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뉴스=정혜인 수습기자ㅣ하루가 멀다 하고 폭염주의가 요구되는 요즘이지만, 지난 8일을 기점으로 절기상 입추에 접어들었다. 입추가 지난 시점이기에 늦더위가 잠깐 있다가도 이내 조금씩 서늘한 바람이 불어올 것이다. 완연한 가을이 다가오면 덥지도 춥지도 않아 밖에 다니기 좋은 날씨인데, 이런 가을철에도 특히 주의해야 하는 질병들이 있다.

먼저 급성 전염성 질환인 유행성출혈열(신증후출혈열)이 있다. 이는 한타바이러스 혹은 서울바이러스에 의한 발열, 출혈, 신기능장애 등을 특징으로 한다. 주로 5~6월과 10~11월에 농부나 군인에게서 많이 발생한다. 원인 바이러스가 들어가 있는 들쥐의 배설물을 사람이 흡입하면서 감염되는데, 사람끼리의 전염은 일어나지 않고 평균 2~3주의 잠복기를 갖는다. 

유행성출혈열이 생기면 발열기, 저혈압기, 핍뇨기(소변양 감소), 이뇨기(소변양 증가), 회복기의 단계를 겪게 된다. 특히 발열기에는 얼굴과 목에 발적, 입천장의 점상 출혈도 보일 수 있다. 명확한 치료법이 없어 발병 초기에 안정을 취하거나 산이나 들에 가는 것을 피해 미리 예방하는 것이 좋다. 

9~10월에 많이 발생하는 렙토스피라증도 있다. ‘렙토스피라’라는 세균에 감염되는 질환으로 렙토스피라에 감염된 동물의 소변이나 오염된 흙 또는 물에 손상된 피부나 점막이 노출될 경우에 걸린다. 더군다나 렙토스피라는 나선형 미생물로 오염된 물에서 오래 생존할 수 있기 때문에 조심해야 한다. 증상은 무증상부터 드물게 황달까지 다양하지만, 경증 감염이 많은 편이다.

주위 환경을 깨끗하게 유지하고, 가축을 기른다면 가축에게 예방접종을 하는 것도 효과가 나타난다. 특히 논에서 맨손으로 손이나 발을 담그지 말아야 하고, 벼를 벨 때도 논의 물을 뺀 뒤에 작업하는 등의 노력이 필요하다. 물에서 장시간 일하는 농부에게서 종종 발생하니 야외 작업을 할 때 작업 시간도 단축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가을에 걸리기 쉬운 또 다른 질환으로는 쯔쯔가무시병이 있다. 쯔쯔가무시병은 가을철 급성 열성 질환의 30%를 차지하고, 원인균에 감염된 진드기가 사람을 물어서 질환을 전파한다. 10일에서 12일 정도의 잠복기를 거쳐서 발열, 두통, 근육통을 호소하게 된다. 증상 중에서도 몸통에서 사지로 퍼지는 발진이 특징이다. 

진드기가 문 곳에 검은 딱지가 생기기 때문에 그 부분을 보고 진단을 받는다. 초기 증상이 단순 감기와 임의로 약을 복용하다가 치료 시기를 놓치기 쉽다. 항생제로 비교적 쉽게 치료할 수 있지만 증상이 심해지면 불편함이 커질 수 있어 초기에 치료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러니 쯔쯔가무시에 대한 기본적인 정보를 알아두고 있는 것이 도움이 된다. 

작년 늦여름부터 가을까지 유행한 수족구병도 있다. 수족구병은 독감이나 감기처럼 감염자와의 접촉으로 옮는다. 콕사키바이러스 A16 또는 엔테로바이러스 71과 같은 장 바이러스에 감염돼 생기는 병으로 영유아에게서 발병할 확률이 더 높다. 수족구병을 예방하는 백신이 따로 있지는 않아 손을 자주 씻으며 개인위생에 신경을 써야 한다. 

이러한 질병들은 초기에 치료하면 빠르게 나을 수 있지만, 오래 방치하면 드물게 합병증이 생길 수도 있다. 나이가 어리거나 면역력이 낮을수록 위험도는 더 높아진다. 공원에 가서 시간을 보내는 등 야외 활동을 더 많이 하게 되는 가을일수록 손을 더 자주 씻고, 아이들의 경우에는 동·식물을 함부로 만지지 않도록 하는 보호자의 지도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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