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뉴스 문선아] 필명(筆名). 글을 써서 발표할 때 본인 이름이 아닌 다른 이름을 사용함을 뜻한다. 본인의 이름으로 작가 활동을 하는 사람도 있지만 여러 이유들로 자신의 모습을 감춘 채 필명으로만 활동하는 작가들도 많다.

특히 최근 종영한 드라마 ‘그녀는 예뻤다’에서 잡지 기자인줄만 알았던 김신혁(최시원)이 알고보니 유명 작가 TEN으로 밝혀져 드라마에서 큰 반전을 선사했다. 오늘 세컷뉴스에서는 드라마 속 김신혁처럼 필명을 갖고 활동하다 밝혀진 유명 작가들의 작품을 모아봤다.

▲ 스티븐킹은 한동안 리처드 바크만이라는 이름으로 여러 작품을 썼는데, 그 이유는 당시 미국 출판업계에 1년 1작가 1권 출판의 풍조가 있었기에 작품 발표에 제약이 있었다. (출처/스티븐킹 공식홈페이지, 네이버책)

첫 번째 작가는 ‘캐리’ ‘샤이닝’ 등 미국의 공포소설과 영화, 드라마에 막대한 영향을 미친 스티븐 킹이다. 스티븐 킹은 고등학교 교사로 일하며 1974년 ‘캐리’를 출판한 후 대중적으로 인기를 얻자 작가로 전향하여 지금까지 많은 공포소설을 발표했다. 그의 작품들은 발표하는 즉시 베스트셀러에 오르고 영화화 되는 등 공포 소설계의 대표 작가로서 자리매김했다.

그런 그는 한동안 리처드 바크만이라는 이름으로 여러 작품을 썼는데, 그 이유는 당시 미국 출판업계에 1년 1작가 1권 출판의 풍조가 있었기에 작품 발표에 제약이 있었다. 또한 스티븐 킹 개인적으로도 무명의 ‘리처드 바크만’이 지금의 ‘스티븐 킹’과 같은 지위를 획득할 수 있을까? 하는 도전의식도 한 몫했다.

그가 ‘리처드 바크만’이라는 필명으로 낸 작품은 ‘롱 워크’ ‘런닝맨’ 등이 있다. ‘미저리’ 또한 예정대로라면 바크만의 이름으로 발표할 예정이었지만 서점 점원에 의해 정체가 들통나 계획에 실패했다.

▲ 해리포터 시리즈로 큰 인기를 얻은 조앤 롤링은 자신의 신분을 숨기고 로버트 갤브레이스라는 이름으로 범죄소설 “뻐꾸기의 외침(The Cuckoo Calling)”을 출간했다.(출처/조앤롤링 트위터, 네이버책)

두 번째 작가는 해리포터로 우리에게 친숙한 조앤 롤링이다. 해리포터 시리즈로 큰 인기를 얻은 조앤 롤링은 자신의 신분을 숨기고 로버트 갤브레이스라는 이름으로 범죄소설 “뻐꾸기의 외침(The Cuckoo Calling)”을 출간했다.

이 작품은 2013년 4월 나왔는데 출간 당시 발 맥더미드나 마크 빌링엄 등 영국의 유명 추리작가들의 호평을 듣는 등 ‘신인의 데뷔작’ 치고는 많은 호평을 받았다. 하지만 이 필명도 오래가지 못했다. <선데이 타임스>의 칼럼니스트에 의해 로버트 갤브레이스가 조앤 롤링임이 밝혀졌다.

조앤 롤링은 ‘새로운 장르에 작가로서 도전하고 싶은데, 이름에 기대지 않고 신인으로 돌아가 솔직한 피드백을 받고 싶었다. 조금 더 오랫동안 밝혀지지 않기를 원했다’고 밝혔다. 그녀의 필명은 어린 시절 공상의 세계에서 자신을 지칭하던 ‘엘라 갈브레이스’에서 따온 것이라고 한다.

▲ 자주 있는 일은 아니지만 한 지면에 같은 작가의 작품이 동시에 수록될 때가 있는데, 작가 김성종은 일간지에 장편을 동시에 연재하며 ‘추정(秋政)’이라는 필명으로 활동했다. (출처/네이버책)

마지막으로 우리나라 추리소설의 대표주자 김성종 작가다. 김성종 작가는 다른 작가들과 다르게 불가피하게 필명을 쓰게 됐다. 자주 있는 일은 아니지만 한 지면에 같은 작가의 작품이 동시에 수록될 때가 있는데, 작가 김성종은 일간지에 장편을 동시에 연재하며 ‘추정(秋政)’이라는 필명으로 활동했다.

1975년 10월부터 <일간스포츠>에 <여명의 눈동자> 연재를 시작한 김성종은 1977년 3월부터 같은 일간지에 <제5열>을 함께 연재했던 것이다. 때문에 김성종 작가의 필명은 불가피한 상황이었다.

현재 김성종 작가는 부산으로 이주하여 1992년 사재를 털어 해운대 달맞이언덕에 추리문학관을 개관하고 이를 운영하면서 수많은 장편 추리소설을 발표하고 있다.

작가들이 필명을 쓰는 이유는 본명을 걸고 쓸 수 없는 소재나 장르를 자유롭게 쓰기 위해 사용한다. 두 번째로는 자신의 유명세에 가려진 자신의 실력을 객관적으로 검증받고자 하는 욕망과 마지막으론 전작과의 거리감을 두기 위해서라고 한다.

필명을 쓰는 유명작가들. 그들이 필명으로 쓴 전작과 다른 새로운 느낌의 작품을 찾아보며 비교하는 것도 소소한 재미로 다가올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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