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뉴스=심재민 기자, 양원민 수습기자ㅣ지난해 여름 일부 지역에서 기승을 부리던 ‘러브버그’가 서울 전역을 넘어 경기도와 인천 일부 지역까지 확산되며 기승을 부리고 있다. 특히 최근에는 북한산을 찾은 등산객이 러브버그에 파묻힌 영상을 공유해 그 실태를 보여주기도 했다. 

러브버그는 ‘붉은등우단털파리’의 별칭으로, 더 넓게는 짝짓기할 때 암수가 꼬리를 맞대고 비행하는 모습을 보이는 털파리과 곤충을 러브버그라 불린다. 러브버그는 성충이 된 이후 암수가 함께 붙어 다니며 비행하거나 먹이를 먹고, 밤에는 여러 차례 긴 시간 짝짓기를 하는 것이 특징을 보이는데, 이처럼 암수 벌레 두 마리가 붙어 있어 사랑벌레(러브버그)라고 불린다.

[사진/위키미디어]
[사진/위키미디어]

러브버그는 주로 중국 남부 지역이나 일본 오키나와 등지에 서식하는데, 독성도 없고 인간을 물지도 않으며 질병을 옮기지도 않는다. 하지만 특유의 생김새가 혐오감을 주는 데다 사람에게 날아드는 습성 탓에 불편함을 안기기도 한다. 실제로 작년 여름 서울 은평구와 경기 고양시 일대에 러브버그가 급증하면서 관련 불편 민원이 폭증하기도 했다. 이 때문에 서울 영등포구와 성동구 등 일부 지방자치단체는 러브버그의 생태 습성 등을 소개하는 안내문을 홈페이지에 올리기도 했다. 

다소 혐오스럽지만, 러브버그는 익충으로 보는 전문가들의 시각이 많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러브버그는 짝짓기 뒤에는 알을 민가가 아닌 땅속에 모두 낳고, 애벌레가 된 이후에는 오히려 썩지 않는 쓰레기들을 대신 분해해 주는 역할을 한다고 전해진다. 또 진드기 박멸에 도움을 주며 생태계 교란생물이 아니기에 익충으로 분류된다.

국립공원공단은 이 점을 고려하여 화학적 방제나 생물학적 방제를 실시하지는 않을 계획이다. 또 일부 지자체는 러브버그를 무분별하게 방제하면 다른 벌레가 더 많아질 수도 있다며 가정용 살충제, 끈끈이 패드 사용과 방충망 정비 등을 권고하고 있다. 특히 날개가 매우 약해 물을 뿌리기만 해도 쉽게 퇴치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도대체 왜 최근 이 러브버그가 급증한 것일까. 곤충학자들에 따르면 최근 러브버그가 대발생한 것은 장맛비가 내린 이후 고온다습한 날씨가 이어지면서 숲속에 남아있던 개체군이 한꺼번에 우화했기 때문이다. 러브버그의 생존기간은 암컷의 경우 1주일, 수컷은 3일 가량으로 7월 중순까지의 활동이 예상된다. 

한편, 앞으로 러브버그의 서식지는 꾸준히 변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와 관련해 서울대 연구진은 작년 12월 미국 곤충학회가 발간한 학술지 ‘종합적 유해생물 관리’에 게재한 논문에서 "앙상블 종 분포 모델링 결과 앞으로 50년 내 동북아시아와 일본 상당 부분이 붉은등우단털파리가 살 수 있는 지역으로 바뀔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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