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뉴스 박종화] SBS 드라마 ‘육룡이 나르샤’가 연일 화제인 가운데, 최근 방송분에서는 위화도 회군과 함께 하륜, 조준 등의 인물이 새롭게 등장해 이목이 집중되고 있습니다. 이 인물들은 역사적으로 볼 때 조선 건국의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되는데, 그들의 등장으로 인해 앞으로 극의 전개에 대해 관심이 높습니다.

▲ [출처/픽사베이]

그렇다면 실제 역사 속에서는 조선 건국이 백성들 사이에서 마냥 반가운 일이었을까요? 우리가 즐겨먹는 ‘조랭이떡’의 유래를 살펴보면 반드시 그렇지만은 않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조랭이떡’은 떡국을 만들 때 떡을 칼로 가지런히 썰지 않고 손으로 수제비를 뜨듯 둥글게 떼어 넣은 떡을 일컫습니다. 자그마한 눈사람 모양을 한 ‘조랭이떡’은 떡국이나 떡볶이 등 많은 요리에 애용되고 있습니다.

조랭이떡의 탄생에 대해 살펴보려면 고려 말기로 거슬러 올라가야 하는데요. 고려 말기 요동정벌군의 장수였던 이성계가 압록강의 위화도에서 군사를 돌려 정변을 일으킨 사건, 즉 위화도회군이 발생하고 이에 따라 이성계가 권력을 장악하며 곧 조선이라는 나라를 건국하게 됩니다.

이성계는 조선을 건국하는 과정에서 수많은 고려의 충신들을 숙청합니다. 선죽교 위에서 이방원의 부하로부터 철퇴로 죽임을 당했던 정몽주부터, 최영 장군, 이색, 길재 등, 구체적인 숫자는 알려지지 않았지만 수많은 충신들이 이성계에 반대하여 죽음을 맞이했습니다.

이에 따라 고려의 부녀자들은 남편과 아버지, 이웃을 한순간에 잃게 됐고, 곧 이성계를 증오하게 됩니다. 부녀자들은 증오의 마음을 음식으로 드러냈습니다. 가래떡을 칼로 반듯하게 썰지 않고 손으로 수제비를 떼어내듯 비틀어 떼어낸 조랭이떡은, 그들이 가래떡에 이성계를 투영시켜 목을 비틀고 싶은 마음을 표현한 것에서 유래된 겁니다.

조랭이떡과 비슷한 유래를 담은 음식으로는 ‘성계탕’도 있습니다. 당시의 개성 사람들과 평안도 사람들은 억울하게 죽은 최영 장군을 기리기 위해 제사를 지냈는데요. 백성들은 제사 때 제물로 바쳤던 돼지에 돼지띠였던 이성계를 투영했습니다. 그래서 제사가 끝난 뒤 제물이였던 돼지를 칼로 무자비하게 찌르고 분해하며 일종의 분풀이를 했고, 이 돼지로 만든 탕을 ‘성계탕’으로 불렀습니다. 이후 성계탕은 주막에서 즐겨 팔고 가계에서도 먹게 됩니다.

고려 시대 사랑하는 사람을 잃은 애처로운 마음이 담긴 ‘조랭이떡’. 이렇듯 조랭이떡은 조선 건국의 이면에 담긴 아픈 역사를 고스란히 볼 수 있는 식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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