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뉴스 문선아 인턴] 영화 ‘블랙스완’으로 아카데미 여우주연상을 거머쥔 나탈리 포트만은 하버드 졸업식 강연에서 “하버드에 입학했을 때 ‘뭔가 실수가 있었던 것 아닌가’ '나는 이곳에 어울릴 만큼 똑똑하지 않은데'라는 생각을 많이 했다"면서 "그래서 '멍청한(dumb) 여배우'가 아니라는 사실을 입증하기 위해 일부러 어려운 수업을 들었다"고 말했다.

사람들은 그녀가 하버드에 들어간 것이 그만한 능력을 지녔다고 생각했지만 정작 본인은 하버드에 입학한 자기 자신에게 자신감이 없었던 것이다. 이런 불안함은 그녀만의 문제가 아니다. 다른 사람들도 낯선 상황에 놓이면 자신과 다르게 여유 있어 보이는 타인과 자신을 비교하게 되고 그들에게 자기 자신의 부족한 능력을 들키게 될까봐 아닌 척 행동하고 마음속은 전전긍긍한다.

 

이러한 심리를 가면증후군이라 하는데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는 사람이 스스로에 대해 "나는 자격이 없는데 주변 사람들을 속여 이 자리까지 오게 됐다"는 불안 심리를 느끼는 것을 말한다. 그래서 이들은 사람들이 자신에게 높은 기대를 걸었다가 실패하는 상황을 늘 무서워한다.

일부 학자들은 가면 증후군이 생기는 이유를 사람에게 최악의 상황에 부딪쳤을 때 받을 수 있는 감정의 충격을 피하려는 방어본능이라고 설명한다. 일에 실패했을 때 ‘나는 원래 이정도 능력만 갖고 있는 사람이었어. 다른 사람들이 잘못 알고 있던 거야.’ 라고 생각하며 스스로를 위안한다는 것이다.

가면증후군을 극복하기 위해선 먼저 자기 스스로를 귀하게 여기는 자존감을 높이고 다른 사람의 기대에서 조금 자유로워지는 법을 배워야 한다. 또한 자신에게 주어진 보상을 있는 그대로 인정하는 마음도 도움이 된다.

세상을 살아가면서 상황에 따라 자신의 감정을 숨겨야 하는 가면이 꼭 필요한 순간이 있다. 하지만 자신의 감정을 솔직하게 표현해야 할 순간까지 가면을 쓰고 연기를 한다면 표현하지 못한 감정이 상처받은 마음으로 변질된다.

나탈리 포트만이 졸업식 연설을 통해 말하고 싶었던 것은 아마 자신과 비슷한 가면증후군을 겪거나 겪고 있는 사람들이 자기 자신에게 자신감을 가져도 괜찮다는 용기를 전해주고자 하는 것이 아니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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