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뉴스 심재민] 공동체 사회에서 개인주의 사회로 변모하면서, 우리 사회에서 ‘외면’ ‘무관심’은 다양한 사건 사고, 그리고 여러 사회 현상으로 나타나고 있다. 특히 최근 일본에서는 부모가 아이를 방치하는 '니글렉트‘ 사건이 종종 발생하고 있어 큰 사회문제로 두각 되고 있다.

니글렉트는 영어로 ‘neglect’, (돌보지 않고) 방치하다 / 도외시하다 / (해야할 일을) 하지 않다 등의 뜻을 지닌다. 일본에서는 육아를 방치하거나 포기하는 현상을 일컬어 ‘니글렉트’ 현상이라고 부르고 있는데 점차 빈번하게 니글렉트 사건 사고가 발생하고 있어 문제가 되고 있다.

[사진/픽사베이]
[사진/픽사베이]

지난 7일 일본에서 세 살 딸을 집에 혼자 방치한 채 8일간 여행을 떠났던 20대 여성이 체포되어 경악케 했다. 아이는 발견되었을 당시 음식은커녕 물도 제대로 먹지 못한 상태였고 결국 세상을 떠나고 말았다.

요미우리 신문에 따르면 일본의 한 음식점 종업원으로 일하던 가케하시 사키(24세)는 지난 달 5일 딸 노아(3세)만 도쿄의 자택에 남겨둔 채 교제 상대인 남성과 가고시마현으로 여행을 떠났다. 어린 딸 혼자 두고 몇 분간 자리를 비워도 불안한 것이 부모의 마음인데, 이 여성은 무려 8일 동안이나 아이를 방치한 채 여행을 즐겼다.  

지난달 13일 여행 후 아이가 혼자 남겨진 집으로 돌아온 이 여성은 “아이가 숨을 쉬지 않는다”며 신고를 했다. 구급대가 도착했을 당시 아이는 빈 페트병과 빵 봉지 등 쓰레기가 널려있는 집 안에서 ‘새 기저귀’를 찬 채로 매트리스에 누워있었다. 요미우리신문에 따르면 아이는 극도의 탈수 상태였으며 뱃속은 텅 빈 상태로 숨진 채 발견됐다.

특히 체중도 3세 표준 몸무게보다 3㎏이 덜 나가 평소 식사를 제대로 하지 못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신문은 보도했다. 그리고 부검 결과 이미 사망한 지 며칠이 지난 것으로 판명됐다.

여성은 당시 ‘니글렉트’가 명백한 현장 상황을 모면하기 위해 뻔뻔한 거짓 주장을 했다. 비정한 그는 “며칠 전부터 컨디션이 나빴고 죽을 한 입 정도 먹을 만큼 식욕도 없었다”며 "기침을 해서 힘들어 보였다"고 진술했다. 자신이 계속해서 아이와 함께 있었다는 주장. 하지만 경찰의 수사로 가케하시가 신고하기 약 1시간 전에 귀가했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심지어 마이니치 신문에 따르면 용의자가 여행을 갔다는 사실을 감추기 위해 아이 기저귀를 갈아놓는 등 상황을 조작하려고 했던 정황도 드러났다. 또한 가케하시의 이런 행동은 처음이 아니었다. 용의자는 지난 5월에도 사흘간 아이를 방치한 채 여행을 다녀온 것으로 드러났다고 신문은 보도했다.

명백한 아동학대인 일본의 ‘니글렉트’ 현상. 신체 폭력뿐만 아니라 무관심과 방치 역시 아이를 죽음으로 내몰 수 있는 끔찍한 폭력임을 명심해야 한다. 이러한 니글렉트 현상은 비단 한 사건에 국한하지 않는다. 일본 경찰청에 따르면 지난 해 아동 학대 혐의로 통보된 아동은 약 10만명에 달하는 상황으로 이중에 약 9%는 니글렉트 상태였다.

더 큰 문제는 이러한 니글렉트 현상이 일본에 이어 빠르게 개인주의화 되고 있는 우리나라에서도 남 이야기가 아니라는 점이다. 극히 일부지만 여러 아이들이 무관심과 학대가 도사리고 있는 니글렉트 가정에서 위협받고 있고 실제 극한의 상황에서 아이 스스로 탈출하는 사건도 발생한 바 있다. 낮은 출산율 거기에 점점 먹구름처럼 다가오고 있는 니글렉트 현상. 어린이가 없다면 그 나라에 미래도 없다. 이에 입각해 니글렉트를 막기 위한 세심한 대책 마련이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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