의 지분을 갖는 관행으로, 3자 소유권이라고도 합니다.

지분을 가진 에이전트는 선수가 다른 구단으로 이적할 때마다 이적료의 상당 부분을 가져가게 됩니다. 이는 브라질, 아르헨티나 등 남미 선수들이 유럽 리그에 진출할 때 주로 이뤄지며, 카를로스 테베스, 네이마르, 오스카 등 걸출한 선수들이 연루된 바 있습니다. 이런 상황을 두고 선수를 물건 취급(?) 한다는 비판의 여론이 형성되기도 하며, 선수들을 투기 대상으로 전라시키고 이적료를 비정상적으로 부풀린다는 비판이 일기도 했습니다.

이에 국제축구연맹(FIFA)은 이적 시장의 투명성을 확보하고자 2015년 5월부터 서드파티 오너십을 금지하고 있습니다. 서드파티는 선수와 직접 계약을 맺는 것이 대부분이지만, 때로는 재정 상황이 열악한 유럽의 중소형 구단과 계약을 맺는 경우도 있습니다.
전자는 대부분 축구에 재능은 있으나 가난한 남미 빈민가 출신의 10대 유망주들이 대상이 되며(네이마르, 오스카, 헐크, 팔카오, 테베즈 등), 후자의 경우는 이탈리아, 스페인, 포르투갈 같은 유럽 리그에서 구단 재정이 극도로 열악한 1부 리그 하위권 팀이나 2부 리그 팀이 주된 타깃입니다.

즉 개인적인 지원이든 구단의 재정적 지원이든 의도는 시작의 의도는 나쁘다고 할 수 없으나, 선수를 하나의 금융상품이나 물건을 대하듯 하는 관행은 옳지 않다는 겁니다. 또한 투명하지 않은 계약의 관계들이 암암리에 존재하게 되면서 서드 파티 오너십은 구설에 오른 겁니다. 돈 보다는 사람이 먼저인 사회가 되는 것이 스포츠계에도 쉽지는 않아 보입니다. 하지만 우리는 사람이기에, 사람이 먼저인 사회가 되도록 모두가 함께 노력해야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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