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뉴스 이호기자] “대한민국이 강간의 왕국이냐?” 영화 살인의 추억에서 배우 송강호가 한 대사다. 영화는 영화로 끝나면 좋겠지만 현재 대한민국의 성폭력 범죄현황을 보면 대사에 나왔던 '강간의 왕국'이라는 말이 별로 어색하지도 않다.

경찰청이 국회 안전행정위원회 소속 새누리당 강기윤 의원에게 8일 제출한 국정감사 자료에는 2011년부터 올해 8월 말까지 발생한 성폭력범죄의 피해인원이 12만3325명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약 4년 8개월 동안 발생한 양으로 이를 하루로 따지면 평균 72명씩 성폭력 범죄에 노출됐다는 계산이 나온다.

성별로는 92.4%인 11만3992명이 여성, 7.6%인 5,172명이 남성으로 나타났고 연령별로는 21세~30세가 4만1971명(34.0%), 13세~20세가 3만6452명(29.6%), 31세~40세 1만4030명(11.4%)의 순으로 나타났으며 12세 이하의 어린이 피해자도 무려 5,150명이나 되었다.

▲ 대한민국이 강간의 왕국이냐 라며 발차기를 날리는 송강호(출처/영화 살인의 추억)

그렇다면 성폭력 범죄를 저지른 피의자와 피해자 간에는 어떤 관계가 있었을까? 자료에는 일면식이 없는 타인이 5만8,953건, 지인이 6,776건, 친구가 2,960건, 애인이 2,889건, 이웃은 2,727건, 직장동료는 2,372건, 동거친족은 1,792건 순으로 드러나 타인이 가장 많기는 하지만 가까운 사람에게서 일어난 성폭력 범죄도 무시하지 못 할 만큼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피의자의 연령대는 20대가 2만9212명, 30대 2만3285명, 4~50대의 중년층이 2만3945명, 60대 이상 노년층 1만2683명, 10대 청소년들도 1만2189명으로 집계되어 사회적으로 안정되어 성 범죄가 적을 것으로 예측됐던 중년, 노년층도 다른 연령대와 다를 바 없는 수치는 우리에게 충격을 준다.

또한 몰카 범죄 등 성폭력 관련법 대상 범죄들도 2008년 807건에 불과했던 것이 지난 해 6,623건으로 5배 이상 늘어 직·간접적인 성범죄 투성이인 대한민국이 되었다.

왜 이렇게 성범죄가 증가하게 된 것일까? 먼저 시간이 지날수록 성에 대한 문화가 개방적되어 이를 많이 접할수록 성에 대한 존엄성이 희박해 지는 것을 들 수 있다. 또한 한 사람의 인생을 망가뜨리는 중범죄임에도 불구하고 우리나라의 처벌이 약하다는 것도 성범죄가 발생하는 것을 억제하지 못하는 이유 중 하나이며 불법임에도 불구하고 공공연하게 성행하고 있는 성매매는 성을 돈으로 사고 팔 수 있다는 개념으로 여길 수 있어 성범죄가 점점 늘어나게 되는 요인이 된다.

게다가 쉽게 접할 수 있는 성 콘텐츠에 비해 우리의 성교육은 매우 열악하기 그지없고 매스컴 역시 앞 다투어 선정적이고 자극적인 콘텐츠를 생산하여 청소년이나 일반 국민들에게 성범죄에 대한 잘못된 인식을 심어주고 있다. 우리나라처럼 작은 땅 덩어리에서 하루 약 72건의 성폭력이 발생하는 것은 매우 심각한 문제다.

이처럼 지속적으로 늘어나고 있는 성범죄를 줄이기 위해서는 체계적이고 지속적인 성교육과 윤리교육을 통해 성범죄의 위험성을 머리로 알고 사회화로 억제하는 시스템을 제대로 만들어야 할 것이다. 

SNS 기사보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