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뉴스 심재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아시아를 넘어 중동, 유럽 등지로 퍼지면서 자동차 업계에 긴장감이 더욱 고조되고 있다. 특히 코로나19 사태가 계속되며 주요국 경기가 가라앉으면 자동차 업체들은 불과 몇 달 전에 잡은 판매목표를 줄줄이 낮춰야 하는 상황이고 유럽은 오는 5일부터 개최 예정이었던 제네바 국제 모터쇼가 취소되는 이변이 발생하기도 했다.

코로나19가 급속히 확산하고 있는 우리나라도 마찬가지로 국내 업체들이 신차를 내놓고도 대대적으로 홍보를 하지 못하고 있고, 차량의 판매가 주로 이루어지는 각 업체의 전시장은 썰렁하기만 하다. 이처럼 그나마 활기가 있던 국내 자동차 시장마저 위기를 맞은 상황. 이를 해소하기 위한 업계와 정부의 자구책 마련이 시급하다.

경기도 파주시 기아자동차 교하대리점에서 매장 관계자들이 코로나19를 방지하기 위해 소독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연합뉴스 제공]
경기도 파주시 기아자동차 교하대리점에서 매장 관계자들이 코로나19를 방지하기 위해
소독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연합뉴스 제공]

이에 정부는 작년 말 종료했던 개별소비세 인하 조치를 다시 꺼내들었다. 3월부터 6월까지 승용차 구매 시 개소세를 5%에서 1.5%로 70% 인하하기로 한 것. 참고로 2018년 하반기부터 작년 말까지 30% 인하했던 것과 비교해 인하 폭을 2배 이상으로 확대한 조치다. 단 개소세 인하는 100만원 한도 내에서 이루어지며 이에 따라 개소세 최대 100만원, 교육세 30만원(개소세의 30%), 부가가치세 13만원(개소세·교육세 합산액의 10%) 등 최대 143만원을 감면받을 수 있게 되었다.

물론 세금을 깎아주는 것이지만, 소비자 입장에서 보면 실제 차량을 구입하기 위해 필요한 비용이 줄어드는 것이므로 업계는 개소세 인하 효과를 부각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효자 티볼리의 판매하락이 두드러졌던 쌍용자동차는 최소 73만원부터 최대 143만원까지 부담이 줄어드는 개소세 인하 소식을 빠르게 알렸다. 쌍용차 G4 렉스턴은 3천504만∼4천498만원에서 3천361만∼4천355만원으로 최대인 143만원 인하되며, 코란도 가솔린은 2천201만∼2천688만원으로 트림(등급)에 따라 98만∼119만원 내려간다. 티볼리 가솔린은 1천637만∼2천297만원으로 73만∼102만원의 개소세 인하 효과가 난다.

한국지엠(GM) 쉐보레도 마찬가지다. 올해 출시한 따끈따끈한 신차 트레일블레이저는 시작가가 1천995만원에서 1천910만원으로 낮아졌고, 가장 인기 있는 최고급 트림인 RS 모델을 사는 경우 110만원 이상 가격이 낮아지는 효과를 누릴 수 있다. 그밖에 더 뉴 말리부 102만∼142만원, 이쿼녹스 88만∼119만원, 더 뉴 트랙스 77만∼106만원 등의 인하 효과가 나타난다.

르노삼성은 SM6 92만9천∼143만원, QM6는 103만∼143만원 인하된 가격에 살 수 있다. 또 현재 뜨거운 반응을 모으고 있는 출시 예정 차량 XM3도 당초 책정가격에서 70만원 안팎의 가격 인하 효과가 기대되고 있다.

아울러 개소세 인하 소식을 전한 현대·기아차 관계자는 "개소세 70% 인하와 함께 2일 회의에서 결정하는 3월 판매 조건 혜택까지 더하면 현대·기아차를 선택하는 소비자들이 누리는 혜택은 더 많아질 것"이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이처럼 자동차 업계는 코로나19로 어려움을 겪는 상황에서 개소세 인하가 차량 판매 촉진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실제로 지난해 개소세 인하 조치로 활기를 되찾은 경험이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6월 한국자동차산업협회 발표에 따르면 2018년 7월 개소세 인하 전 11개월간 국산차 판매는 4.2% 감소했는데, 개소세 인하 후 11개월 동안(2018년 7월∼2019년 5월)에는 1.2%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코로나19 확산 여파로 생산감소, 영업이익 하락, 부품업체 경영난 가중 등 어려운 상황에 처한 자동차 업계에 개소세 인하가 활력을 불어넣어주기를 기대한다. 나아가 이번 조치가 하청 업체들에게도 좋은 작용으로 이어져 전반적인 경기 회복에 일조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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