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뉴스=박진아 기자, 조재휘 기자ㅣ100여년 전 침몰한 타이태닉호 관광에 나섰던 잠수정이 산산조각 난 채 심해에서 발견되었다. 심해는 햇빛이 거의 닿지 않는 곳으로 암흑으로 둘러싸인 것처럼 사방에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다. 비록 바다라 하더라도 청량한 모습과는 반대로 어둡고 몽환적인 모습의 심해. 일반인이 접근하기 힘들어 신비롭고 두려운 미지의 영역인 심해에는 어떤 생물들이 살고 있는지 알아보자.

수심 150m 이상의 바닷속은 1년 내내 온도의 변화가 거의 없고 빛이 없기 때문에 식물은 전혀 살 수가 없다. 그러나 불가사리류, 성게, 해삼, 갯지렁이류 등이 서식하고 있으며, 또한 조개류, 닭새우류, 바닷게류 등 갑각류와 여러 심해어 등도 살고 있다.

한때는 심해에서 생물이 살지 않는 곳으로 여겨졌다. 19세기 이후 심해 잠수정을 이용해 해양 탐사를 본격적으로 시작하면서 생물이 산다는 것을 확인했다. 그러면서 심해는 기존의 추정과는 달리 위쪽에서 가라앉는 영양분들을 토대로 그 나름대로 번성한 생태계를 이뤄오고 있었음이 밝혀졌다. 

심해는 생물의 분포 양상에 따라 점심해대(바다 깊이 200~3,000m)·심해대(바다 깊이 3,000~6,000m)·초심해대(바다 깊이 6,000m 이상)로 구분하기도 한다. 수심에 따라 서식분포 상태가 다르지만 현저하게 눈이 큰 것, 눈이 퇴화된 것, 입이나 위가 큰 것, 발광기가 있는 것 등의 특징을 보인다. 

‘심해아귀’는 이마에 난 낚싯대 모양의 돌기에서 빛을 내어, 먹이를 유인하여 잡아먹는다. 암컷보다 훨씬 작은 수컷 심해아귀는 기생충처럼 암컷으로부터 영양분을 얻고, 대신 번식기 때 암컷에게 정자를 제공하는 역할만 한다.

심해에 사는 ‘대왕오징어’는 지구상에서 가장 긴 몸길이를 가진 두족류로, 몸길이는 현재까지 촉수를 포함하여 측정된 가장 긴 수컷이 10m, 암컷이 13m로 암컷이 더 거대하다. 현재 지구상에 존재하는 모든 동물들 가운데 가장 큰 눈을 가지고 있으며 눈동자 직경이 27cm로 농구공과 비슷한 크기이다.

‘입주영리옆새우’는 태평양, 대서양, 지중해, 인도양의 온대 및 난대 해역의 수심 200~1,000m의 심해에 서식한다. 난류성 플랑크톤으로 연한 점무늬가 있으며, 눈은 크고 불그스름한 노란빛이다. 겹눈의 망막이 둘로 나뉘는데, 각각 머리 위를 감지하는 부분과 주변을 감지하는 부분이다. 

심해와 원양에 사는 어류들 중에서 가장 널리 분포되어 있는 ‘샛비늘치’는 항문 위쪽으로 비스듬히 하나의 직선을 이루고 있는 뒷지느러미 윗부분에 발광기관이 있다. 심해에서 서식하지만, 밤에는 표층으로 올라오기도 한다.

다음은 그림포테우티스다. 아기코끼리 덤보와도 닮아서 붙은 이름 ‘덤보문어’(우리에게는 덤보문어라는 이름이 더 익숙하다)는 1,000~5,000m의 심해에 서식한다. 일반 문어와는 달리 몸의 대부분이 한천질로 이루어져 있어 허약하다. 해당 서식지역에서 최상위 포식자 역할을 하며 역할에 걸맞게 다른 심해생물보다 덩치가 큰데 현재 가장 큰 표본은 1.5m이다. 

‘귀신고기’는 수심 200~4,000m의 거의 모든 바다에 서식하지만, 일반적으로 따뜻한 바다의 수심 2,000m의 심해에 서식한다. 대부분의 심해어들이 가지고 있는 발광기가 없으며, 수압을 버티기 위해 비늘이 없어지고 흐물흐물해진 다른 심해어들과는 다르게 몸이 작은 가시로 뒤덮여 있다. 

‘블랙드래곤피시’는 남반구 열대 및 온대 해역의 수심 약 2,000m에 널리 분포한다. 외형은 뱀과 유사한데 뱀처럼 턱을 크게 벌릴 수 있으며 입 안에는 날카로운 이빨이 촘촘히 박혀있어 사냥에 효율적인 도움을 준다.

끝을 알 수 없는 신비로운 세계 ‘심해’. 극한의 상황에서도 심해생물들은 각자의 방식으로 환경에 적응해 가고 있다. 사실 이러한 심해 생물들에 관련된 내용들은 잠수정을 통해 관찰된 현상을 바탕으로 과학자들이 추측하는 것들이 대부분이기에 정확한 연구가 더 필요하다. 심해 탐사는 인간의 또 다른 도전 과제로 남아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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