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뉴스 문선아] 영상 기술이 발달하여 SF 영화에서 주로 보던 컴퓨터 그래픽(CG) 기술이 이제는 TV드라마에도 더해져 영상의 실제감을 높여주고 있다. 그만큼 드라마의 소재가 풍부해졌을 뿐만 아니라 시청자들의 눈도 높아져 조금 더 실제에 가까운 영상을 보고 싶어한다.

잘 만든 CG은 드라마의 집중도를 높이고 영상미를 높여주지만 엉뚱한 CG로 시청자들을 당혹스럽게 만든 드라마도 있다. 만들어진 시기가 오래되지 않았음에도 화면과 극 중 내용과 어울리지 않은 CG들을 모아봤다.

첫 번째, 흡사 1994년 납량특집 드라마 M을 연상시키는 초록레이저의 눈 드라마 ‘신기생뎐’의 한 장면이다. 2011년 작인 신기생뎐에서는 극 중 귀신에 홀린 아수라가 다른 사람의 몸을 투시하는 초능력을 발휘했다.

▲사 1994년 납량특집 드라마 M을 연상시키는 초록레이저의 눈 드라마 ‘신기생뎐’의 한 장면.(출처/MBC 드라마 신기생뎐)

이때 사용된 CG는 바로 초록색 레이져. 귀신에 빙의되어 다른 사람의 몸을 투시하여 ‘병’을 마주는 신기를 선보인다는 드라마 설정도 황당하지만 아수라 눈에서 나오는 ‘초록색 레이져’는 마치 1990년대 드라마 M의 심은하가 다시 돌아온 것 같은 장면이었다.

이 장면이 방영된 후 수많은 패러디를 낳았으며 지금까지도 회자되고 있다.

두 번째, 사극계의 "Ctrl+C→Ctrl+V의 위엄"을 나타낸 드라마 ‘연개소문’의 한 장면. 2006년에 방영된 이 드라마는 연개소문의 일대기를 그린 드라마로 유독 전쟁씬이 많았다. 시청자를 혼돈의 카오스로 빠지게 한 장면은 100만 군사들이 돌격하는 전쟁씬.

▲ 100만 대군이 모두 똑같은 포즈로 돌격하고 일렬로 나란히 서 있는 모습은 "Ctrl+C→Ctrl+V”의 위엄을 다시 한 번 깨닫게 해준다. (출처/KBS 드라마 연개소문)

드라마는 군사와 배를 촬영해 놓고 이를 복사해 화면 가득 붙어 넣어 만들었다. 그 때문에 그 모습이 심하게 규칙적이라 보는 사람 모두 허무한 웃음을 자아낸다. 100만 대군이 모두 똑같은 포즈로 돌격하고 바다 위의 배는 줄이라도 맞춘 듯 일렬로 나란히 서 있는 모습은 "Ctrl+C→Ctrl+V”의 위엄을 다시 한 번 깨닫게 해준다.

연개소문은 특히 CG부분에서 시청자들의 야유를 들었다. 세트 공사가 늦어지자 합판에 건물 그림을 인쇄해 붙이고, 이를 배경으로 써 '합판 사극'이라는 오명을 듣기도 했다.

마지막으로 세 번째 드라마 ‘모던파머’의 굴러다니는 동전 장면이다. 지난해 방송된 드라마 '모던파머'에서 할머니가 유산으로 남긴 밭을 팔아 큰 돈으로 앨범을 내 록밴드로 재기하려 했던 주인공은 터무니없이 낮은 가격에 주저앉아 울부짖었다.

▲ 주인공 앞으로 사람 크기 만한 100원짜리 동전 2개가 굴러가는 CG가 등장해 시청자들에게 웃음을 줬다. (출처/SBS 드라마 모던파머)

그런 주인공 앞으로 사람 크기 만한 100원짜리 동전 2개가 굴러가는 CG가 등장해 시청자들에게 웃음을 줬다. 하지만 어색한 CG는 드라마의 몰입을 방해했다는 시청자의 의견이 주를 이뤘다.

드라마 속 CG는 날이 갈수록 사실화 되고 고급화 되고 있다. 드라마의 내용을 더욱 풍부하게 해주는 드라마 CG. 바쁜 제작환경 속 놓치게 된 CG 실수가 지금까지 회자되며 사람들의 웃음을 주고 있다. 다소 황당하고 엽기적일 수 있는 장면이지만 한 번쯤 웃으면서 드라마를 즐겨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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