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뉴스=정혜인 기자ㅣ우리나라를 발칵 뒤집었던 ‘가습기 살균제 사건’. 지난해 12월 22일, 환경부는 제38차 가습기살균제 피해구제위원회를 열어 250명을 피해자로 추가 인정하고 기존 피해자 181명의 피해 등급을 정했다고 밝혔다. 오래 전 사건임에도 지금까지도 피해 구제 절차가 진행 중인 것이다. 겨울철 습기 조절을 위해 많이 사용하는 가습기. 일상에서 사용할 때는 어떤 점을 알아두어야 할까.

가습기의 종류는 생각보다 많다. 중앙식 가습기, 증발식 가습기, 스팀형 가습기 등 습기를 만들고 퍼뜨리는 방식에 따라 다른 이름이 붙는다. 특히 스팀형 가습기의 경우 다른 가습기보다 뜨거운 수증기를 방출해 화상에 주의해야 한다.

종류마다 사용법이 조금씩 다르니 가습기를 처음 샀다면, 사용 설명서를 꼼꼼히 읽어야 한다. 새로운 가전제품을 샀을 때 많은 사람들이 놓치기 쉬운 기본적인 부분이다. 조립해 만드는 제품도 차근차근 설명서를 보며 각 부품이 어떤 역할을 하는지 알아두는 게 좋다. 그리고 자신의 필요에 맞게 기본 설정을 마치는 것이다.

그리고 가장 중요한 것은 바로 ‘세척’과 ‘관리’이다. 가습기를 사용하기 전에 물을 담는 물통을 꼼꼼하게 닦아야 하고, 또 자주 씻어야 한다. 물이 고여 있는 곳에는 세균 번식이 쉬우므로 물을 매일 교체해야하고, 깨끗하게 씻어낸 다음 완전히 말렸다가 다시 사용하는 것이 좋다. 또 가습기를 간헐적으로 사용하는 사람 일수록 더 자주 세척해야 한다. 가습기를 가끔 사용할수록 박테리아와 곰팡이가 생길 가능성이 높아지기 때문이다.

‘가습기 살균제 관련 소비자 안전주의보’에서는 가습기를 닦기 전 손을 먼저 씻으라고 권한다. 박테리아가 걱정된다면 백색 식초 또는 구연산, 중성세제를 물에 희석해 통을 헹군 다음 깨끗한 물로 씻고 말려 사용한다. (중성제세 등을 사용했다면 적어도 3회 이상 충분히 헹궈 세제의 잔여물을 반드시 제거해야 한다)

혹시라도 아직 세정제를 물에 섞어 공기 중에 분사되도록 나온 제품이 있다면 사용하지 말아야 한다. 가습기 살균제는 사람들의 폐에 섬유화 증세를 일으켰고, 2021년 1월 기준 신고된 사망자만 1,700여 명이 넘는다. 같은 물질이라도 노출 경로에 따라 독성이 달라진다. 가습기 살균제의 경우 호흡기로 들어가 인체에 치명적인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었다. 초음파 디퓨저를 포함한 가습기에 들어가도 되는 액체는 오직 물 뿐이다. 방향제, 아로마 오일, 살균제, 세정제 등은 자칫하면 건강을 해칠 수 있다는 점 반드시 기억해야 한다.

가습기를 사용할 때! ‘수돗물 vs 정수기 물’ 뭐가 더 안전할까? 아직까지 가습기를 사용할 때 어떤 물을 사용하는 게 가장 적합한지에 대해서 체계적으로 연구된 바는 없다. 단 제조사는 대부분 수돗물을 권장하고 있다. 수돗물에는 세균번식을 줄이기 위해 염소가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역시 명확한 공인 결과가 아니므로, 제조사의 주의사항을 따라서 사용하는 것이 좋다.

가습기를 두는 위치도 신경 써야 한다. 벽에서 적어도 30cm 이상 떨어진 평평하고 높은 공간에 두어야 더 쾌적하게 사용할 수 있다. 가습기 근처에 물건이 많을수록 곰팡이균이 생길 가능성이 높아지니, 가습기 주변도 깔끔하게 해두는 것이 좋겠다.

가습기는 잘 사용하면 호흡기 질환에 도움이 될 수 있지만, 그렇지 않을 경우 독이 될 수 있다. 앞서 말한 것들 이외에도 환기도 잘 시키고, 보관 시에는 물기를 다 말리는 등 챙겨야 하는 부분이 꽤 많다. 관리법이 헷갈리더라도 가습기에는 ‘청결’이 1순위라는 점을 잘 기억해 두길 바란다.

SNS 기사보내기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