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뉴스 이호기자] 현재 전 세계 팬들에게 가장 기대를 받고 있는 영화감독이라고 하면 누구를 말 할 수 있을까? 몇 명의 감독이 거론되겠지만 그 중 ‘크리스토퍼 놀란’은 꼭 포함되어 있을 듯하다.

▲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출처/위키피디아)

크리스토퍼 놀란은 1970년에 태어난 영국 국적의 할리우드 감독으로 영화 미행(1998년)으로 데뷔하였다.

흔히 영화를 논할 때 잘 만든 ‘수작’을 꼽으라고 한다면 치밀한 계산으로 짜여진 각본과 구성의 완성도, 영상미를 따질 수 있는데 놀란 감독의 작품들은 항상 그 완성도들이 매우 높은 편에 속해있다.

또한 영화 곳곳에 숨어있는 복선과 그 복선을 결말로 이끌어 내는 치밀한 구성, 그리고 연출력은 보는 이로 하여금 감탄을 자아내게 한다. 이번 시간에는 크리스토퍼 놀란의 놀라운 작품 세계를 함께 알아보는 시간을 가져보도록 한다.

▲ 기억이 10분 마다 사라져 몸에 새긴 문신과 메모, 사진으로 아내를 죽인 범인을 찾는 스릴러 메멘토(출처/영화 메멘토)

메멘토(2000)는 10분마다 기억을 상실하는 남자가 자신의 아내를 죽인 범인을 잡기 위해 메모와 사진, 그리고 자신의 몸에 새긴 문신으로 추적한다는 내용을 가진 영화다. 기억이 상실되는 설정으로 인한 기억의 파편화, 그리고 그것을 역추적 해 가는 전개, 그리고 기억의 왜곡과 반전의 결말 등 이 영화로 인해 크리스토퍼 놀란은 그야말로 ‘천재적인 감독’이라는 찬사를 받게 된다.

메멘토를 통해 인간의 심리를 다루는 영화에 천재적이라는 평을 받기 시작한 놀란 감독이 대중적으로 많은 인지도를 얻게 되는 영화가 2005년에 발표된다. 바로 배트맨 비긴즈. 당시 배트맨의 프랜차이즈는 출연하면 감독과 배우가 같이 공멸하는 최악의 프랜차이즈였다. 팀버튼 감독 이후의 배트맨 영화는 평단과 대중에게 최악의 평을 받으며 모두 외면되었는데, 놀란 감독이 이런 배트맨 영화의 감독을 맡기로 했을 때에도 이 전 시리즈를 떠올리며 우려를 했던 사람들이 많았다. 하지만 놀란은 기존의 괴기스럽고 유치했던 배트맨을 벗어나 브루스웨인과 배트맨으로서의 이중적인 삶에 고뇌하는 히어로를 창조해 냈다. 놀란 감독이 코믹북 캐릭터를 이렇게 심도 있게 해석하는 방식은 이후 보여주는 것이 주였던 다른 히어로 영화들에도 많은 영향을 끼치게 된다.

▲ 조커의 역사를 그은 히스레저의 조커(출처/다크나이트)

2008년 발표된 다크나이트는 놀란이 히어로 영화의 작품성을 얼마나 끌어올릴 수 있는지를 보여준 역작이다. 배트맨은 여전히 인간적인 고민으로 힘들어 하고 있고 그의 숙적인 조커는 잔인한 성품을 보이면서도 배트맨이 자신을 완성시키는 존재라며 더욱 괴롭게 한다. 다크나이트는 완벽한 시나리오와 엄청난 연출력, 배우들의 더할 나위 없는 연기의 삼박자를 통해 코믹을 원작으로 하는 영화 중 가장 뛰어난 작품으로 평가받을 수 있게 했다. 특히 조커 역을 맡았던 故 히스 레저는 지금까지 ‘조커’하면 잭 니콜슨으로 통하던 공식을 완전히 자신의 것으로 바꿔버려 이제는 후배 조커들이 넘어야 할 큰 산이 되어버렸다. 다크나이트는 대중들에게 놀란이 장르에 편협 되지 않는 감독이라는 것을 보여준 상직적인 작품이 되었다.

▲ 꿈과 무의식을 주제로 한 인셉션(출처/영화 인셉션)

그리고 놀란은 대중들에게 영화로 줄 수 있는 또 다른 놀라움을 선사했다. 바로 인셉션(2010). 꿈을 주제로 한 이 영화는 꿈속에서 또 꿈을 꾸고 그 꿈을 통해 정보를 훔치거나 사상을 심는 작업을 소재로 했다. 치밀하게 짜여진 스토리와 가급적 cg를 배제한 연출, 그리고 열린 결말은 영화를 보는 사람으로 하여금 놀라움과 생동감 그리고 생각할 거리를 만들어 주었다. 또한 영화에서 전체적으로 풍기는 분위기는 이것이 바로 놀란의 영화구나 하는 아이덴티티를 보여주게 되었다.

▲ 인터스텔라의 블랙홀(출처/인터스텔라)

그리고 공상과학영화 인터스텔라(2004)는 놀란 감독의 상상력과 과학이 만나면 어떤 영화가 나오는 지를 보여주는 영화였다. 아인슈타인의 상대성 이론과 킵손 박사의 웜홀 이론을 바탕으로 한 이 영화는 멸망을 앞둔 지구를 대체할 제 2지구를 찾으러 가는 내용을 담고 있는데, 중력에 의한 시간 축의 뒤틀림과 안타까운 가족애로 긴장감과 감동을 함께 주는 작품이다. 이 영화의 시나리오를 쓰기 위해 크리스토퍼 놀란의 동생 조나단 놀란은 캘리포니아 공과대학에서 4년간 상대성이론을 배우는 열정을 보였고 영화에 나오는 옥수수 밭을 표현하기 위해 실제로 30만평에 이르는 옥수수 밭을 경작하기도 했다.

이처럼 놀란은 철저한 장인 정신과 상상력을 갖추고 영화를 만들기 때문에 장르나 소재에 상관없이 엄청난 완성도의 영화를 만들 수 있는 웰메이드 감독이다. 이런 점 때문에 우리는 놀란 그가 제작한 영화를 아무 걱정과 의심없이 볼 수 있게 되었다. 

믿고 보는 크리스토퍼 놀란표 영화. 다음에는 어떤 영화가 우리를 즐겁고 놀랍게 할지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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