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뉴스 이호기자] 마하트마 간디는 우리들에게 비폭력 무저항주의로 인도의 독립을 끌어낸 위인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아프리카 지역에서 간디는 우리나라처럼 대접을 받지 못하는 것 같다.

지난 6월 프라나브 무케르지 인도대통령은 아프리카 가나의 가나대학을 방문하여 간디의 이상을 실현해야 한다는 연설을 했다. 동시에 가나 대학에는 간디의 동상이 제막되었다.

그러자 가나대학의 교수 5명이 간디 동상을 철거해 달라는 온라인 청원을 시작했고, 일주일만에 1000명이 넘는 서명을 받아 대학평의원회에 전달되었다.

왜 이들은 간디의 동상을 철거해 달라고 요구하는 것일까?

이들에게 간디는 매우 심각한 ‘인종차별주의자’이기 때문이다. 청원을 시작한 가나대학 교수들은 간디가 남아프리카공화국에 체류했던 1893년∼1914년 동안 흑인에게 인종차별적인 발언을 계속 했으며 인도의 카스트 신분제도를 옹호했다고 주장했다.

▲ 간디 동상(출처/위키미디아)

남아프리카공화국 요하네스버그 대학의 애쉰 데사이 교수와 쿠아줄루 나탈 대학의 굴람 바헤드 교수가 공동집필한 ‘남아공인 간디 : 제국의 들것 운반자’(The South African Gandhi : Stretcher-Bearer of Empire)‘에서는 간디가 흑인들을 평소 ‘깜둥이’(kaffirs)라고 불렀으며 미개하고 나태하고 벌거벗었으며 소를 팔아 아내를 사는 것이 야망의 전부라며 멸시했다고 기술되어 있다.

또한 우체국에서 인도인이 흑인과 같은 출입문을 쓰게 돼 있는 것을 거부하면서, 인도인용 출입문을 별도로 만들어 줄 것을 요구하여 실제로 만들게 했다고 말하고 있다.

저자들은 간디가 교묘하게 재포장 된 평가를 받고 있다고 주장했다. 남아프리카 공화국에서도 간디에 대한 평가가 좋지 않아 요하네스버그에 있는 간디 동상에도 흰색 페인트를 뿌려 동상을 철거할 것을 주장하고 있다.

간디는 영국 런던으로 유학을 가서 변호자 자격증을 취득 한 후 소송을 의뢰받아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인도인들이 부당한 대우를 받고 있다며 인권 투쟁을 벌여 명성을 얻은 인물이다. 그가 인도 독립에 대한 막대한 역할을 수행한 곳이 아프리카인데, 아이러니하게도 흑인에 대한 인권을 무시하여 이런 수모를 당하고 있다.

역사는 상대적이다. 이곳에서의 영웅이 다른 곳에서는 학살자가 될 수 있고 저곳에서의 독재자가 여기서는 카리스마 있는 정치가가 될 수 있다. 과연 간디가 우리가 일반적으로 알고 있는대로 성인으로 후대에 남을지, 아니면 아프리카쪽에서 주장하는 것처럼 차별주의자로 알려질 것인지는 지켜봐야 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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