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뉴스 신승우]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지난달 26일(현지 시간) 오후 미국 보스턴 도착을 시작으로 한 6박 7일 간의 방미 일정을 소화했다.

이번 아베 총리의 미국 방문에서 주목할 점은 여러 가지가 있지만 특히 그가 '전범국 이미지'를 씻어내기 위한 이벤트들을 정교하게 배치했다는 점이다.

그 중 하나가 아베 총리가 태평양 전쟁 때 일본군 포로로 붙잡힌 뒤 ‘바탄 죽음의 행진’에서 가까스로 살아난 퇴역 미군 레스터 테니(94) 아리조나 주립대 명예교수를 지난 29일 워싱턴 만찬에 초대한 일이다.

‘죽음의 바탄 행진’이란 1942년 태평양 전쟁 초기 필리핀 바탄 반도에서 일본군이 포로가 된 미군과 필리핀군 7만 명을 물도 제대로 주지 않은 채 9일간 100㎞ 넘는 밀림 속을 강제 행군 시킨 사건을 말한다.

▲ 출처 - 위키백과

죽음의 바탄 행진은 1942년 4월 9일 시작됐다. 일본군은 포로들을 필리핀 루손섬 바탄 반도 남쪽 끝 마리벨레스에서 산페르난도까지 88km를 걷게 한 뒤, 다시 카파스부터 오도넬 수용소까지 13km를 행진하게 했다.

포로들은 땡볕 아래에서 물도 제대로 마시지 못한 채 9일간 행진했는데 전염병과 구타, 굶주림에 시달렸다. 일본군은 낙오되는 포로를 총검으로 잔인하게 살해했다. 결국 7,000명~10,000명의 전쟁 포로들이 행진 도중에 사망해 최초 70,000명 중 54,000명만 수용소에 도착했다.

이에 책임으로 필리핀 침공 작전을 계획한 사령관 혼마 마사하루 중장은 1946년 4월 3일 마닐라 군사 재판에서 유죄를 선고받고 처형됐다. 하지만 고의적 명령 왜곡으로 이 사태를 초래한 쓰지 마사노부 중좌는 처벌은 커녕 전범으로 기소되지도 않았다.

이러한 ‘죽음의 바탄 행진’을 직접 겪은 테니 명예교수는 생존 포로들이 만든 단체의 대표를 지내기도 했다. 또 본인의 체험을 바탕으로 책을 출간했다.

한편, 아베 총리는 테니 명예교수 초대 외에도 2차 세계 대전에서 학살된 유대인들을 추모하는 홀로코스트 기념관을 방문하는 등 과거사 물타기 의혹을 받고 있다.

하지만 아베 총리는 우리나라의 위안부와 관련해서는 “인신매매 피해자들이 받은 고통을 생각하면 깊은 고통을 느낀다”면서 공식 사과나 사죄의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아베 총리의 과거사에 대한 이중적인 태도는 오늘도 위안부 피해자들의 마음을 슬프게 만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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