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랙 수면방, 그저 사우나일까? 코로나19 등 감염병에 취약한 이유 [지식용어]
블랙 수면방, 그저 사우나일까? 코로나19 등 감염병에 취약한 이유 [지식용어]
  • 보도본부 | 심재민 기자
  • 승인 2020.05.21 08:58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시선뉴스 심재민 / 디자인 최지민] 서울과 인천, 경기도를 비롯해 각 지자체가 이태원 클럽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집단감염 사태에 대응하기 위해 지역 내 모든 클럽 등 유흥시설에 '집합금지' 행정명령을 내렸다. 집합금지 명령은 유흥업소에 사람이 모이는 것을 금지하는 것으로 사실상 영업중지 명령인 셈.

특히 경기도는 지난달 29일 이후 코로나19 확진자가 다녀간 서울 이태원동 소재 6개 클럽과 논현동 소재 수면방인 ‘블랙(BLACK)’에 출입한 사람에 대해서는 '감염검사'를 의무화하고, 이들의 대인접촉을 금지한다는 행정명령도 발동했다. 이러한 가운데 본래 잘 알려진 클럽에 대한 궁금증보다 일상적으로 잘 알려지지 않은 개념인 ‘블랙 수면방’에 대한 궁금증이 증폭하고 있다.

수면방이라는 생소한 개념의 업소인 ‘블랙’. 블랙은 이태원 클럽 관련 경기 안양·양평 확진자가 지난 4일부터 5일까지 방문한 것으로 알려진 동성애자 사우나로, 은밀하면서도 여러 사람들이 이용하는 다중 이용업소인 만큼 지역감염 확산 우려가 커지고 있다.

서울 신논현역 부근에 위치한 블랙은 수면방과 사우나를 내세우고 있지만, 성소수자들 사이에서는 일명 ‘찜방’이라 불리며 성적욕구를 해소하기 위한 장소로 이용되고 있었다. 그런만큼 주간 보다는 야간에 더욱 활성화되는 특성이 있는데, 특히 금요일부터 일요일 동안은 꽤  많은 사람들이 이곳에서 원하는 상대를 찾아 성적 욕구를 해소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곳을 이용하는 것이야 개개인의 자유와 양심 그리고 취향에 맡길 문제일 수는 있지만, 문제는 이러한 블랙 수면방과 같은 장소는 감염병이 확산할 때에는 위험천만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일단 밀폐된 공간에 여러 사람들이 북적이기 때문에 사회적 거리를 두는 것은 불가능 한 일이고, 불특정 다수와 접촉하고 은밀한 관계를 나누기 때문에 무차별 전염에 노출될 수밖에 없다. 이러한 특성 때문에 언제 어디에서 누구에게 감염되었는지도 모르는 ‘깜깜이’ 확진자가 발생할 가능성 또한 매우 높다.

게다가 ‘수면방’은 명분일 뿐 아무래도 성행위가 주목적인 공간이기 때문에 개인정보가 노출되는 것을 꺼려 신용카드 대신 현금을 지불하고 입장하는 경우가 많다. 이를 미루어보면 과연 코로나19 확산에 대비한 명부를 몇 명이나 정확히 기재하고 들어갈 지도 미지수. 이곳에서 확진자가 발생한다면 역학조사를 제대로 하기란 쉽지 않을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실제 이태원 클럽 관련 방문자 중 많은 수의 사람이 연락조차 제대로 되지 않는 실정이기 때문에 우려라고만 볼 수 없는 사안이다.  

블랙 수면방은 여러 방면을 고려한 출입제한을 두고 있기는(?) 하다. 출입제한의 골자는 주로 수질 관리 혹은 원활한 운영을 위한 것이다. 온라인 커뮤니티에 공개된 블랙수면방의 운영 원칙을 보면 ‘뚱뚱하신분(출입금지)’ ‘45세이상(출입금지)’ ‘복도에서 라이터를 켜시는 분(퇴실조치)’ ‘여러사람이 모여 떠들고 끼를 부리시는 분(퇴실)’ ‘금지약물을 복용하거나 하신분, 술에 취하신 분(출입금지)’ ‘타인을 촬영하거나 촬영목적으로 출입하신 분(퇴실)’ ‘폭력적이거나 타인에게 시비를 거시는 분(퇴실조치)’ ‘과도한 문신으로 타인에게 공포감을 주시는 분(퇴실)’ ‘타인의 프라이버시를 침해하시는 매너 없으신 분(퇴실)’ 등 10가지 출입 제한 조건들이 담겨있다. 그나마 ‘피부병이 있거나 전염병이 있으신 분(절대 출입금지)’ 조항도 있지만 이는 제대로 확인할 수는 없어 보이고 그저 개인의 양심에 맡겨야 하는 부분으로 보인다.

한편 경기도는 이태원 클럽발 코로나 19 확산 관련 업소 방문자들에 대해 대인접촉 금지를 명령하고 나섰다. 대상은 지난달 29일 이후 서울 이태원동 소재 '킹클럽', '퀸', '트렁크', '더파운틴', '소호', 힘' 등 6개 클럽과 서울 논현동 블랙수면방 출입자로 경기도에 주소, 거소, 직장, 기타 연고를 둔 사람이다. 대인 접촉금지 명령은 관련 업소를 마지막 출입한 다음 날로부터 최대 2주간이며, 코로나19 감염검사를 통해 감염되지 않은 사실이 확인될 때까지다.

현 사태를 종식시키기 위해서는 방역 당국과 지자체 그리고 무엇보다 전 국민의 협조가 꼭 필요하다. 민주주의 국가에서 개인의 자유는 마땅히 존중되어야 할 가치이지만, 국가의 보건과 경제마저 흔들리고 있는 상황에서는 자유도 조금씩 자제하고 양보해야 함이 마땅하다. 성소수자 관련 클럽에서 이번 스파크가 튀었지만, 코로나19의 무서운 확산 속에서도 서울 시내 많은 클럽과 유흥업소 등에 사람들의 발길이 모이면서 마찬가지로 우려를 산 것도 분명하다. 안전하고 건강한 상황에서 더 큰 자유를 누리고 스스로 존중 받기 위한 ‘자제’가 절실한 시점임에 공감이 이루어지기를 바란다. 

연예·스포츠 인기뉴스
오늘의 주요뉴스
오늘 이 영화 어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