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뉴스=심재민 기자ㅣ국회는 일을 해야 마땅하다! 국민이 국회나 국가기관에 대해 자신의 의견이나 희망을 진술하는 국회의 ‘국민동의청원’. 그 중에 이슈가 되는 사안, 또는 이슈가 되어야 할 사안을 언박싱 해본다.

국민동의청원(동의기간 2023-12-20 ~ 2024-01-19)
- 서울특별시 교육청에서 신청받는 복수전공 자격연수에 관한 청원
- 청원인 : 서**
- 청원분야 : 교육

청원내용 전문
서울특별시 교육청은 실기를 배우지 않은 타 교과 교사(중국어, 일본어 전공)가 6개월간의 짧은 연수로 미술교사의 자격이 주어진다는 공문을 발송하여 인원을 모집하고 있습니다. (관련 공문: 서울 교육청 중등교육과 41506, 전라북도 교육청 교육인사과- 25321) 이 공문은 교원의 전문성 결여 및 공교육 신뢰성 하락을 부를 수 있는 부분이 있어 문제를 제기하고자 합니다.

...(중략)

서울시 교육청은 왜 이런 시책을 내놓았는지요? 미술교사가 필요하다면 신규로 선발하고, 외국어와 연관이 없는 '미술'교과를 복수전공으로 허용할 것이 아니라, 같은 제 2외국어 계열을 복수전공으로 해야 마땅하다고 생각합니다. 왜 미술이 대상 과목에 포함 시킨건지요? 답변해주세요

둘째, 미술교과의 경우 미술이론, 미술사, 전공실기 경험을 바탕으로 작품을 감별하는 미묘한 감식안이 요구됩니다.

지금 현직에 있는 교사들은 미술교사가 되기 위해 기본적으로 대학입시부터 10년 이상 본인의 전공을 공부하고 그림을 그리며 실무를 한 사람들입니다. 6개월 만의 연수로 '미술'이라는 교과를 배워서 가르치는 것은 어불성설이며 단지 6개월이라는 시간이 문제가 아닙니다

저희는 정식으로 미술교사가 되기 위해 이론적인 부분에서도 동양미술사, 서양미술사, 조형예술사, 현대미술사, 미학, 실기를 배워 임용고시 시험을 통과하고 각자 본인의 전공에서 작가의 수준만큼 작품을 제작할 수 있는 능력을 길렀습니다.

그러한 전문적이고 큰 범주를 단지 책을 통해 배운다고 해서 전문성 있게 가르치기 어려울 것이라 예상됩니다. 또한 이론뿐 아니라 실기 교과인 만큼 체험, 표현, 감상의 영역으로 나뉘며 아이들에게 직접적 실습을 하는 경우가 많고, 전문성을 갖고 매 순간 피드백을 통해 아이들의 잠재적 역량을 기르고 있습니다. 하지만 타 교과 교사가 이러한 미술의 전문적인 영역의 교육이 가능할까요?

교육뿐 아니라 교과의 특수성을 고려한 제대로 된 평가가 가능한지, 장차 미술전공이나 예술가를 꿈꾸는 역량을 지닌 학생들의 요구를 충족할 수 있는 전문적인 교육이 가능한지 묻고 싶습니다. 이는 미술교과에 대한 모욕이며 무시하는 처사로 해당 영역을 배우고 전공을 희망하는 미래의 학생들을 기만하는 행위입니다.

셋째, 교육은 백년지대계라는 말이 있습니다. 먼 장래까지 내다보고 세우는 큰 계획이라는 뜻이죠. 단지 기술적으로 그림을 잘 그리는 학생을 기르는 것이 아닌 미술문화를 향유하고 창의적인 가치를 생산하는 사람으로 교육하기 위해 더욱 전문성을 갖춰야 하지 않을까요?

전공을 하지 않은 교사가, 전공자인 학생을 가르친다는 것이 너무 역설적이며 학생들에게 공교육의 전문성과 신뢰를 무너뜨리는 행위라고 생각됩니다. 교사 및 교육이 다양한 이슈에도 불구하고 대한민국 사회에서 공교육이 아직까지 신뢰받는 이유에는 현직교사들의 책임감 및 각자 전문성을 갖고 각자의 위치에서 열심히 최선을 다하는 것에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누군가에게 단순히 6개월 교육으로 전문성이 대체된다고 한다면, 어떤 교사가 자신이 하는 일에 대해 자부심을 느끼며, 어느 학생이 6개월 배워서 자신의 전문성을 키워줄 수 있다고 생각하고 교사에게 믿음을 줄까요? 이는 전반적인 공교육의 질 하락 및 신뢰도 하락과 직결되는 부분이라고 생각됩니다.

이에 따라 위 공문에 대한 민원을 제기할 뿐 아니라 조속히 관련 정책을 폐기하고 정교사의 길을 준비하는 많은 예비교사들, 현직에서 애쓰고 있는 교사들을 위한 올바른 정책을 제안해주길 바랍니다. 더불어 서울시교육청 및 전라북도 교육청에 이 공문과 관련된 질의에 대한 정식 답변을 요청하는 바입니다.

청원 UNBOXING
>> 현 상황

2023년 12월 22일, 교육부와 서울시교육청은 복수 전공 연수를 취소한다 내용의 공문을 학교로 발송(공문 제목 : '2024학년도 교원 자격 연수(복수 전공)관련 교육부-시도교육청 협의 결과 알림')

복수 전공 대상 교과 중 미술교과의 경우 교과 특성 및 시/도 교원현황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개설하지 않는다...나머지 교과도 교육부에서 관련 자료(필요 교원, 자격 소지자 현황, 임용예정자 등)을 추가 수합하여 전면 재검토 예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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