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뉴스=양원민 수습기자 / 디자인=김선희 수습ㅣ여름이 되면 생각나는 공포영화. 등골이 서늘해지는 느낌에 더위가 가시는 듯한 느낌을 받아 여름에 많이 개봉된다. 장르적 특성상 호불호가 극도로 갈리며, 표현 수위가 높은 경우가 많아 흥행에 제약이 걸리는 경우가 많다. 그럼에도 여름마다 사람들이 공포영화를 찾는 데는 이유가 있을 것이다. 우리나라의 공포영화 계보는 어떻게 될까?

□ 장화홍련(1924) : 우리나라 최초의 공포영화
계모의 학대로 인해 억울하게 죽은 장화가 원귀가 되어 고을 사또에게 밤마다 한을 풀어달라고 간청한다. 이에 사또가 죽음의 원인을 찾고 원한을 풀어준다는 내용이다. 리메이크가 정말 많이 되었는데, 특히 2003년 <장화, 홍련>은 크게 흥행했고, 2009년엔 <안나와 알렉스:두자매 이야기>라는 제목으로 리메이크 되기도 했다.

□ 목단등기(1947)
한을 남기고 죽은 ‘처녀 귀신’이 성불하기 위해 한 남자와 동침한다는 내용의 영화다. 이후 1964년에 동일한 제목으로 리메이크 됐다. 처녀귀신을 다룬 첫 공포영화이며 TV드라마 ‘1977 전설의 고향’ 등에서도 다뤘다.

□ 대괴수 용가리(1967)
괴수 용가리가 한국에 나타나 파괴를 일삼았고, 군경을 비롯한 많은 과학자들이 동원되었지만 별 신통한 방법이 없었다. 이후 한 젊은 과학도와 소년이 나타나 죽음을 무릅쓴 끝에 쓰러뜨리는 내용으로, 전형적인 괴수물이다.

□ 여고괴담(1998), 여고괴담 두 번째 이야기(1999)
학원 공포물의 시작을 알린 <여고괴담>시리즈가 시작되었다. “내가 아직도 네 친구로 보이니?”라는 명대사를 남겼고, ‘둥, 둥, 둥, 둥’하는 효과음과 함께 점프컷으로 카메라에 다가오는 복도신은 전설이 되었다. 2편은 교환일기를 소재로 한 ‘슬픈’ 공포영화였다. 평론가들에게 환영 받았으나 관객들에게 외면 받은 작품.

□ 여고괴담3-여우 계단(2003), 여고괴담4-목소리(2005)
3편에서부터 장르적 특성을 살리되 충무로의 ‘스타’ 발굴 역할에 집중했다. 무용반 학생들의 시기 질투를 다룬 3편에선 송지효와 박한별이, 목소리를 소재로 사용한 4편에선 김옥빈, 서지혜, 차예련이 주연으로 활약했다.

□ 분신사바(2004)
당시 전국에 유행했던 주문 ‘분신사바’를 소재로 한 작품이다. 전국 관객 수 100만 명을 넘기며 한국 공포 영화로서 성적은 준수한 편이다.
 
□ 알 포인트(2004)
베트남 전쟁을 배경으로 하는 공포영화. 시대적 상황과 군대라는 조직에서 줄 수 있는 공포감을 효과적으로 표현하였고, 아직도 언급되는 한국 공포영화 명작 중 하나이다. 귀신이 직접 등장하는 장면이 거의 없음에도 기괴한 분위기와 여러 복선과 장치들을 이용하여 무서움을 극대화하였다. 

□ 기담(2007)
일제 강점기 시대를 배경으로 1942년도 경성 안생병원을 중심으로 펼쳐지는 3가지 에피소드로 이루어져 있다. 기존 공포영화에서 볼 수 없던 미장센이나 서서히 조여오는 기법이 유명하며 기담의 엄마 귀신은 당시 무속인들도 놀랐다는 이야기도 있다. 출연진의 좋은 연기와 멋진 연출로 공포영화인데 아름답고, 그러면서도 섬뜩하며 결말에는 탄성을 자아낸다는 평이 가득하다.

□ 검은 사제들(2015)
한국에서 생소한 가톨릭 엑소시즘 영화인 점이 주목 받았다. 흔한 퇴마물의 구성대로 진행되지만 배우들의 연기력이 돋보였다. 주연 배우인 김윤석과 강동원을 보러 갔다가 마귀에 홀린 여고생을 연기한 박소담에 놀랐다는 이야기가 많다. 영화적 장르 뿐 아니라 가톨릭을 기반으로 한 신앙 문화 자체 때문에 평가는 호불호가 갈린다.

□ 곡성(2016)
영화 추격자, 황해를 연출한 나홍진 감독의 작품이다. 낯선 외지인이 마을에 나타난 후 일어나는 연쇄 사건들로, 한 마을에서 일어나는 이야기다. 우리나라 ‘무속인’과 관련한 공포영화로 평점 7.3, 누적관객 680만 명으로 흥행한 공포영화며 결말의 다양한 해석이 있어 더 여운이 남는 작품.

□ 사바하(2019) 
검은 사제들의 장재현 감독 작품이다. ‘사바하’는 ‘~가 이루어지소서’라는 뜻이며 불교도에게 익숙한 단어다. 신흥 종교 비리관련 조사를 하는 목사의 이야기인데, ‘검은 사제들’에 이어 오컬트 장르를 잘 해냈다는 평을 받았다.

공포영화는 흔히 귀신, 퇴마 이야기로만 알고 있지만 괴수, 현상 등 관객의 근원적인 공포를 건드리는 영화를 통틀어 ‘공포영화’라 한다. 외국의 공포영화들과는 다르게 한국의 스토리는 대부분 권선징악으로 끝나는 경우가 많으며 우리나라의 토속신앙, 설화들과 관련한 영화들이 많이 있다. 이는 한국인들의 토속신앙 등에 대한 이해도를 기반으로 한국 관객의 호응을 더 잘 이끌어 내는 경향이 있다. 폭염과 장마가 번갈아가며 지속되는 가운데 공포영화로 조금이라도 더위를 식혀보는 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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