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뉴스 이호기자] 당첨되면 평생 부유하고 행복하게 살 것 같은 복권. 특히 최근의 복권들은 당첨금액이 천문학적이기 때문에 그 돈을 언제 다 쓰나 싶지만, 그렇게 당첨되는 행운을 가졌으면서도 또다시 불행의 구렁텅이에 빠져 허우적거리는 사람들이 있다.

지난 2006년 3월 13일 경남 마산 동부경찰서는 2005년 3월 마산시내 모 게임방에서 종업원을 폭행하고 20여 만 원의 돈을 빼앗은 혐의(강도)로 경찰의 수배를 받고 있던 A(27, 무직)씨를 구속했다.

그는 3월 5일 경남 진주의 모 주점 앞에서 검거됐는데 당시 비싼 국산 중형차를 타고 있어 무직이었던 A씨가 어떻게 그런 차를 몰 수 있었는지 의문이었다.

알고 보니 그는 로또 1등에 당첨돼 인생역전을 이뤘던 것이었다. 그는 상도 벙행 7개월 뒤인 2005년 10월께 마산시내에서 구입한 로또복권이 1등에 당첨되어 세금을 제하고도 13억 여 원을 손에 넣는 행운을 얻었다. 그는 이 돈으로 자신의 소원이었던 PC방과 호프집을 매입하여 운영하였고 1억3천여 만원짜리 외제차량을 구입하여 운행하며 호화로운 생활을 하기도 했다. 그러면서 그는 마산과 진주를 오가며 유흥비 등으로 돈을 낭비해 검거 당시 그의 수중에는 현금이 거의 없었고 차량도 국산 중형차로 바꾸어야 했다.

▲ 복권에 얽메여 살면 이꼴이 난다(출처/mbc 베스트극장)

국산 중형차를 끌고 다니는 것만으로도 돈이 어디서 났는지 의심스러웠는데 그 마저 원래 비싼 외제차를 타다가 바꾼 것이라고 하니 제대로 호화로운 생활을 한 것이다.

A씨는 이렇게 로또에 당첨될 줄 알았더라면 강도짓을 하지 않았을 것이라며 후회했다고 당시 경찰은 전했다.

우리나라는 그나마 양반일까. 미국에서는 복권 당첨자가 자신은 저주를 받았다며 괴로워 한 바가 있다. 지난 2002년 미국의 잭 위태커는 3억 1천500만 달러, 우리 돈으로 3천150억 원 이라는 천문학적인 복권 당첨금을 손에 거머줬었다.

이례적인 당첨 금액에 TV출연도 하는 등 유명인이 되었다. 하지만 생각지도 못한 큰 금액이 화근이었을까, 그는 음주 운전과 강간 혐의 등 수백 건의 소송을 진행하게 되면서 5년 만에 당첨금을 모두 소진했다. 거기에 손녀딸까지 약물에 중독되어 사망하게 되었다. 빈털터리가 된 그는 “복권 당첨은 저주였다. 그 복권을 찢어버리고 싶었다”라고 말했다.

2011년 영국의 캐런 플루크(39)라는 여성은 지난 2007년 복권에 당첨돼 13만 파운드(약 2억4000만원)의 당첨금을 수령했다. 그녀는 별거중인 남편이 있었는데 변호사는 그와 반씩 나눠야 한다는 조언을 듣고 그 금액을 모조리 써버리기로 결심한다.

그녀는 곧바로 명품 가방과 값비싼 차를 구매했고 수차례에 걸쳐 성형수술을 해 심각한 성형중독 증세까지 얻었다. 그녀는 1년 만에 모든 당첨금을 써 버렸고 심지어 6만 파운드(약 1억800만원)의 빚까지 얻었다. 거기에 계속된 가슴성형으로 가슴 부위에 종양이 생기기도 하는 등 당첨되기 전 보다 비참한 상황을 맞이했다. 그녀 역시 "다시 그 당첨금을 받는 다면 좀 더 현명하게 쓰고 싶다"며 후회했다.

일확천금이란 준비가 되어 있고 계획된 자에게 그 가치가 빛날 수 있다. 그만큼 가치 있게 쓸 수 있기 때문이다. 눈앞의 쾌락과 욕심만 가지고 있는 사람에게 큰 금액이 돌아가는 행운이 온다고 해도 그 돈은 곧 신기루처럼 사라져 버리고 애초에 있지 않았던 고통까지 덤으로 돌아갈 가능성이 있다.

간혹 나에게 왜 행운이 오지 않고 저런 무의미한 곳으로 그 행운이 돌아가는지 원망하는 사람이 있을 것이다. 하지만 그런 원망만 하며 사는 것 보다는 평소 열심히 살며 저런 행운은 인생의 부록쯤으로 여기는 것이 더욱 인생을 행복하게 살 수 있는 방법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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