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티브 잡스를 넘어...팀 쿡의 ‘애플’

국가나 지역을 넘어 전 세계 각계각층에서 존경받는 사람들. 그런 역량을 갖춘 인재이자 국가나 기업을 ‘글로벌 리더’라고 부른다. 역사 속 그리고 현재의 시대를 이끌고 존경받는 사람들은 누가 있을까. 그들의 삶의 기록과 가치관 등을 살펴보는 시간을 가져본다.

시선뉴스=양원민 수습 기자ㅣ스티브 잡스의 죽음은 세상에서 가장 혁신적인 회사인 애플에 커다란 공백을 남겼다. 그는 단순한 애플의 창립자나 CEO를 넘어 글로벌 트렌드를 이끌어가는 사람이었다. 그의 뒤를 잇는 사람을 결정하기는 어려운 일이었고 그 자리를 맡게 되는 사람 또한 부담이 상당할 것이었다. 하지만 지금의 애플은 어느 때보다 좋은 시기를 보내고 있다. 혁신으로 애플의 현재를 일궈온 ‘팀 쿡’은 어떤 사람일까.

팀 쿡(Tim Cook)은 누구인가?

'애플' CEO 팀 쿡[사진/wikimedia]

스티브 잡스를 이어 전 세계 시가총액 1위를 달리고 있는 ‘애플’사의 7대 최고경영자로 풀네임은 Timothy Donald Cook이다. 1960년 미국 앨라배마주에서 조선소 노동자 아버지와 전업주부 어머니 사이에서 자랐다. 1982년 오번 대학교에서 산업 공학 학사 학위를 얻고, 1988년 듀크 대학교에서 경영학 석사 학위를 받았다.

커리어 초기를 국제 사무기기 회사 IBM에서 보냈다. PC 사업 북미 총괄 책임자로 12년을 일했으며 이후 망해가는 컴팩(Compaq)의 컴퓨터 재판매 부서의 최고 운영 책임자(COO)로 근무하다, 스티브 잡스의 요청으로 애플에서 일하게 되었다. 경영, 기술 전문가가 아닌 그가 어떻게 CEO가 되었는지 의아해할 수 있지만 그는 ‘생산관리’(Operations Management)분야에서 화려한 이력과 세계적인 명성을 갖고 있었다. 생산관리 분야는 ‘기업이 소비자에게 무엇인가를 제공하고자 할 때, 그것을 기업의 목적에 맞게 전달 할 수 있도록 만들어내는 것’을 추구하는 것이다.

팀 쿡의 애플 CEO 선임

'애플' 창업자 스티브 잡스[사진/wikimedia]

잡스는 팀 쿡을 만났던 당시를 이렇게 회상했다. “저는 그가 저와 똑같은 방식으로 사물을 본다는 사실을 깨달았어요. 그래서 함께 일하기 시작했고 오래되지 않아 저는 그가 자신이 할 일을 정확히 안다고 신뢰하게 되었습니다. 그는 저와 같은 비전을 갖고 있었고 우리는 고도의 전략적 차원에서 상호작용할 수 있었지요.”

이후 스티브 잡스의 신임을 얻은 팀 쿡은 세 차례 잡스가 의료 휴직을 하는 동안 애플사의 일상 업무 대부분을 책임졌다. 2011년 8월 24일, 결국 팀 쿡은 스티브 잡스가 사임하면서 애플사의 새로운 CEO로 선임되었다.

애플에서의 업적

에어팟[사진/wikimedia]

팀 쿡은 과도한 재고가 회사의 재정을 좀먹는다고 생각했다. 그는 100개에 이르던 부품공급회사를 20개로 줄여버리고, 생산공장을 가깝게 배치하며, 재고를 기존의 70일에서 10일 수준으로 낮춰 엄청난 비용을 절감하였다. 이는 애플의 높은 이윤을 보장하는 발판이 되었다. 이런 SCM 개혁으로 엄청난 효율성을 확보하고 비용 절감을 하게 된 것은 애플이 지금의 자리에 오르는데 매우 큰 영향을 주었다.

2013년과 2014년 애플의 리더로서 역할을 더욱 굳히기 위해 새로운 시장에 손을 뻗었다. ‘애플워치’가 세상에 나온 것이다. ‘애플워치’는 시계 브랜드의 시장점유율을 압도적으로 가져가며 애플의 시가총액은 처음으로 7,000억 달러를 돌파했다. 이로써 쿡이 잡스를 대체하고 애플을 더 성공 궤도에 올려놓았다는 평가를 받게 되었다.

2016년에는 블루투스 무선 이어폰인 ‘에어팟’을 출시했다. 무선 이어폰계의 혁신으로 현재까지도 압도적인 판매량을 자랑하며 무선 이어폰 시장에 큰 파장을 가져왔다. 이전에도 무선 이어폰은 존재했으나, 뛰어난 편의성과 완성도, 애플 생태계의 시너지 효과로 폭발적인 판매량을 기록할 수 있었다. 또 올 상반기에는 애플에서 새로운 혁신 제품 ‘애플 비전프로’를 선보였다. 애플에서는 ‘공간 컴퓨팅’이라는 단어를 사용하며, VR, AR의 장점을 접목한 고글 형태의 컴퓨터다. 별도의 컨트롤러 없이 손가락과 목소리, 눈으로 모든 기능을 제어할 수 있다. 세대를 거치며 앞으로 대중화,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도가 기대되는 제품으로 내년 초 미국에서부터 판매될 예정이다.

나아가 애플은 인도 시장에 적극적인 투자를 하고 있다. 인도 전체 스마트폰 시장에서는 저가 제품을 내세운 샤오미 등 중국 스마트폰 업체와 삼성전자가 꽉 잡고 있는데, CNBC는 올해 2분기에 인도가 아이폰 판매량 기준으로 미국, 중국, 일본, 영국에 이어 5위를 기록했다고 보도했다. 이는 인도 시장에서 프리미엄 스마트폰 수요를 공략한 의미 있는 성장이라는 평가가 따른다.

개인 생활

애플 로고[연합뉴스 자료사진/재판매 및 DB 금지]

팀 쿡은 규칙적인 생활로 유명하다. 거의 항상 새벽 4시쯤 일어나 이메일을 확인한 뒤, 한 시간 동안 체육관에서 운동하고 6시가 조금 지날 때쯤 사무실 책상 앞에 앉는다. 일요일에는 전화 회의를 하며 다가올 한 주를 준비하는 등 여러 가지 일화가 있으며 일화들이 대부분 워커홀릭의 내용이다.

또한 팀 쿡은 커밍아웃한 자로 유명하다. 블룸버그와의 인터뷰에서 "나는 동성애자인 것이 자랑스러우며, 이는 신이 내게 준 선물이라고 생각한다"고 이야기했다. 그와 함께 "동성애자로 살면서 더 공감을 잘하는 사람이 될 수 있었다"며 "애플의 CEO가 동성애자라는 것을 알려 자신이 누구인지 고민하는 사람이나 혼자라고 느끼는 사람이 격려와 위안을 얻을 수 있다면 사생활과 맞바꿀 가치가 있다고 생각했다"라며 커밍아웃을 한 이유에 대해 밝혔다. 그는 커밍아웃 이전에도 동성애자를 공개적으로 지지하고, 동성 결혼을 인정하지 않는 주 정부를 비판해 왔다.

자선과 기부

애플워치[사진/pixabay]

팀 쿡은 자선과 기부에 대해 2015년 당시 그의 전 재산인 8천 800억 원가량을 사회에 환원하겠다고 밝혔다. 다만 기부를 위해 한 번에 수표를 끊는 것이 아니라 체계적인 접근 방식을 개발하겠다고 의사를 표명했다. 이후 병원, 펀드, 자선단체 등에 꾸준히 기부하고 있다.

팀 쿡에 대한 평가

애플의 한 임원이 2009년 미국 시사지 타임과의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다. “스티브 잡스가 제품 개발을 이끌었다면, 팀 쿡은 회사를 현금 더미로 만든 사람이다.” 또 포춘·CNBC 같은 미국 언론과 월가 애널리스트들은 “잡스를 대신할 인물은 쿡뿐‘ 이라는 데에 동의했다. 또 뉴욕 타임스는 ”예의 바르고 부드러운 인물“이라며 ”잡스처럼 인기를 끌긴 어렵겠지만, 애플을 이끌기에 충분하다“ 고 평가받으며 애플을 이끄는 수장이 되기 전부터 업계와 언론에 인정받고 있었다.

전설 격인 스티브 잡스의 뒤를 이은 이후로도 ‘애플’을 더욱 성공적으로 이끌었다는 평가가 압도적이다. 회사의 주가와 시가 총액이 그의 성공적인 경영을 대변해 준다. 그는 제품 개발이나 마케팅 같은 중책을 맡은 사람이 아니었다. 중책을 맡지 않았기에 그는 ‘자기 사람을 전적으로 믿는 감독’이 되었고, 그렇기에 이후 애플의 고위직이 안정적으로 유지되었다는 평가를 받았다.

사람을 전적으로 믿어주는 방식으로 애플을 성공적으로 이끌어 온 팀 쿡. 시대에 걸맞은 리더상으로 그가 앞으로도 보여줄 혁신들에 대해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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