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뉴스=심재민 기자ㅣ꼭 알아야 하는 이슈, 알아두면 좋은 이슈, 2023년 6월 23일 가장 뜨거운 이슈를 ‘팩트’와 함께 전달합니다.

111년 전 침몰한 여객선 타이태닉호의 비극이 재현되어 안타까움을 사고 있습니다. 타이태닉호의 잔해를 보려는 관광객을 위해 운영되는 심해 잠수정 '타이탄'이 실종 나흘만에 탑승자 5명이 전원 사망한 것으로 추정되는데요. 이슈체크에서 <111년 전 타이태닉호 악몽 되풀이...‘타이탄’의 비극>에 대해 살펴보겠습니다.

(심 팀장) : 타이태닉호의 잔해를 보려 시도했던 잠수정 '타이탄', 며칠 전 실종 소식이 있었죠?

(정 기자) : 네. 그렇습니다. 111년 전 침몰한 여객선 타이태닉호의 잔해를 보려는 관광객을 위해 운영되는 심해 잠수정 '타이탄'은 지난 18일 오전 잠수 시작 1시간 45분 후 연락이 두절된 바 있습니다. 북대서양에서 실종된 잠수정 ‘타이탄’ 소식이 알려진 이후 세계 각국에서 구조 노력이 이어졌습니다.

(심 팀장) : 나흘간 이어진 구조 노력에도 불구하고 결국 비보가 들려왔죠?

(정 기자) : 네. 세계 각국의 구조 노력 동참에도 불구하고 북대서양에서 실종된 잠수정 탑승자들은 끝내 살아 돌아오지 못했습니다. 지난 22일(현지시간) 미국 해안경비대는 심해 잠수정 '타이탄'의 탑승자 5명이 전원 사망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습니다. 지난 18일 오전 잠수 시작 1시간 45분 후 연락이 두절 된 지 나흘만으로, 해안경비대는 타이태닉호 뱃머리로부터 488m 떨어진 해저에서 발견된 테일콘(기체 꼬리 부분의 원뿔형 구조물) 등 잠수정 잔해물 5개를 근거로 이같이 결론 내렸습니다.

(심 팀장) : 안타까운 사고입니다. 원인은 밝혀졌습니까?

(정 기자) : 아직 정확한 원인은 조사 중입니다. 다만, 잠수정은 내파(implosion·외부 압력에 의해 구조물이 안쪽으로 급속히 붕괴하며 파괴되는 현상)된 것으로 추정되는 상황인데요. 존 모거 보스턴 해안경비대 소장은 브리핑에서 "잔해물들은 이 선박에서 재앙적인 내파(catastrophic implosion)가 발생했다는 점을 뒷받침한다"고 말했습니다. 타이탄이 실종 당일 바로 파괴된 것인지, 아니면 그후 파괴됐는지 구체적인 시점은 현재로서는 알기 어렵다고 모거 소장은 덧붙였습니다.

(심 팀장) : ‘수색 중에 생존 신호가 잡혔다’ 이런 희망의 메시지가 나오기도 했기 때문에 더 안타깝습니다. 향후 잔해나 시신 수색은 어떻게 진행되나요?

(정 기자) : 맞습니다. 수색 과정에서 이틀에 걸쳐 쿵쿵거리는 수중 소음이 탐지돼 실종자들이 살아있는 게 아니냐는 희망이 부풀기도 했지만, 탐지된 소음과 타이탄 사이에는 아무 관계가 없는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한편, 해안경비대는 탑승자와 잠수정을 회수하기 위한 수색 작업을 계속 진행할 방침이라고 전했습니다. 그리고 시신 발견 가능성에 관한 질문에 모거 소장은 "저 아래 해저는 엄청나게 힘든 환경"이라며 잘 모르겠다고 답했습니다.

탑승자 5명이 전원 사망한 잠수정 타이탄 [연합뉴스 제공]

(심 팀장) : 여러모로 참 안타까운 사고입니다. ‘111년 전 타이태닉호의 악몽이 되풀이됐다’ 이런 말이 나오고 있는데, 장수정 ‘타이탄’에 대해 좀 알아볼까요?

(정 기자) : 실종된 타이탄은 6.7m 길이에 탄소섬유와 티타늄으로 만들어진 잠수정으로 조종사 1명과 승객 4명을 태우고 해저 4천m까지 내려갈 수 있도록 설계됐습니다. 이 잠수정에는 최대 나흘치 산소를 채울 수 있어 22일 오전 중 '골든타임'이 끝난 것으로 추정돼 우려를 낳았는데요. 이번 사고를 계기로 오션게이트가 충분한 안전 검증을 거치지 않고 이 잠수정을 개발해 운용했다는 지난 2018년부터 회사 안팎의 문제 제기가 있었다는 사실도 드러나 논란을 빚기도 했습니다.

(심 팀장) : 여러 논란 속에 출정을 감행한 타이탄, 초고가 상품인 만큼 탑승했다가 변을 당한 이들에 대한 관심도 높습니다.

(정 기자) : 타이탄 잠수정 투어는 1인당 비용이 25만달러(약 3억2천500만원)에 달하는 초고가 관광 상품입니다. 이 잠수정에는 운영회사인 오션게이트 익스페디션의 스톡턴 러시 최고경영자(CEO)와 영국 국적의 억만장자 해미쉬 하딩, 파키스탄계 재벌 샤자다 다우드와 그의 아들 술레만, 프랑스의 해양 전문가 폴 앙리 나졸레가 타고 있었습니다.

(심 팀장) : 잠수정 ‘타이탄’의 비보. ‘타이태닉호’의 악몽이 떠오를 수밖에 없습니다. ‘타이태닉호의 저주다’라는 말까지 나오고 있는데요. 111년전 타이태닉호 그날의 악몽도 한 번 되짚어 볼까요?

(정 기자) : 대서양 해저 4000m 지점에 가라앉은 타이태닉호 선체를 보려던 ‘타이탄’에 탑승한 이들은 결국 과거와 유사한 비극을 겪게 됐습니다. 타이태닉호는 건조 당시 세계 최대 여객선으로 큰 화제가 됐고, 특히 부호들의 관심을 모았는데요. 그러나 1912년, 최초의 항해 때 빙산과 충돌하면서 침몰해 1500명 이상이 목숨을 잃었습니다. 이것이 타이태닉호의 최초 항해이자 최후의 항해가 됐습니다.

2019년 애틀랜틱 프로덕션이 공개한 타이태닉호 모습 [연합뉴스 제공 / 재판매 및 DB 금지]

(심 팀장) : 워낙 인명피해가 컸고, 안전할 것이라는 믿음이 컸던 초대형 초호화 선박에서 발생한 사고였기 때문에 이후로도 참 많이 회자 됐죠?

(정 기자) : 네. 맞습니다. 특히 타이태닉호 침몰 사건은 1997년 제임스 카메론의 영화 '타이태닉'을 통해 대중들에게 재조명됐습니다. 이후 2012년에는 타이태닉호 침몰 100주기를 맞아 세계 곳곳에서 타이태닉호를 기념하고 희생자를 애도하는 행사가 이어졌는데요. 이처럼 타이태닉호의 비극에 대한 화제성은 끊이지 않았고, 특히 영화가 크게 흥행하면서 인기 관광상품으로 만들어지기도 했습니다.

(심 팀장) : 타이태닉호에 대한 관심이 관광 상품으로까지 만들어졌고, 이것이 다시 악몽을 불러온 모양새네요.

(정 기자) : 네. 실종된 잠수정 ‘타이탄’을 개발·운용해 온 오션게이트는 2013년부터 1인 당 25만달러(약 3억2350만원)의 비용으로 해발 4000m 아래에 있는 타이태닉호 잔해 탐사 패키지를 제공해 왔습니다. 현재까지 관광객 약 60명과 연구원 15~20명가량이 이 패키지에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이번 비극을 되풀이 한 잠수정 ‘타이탄’에는 영국의 탐험가, 프랑스 퇴역군인, 잠수함 전문가 등 5명이 타고 있었습니다. 이들은 지난 18일 복귀가 예정돼 있었으나 돌아오지 않았고, 미국 해안경비대를 포함한 구조 인력들이 이들을 찾아 나섰지만, 끝내 모두 사망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습니다.

(심 기자) : 특히 오션게이트의 최고경영자(CEO)의 부인이 타이태닉호 사망자의 후손인 것이 알려지면서, 놀라움을 사고 있죠?

(정 기자) : 네. 지난 21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의 보도에 따르면 오션게이트 익스페디션의 CEO 스톡턴 러시의 부인 웬디 러시가 타이태닉호에서 숨진 '스트라우스 부부'의 고손녀입니다. 이시도어와 아이다 스트라우스는 1912년 타이태닉호 일등석에 올랐다 비극적인 운명을 맞이한 부부로, 이시도어는 당시 메이시스 백화점의 공동 소유주이기도 했으며, 타이태닉호 승객 가운데 가장 부유한 이들 중 한명으로 꼽혔습니다.

(심 기자) : 타이태닉호 사고 당시 이 부부의 감동적인 사연이 알려지면서 영화 ‘타이타닉’에서 조명되기도 했죠?

(정 기자) : 스트라우스 부부는 다른 이들에게 구명보트를 양보하고 타이태닉호에 남아 한날한시에 눈을 감은 감동적인 사연으로도 유명합니다. 마지막 순간 이들 노부부는 서로를 꼭 붙든 채 갑판에 선 모습으로 물에 잠겼다고 전해지는데요. 영화 '타이타닉'(1997)에서는 노부부가 침대에서 서로를 껴안은 채 최후를 맞는 장면으로 그려지기도 했습니다.

이시도어의 시신은 사고 후 2주 만에 수습됐지만, 아이다의 시신은 끝내 발견되지 않았는데요. 타이태닉호 잔해는 1985년 캐나다 뉴펀들랜드 해안에서 남쪽으로 약 600㎞ 떨어진 대서양 해저에서 발견됐고, 웬디는 그다음 해인 1986년 스톡턴과 결혼해 최근 2년간 총 3차례 타이태닉 잔해 탐사를 떠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NYT에 따르면 웬디는 현재 오션게이트의 커뮤니케이션 책임자로 근무하고 있으며, 회사 후원재단 이사로서도 오랜 기간 활동해왔습니다.

111년전 타이태닉호 사고의 악몽을 떠오르게 하는 잠수정 ‘타이탄’의 사고 소식. 이와 관련해 오션게이트는 성명을 내고 탑승자 전원이 사망했다고 발표하면서 "이들은 뛰어난 모험 정신과 해양 탐사와 보호에 깊은 열정을 가진 진정한 탐험가들이었다"고 애도했습니다. 이상 이슈체크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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