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뉴스 이호기자] 최근 연일 어린이집의 아동학대가 이슈가 되며 어린이집이 아동학대의 온상으로 비쳐지고 있다. 하지만 12일 보건 복지부가 국회 여성가족위원회 이자스민 의원(새누리당)에게 제출한 자료를 보면 압도적인 1위는 바로 ‘가정’인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아동 학대 신고는 총 1만7천789건이 접수됐으며 이 중 아동 학대 혐의가 있다고 판정된 건수는 9천823건으로 나타났다. 이 수치는 2013년에 접수된 아동 학대 신고 건수(1만3천76건)와 아동 학대 최종 판정 건수(6천796건)에 비해 각각 무려 36%, 44.5%의 큰 폭으로 오른 수치다.

아동학대가 이루어진 유형을 살펴보면 아이를 방치하는 방임이 1천851건으로 가장 많았고, 정서적 학대(1천528건), 신체적 학대(1천415건), 성적 학대(295건) 순이다.

▲ 아동학대의 근원지는 가정이다(사진/pixabay)

그리고 아동 학대가 일어난 장소는 가정(8천458건)이 압도적으로 많았고 어린이집(273건), 복지시설(223건), 집 근처 또는 길가(178건)가 그 뒤를 이었다.

최근 어린이집에서 아동이 학대되는CCTV가 공개되면서 사회적인 관심이 급증했다. 또한 지난해 9월 아동학대에 대한 처벌을 강화하고 피해 아동에 대한 신속한 보호가 가능한 '아동학대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이 시행되어 신고 건수가 대폭 늘어난 경향을 보인다.

덕분에 사회적으로 큰 이슈가 된 어린이집이 아동학대의 온상으로 비쳐지고 있지만, 사실 가정에서의 아동학대가 2위인 어린이집의 40배 이상 발생하고 있음이 밝혀졌다. 어린이집에 시선이 몰리고 있지만, 근본적인 아동학대의 근원지인 가정에 대한 대책은 진행되고 있지 않다는 것이 심각하다.

가정에서 일어나는 아동학대는 가정폭력과 함께 지금까지 ‘집안사’로 취급되었고 그 가정의 아동은 가정의 소유물로 인식되어 경찰에 신고하는 것이 오히려 잘 못 하는 행동처럼 받아들여져 왔다. 이러한 아동학대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부모가 자녀를 소유물로 보지 않고 인격체로 인정해야 하며 아동을 보호, 양육하기 위한 지원을 아끼지 않아야 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과거에는 대가족인 가정이 많아 조부모나 부모로부터 양육방법을 배우거나 형제·사촌들과 함께 서로 도움을 주면서 성장했지만, 현재는 핵가족화 되어 이런 것들이 없어지고 이혼률도 높아져 아동학대에 가장 큰 영향을 주고 있다. 거기에 개인주의가 더욱 팽배해져 남의 가정사에 참견하는 것을 극도로 싫어하는 이웃들의 경향도 이런 상황을 더욱 심각하게 하고 있다.

현재 사회는 물질적인 것이 최우선으로 되어가고 있다. 과거에는 우리가 가난을 이겨내야 할 목표로 삼아 노력을 했다고 한다면, 최근에는 이를 불행으로 인식하여 갈등과 짜증으로 인해 분노조절장애까지 생기는 등 사회적인 문제들이 많이 생기고 있다. 그리고 이런 짜증과 분노를 표출 시킬 수 있는 가장 쉬운 곳이 가정이고, 가장 약자인 아동들에게 까지 학대로 연결되고 있다.

대중에게 자극적인 장면이 많이 나오는 이슈가 되는 곳만을 보면 안 된다. 오히려 가정은 cctv가 설치될 수 없는 사각지대이기 때문에 더 위험할 수 있다. 그리고 김길태 같은 연쇄 살인마처럼 어렸을 때 학대당한 아동은 인격 형성도 위험하게 되어 사회적으로 큰 문제가 될 가능성도 있다.

때문에 우리 사회는 눈앞에 보이는 어린이집 아동학대라는 현안만을 해결하려는 노력 보다는 가정의 아동학대라는 근원 역시 함께 해결하려는 노력을 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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