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지법 안양지원 형사1부(김소영 부장판사)는 아이의 출생 비밀을 폭로하겠다며 출산 의뢰 부부를 수십차례 협박해 5억원이 넘는 돈을 뜯어낸(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공갈)) 혐의로 기소된 A씨에 대해 다른 사기 사건을 포함, 모두 징역 4년을 선고했다고 12일 밝혔다.

2005년 당시 20대였던 여성 A씨는 인터넷 커뮤니티 사이트를 통해 알게 된 B씨 부부와 8천 만원을 받고 대리모 역할을 해 주기로 한 뒤 이듬해 아이를 출산했다.

의뢰 부부에게 5억을 뜯어낸 대리모에게 징역 4년이 선고됐다.(연합뉴스 제공)

하지만 A씨는 당초 약속대로 8천 만 원을 받고도 B씨 부부 집안이 부유하다는 점을 이용, "아이의 출생 비밀을 폭로하겠다"고 B씨 부부를 협박하며 금품을 요구했다.

A씨는 2010년 4월께 B씨에게 전화해 "본가에 찾아가 아들의 출생 비밀을 폭로하겠다"고 협박한 것은 물론 B씨 아내 직장까지 찾아가 행패를 부린 뒤 3천 만 원을 받아 냈고 이후에도 계속 이어지면서 2012년 초까지 B씨 부부로부터 36차례에 걸쳐 5억 4천여 만 원을 뜯어냈다.

그는 이뿐만 아니라 B씨 아내와 아이의 친생자관계존부 확인 소송까지 제기하며 합의금 명목으로 6억 여 원을 요구하고, 인터넷에 "미약했던 저를 겁박해 아들을 출산하게 했다"는 허위 글을 올리기도 했다.

A씨는 이같은 협박을 견디지 못한 B씨 부부의 고소로 결국 재판에 넘겨졌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자신이 출산한 아이를 공갈의 수단으로 이용하면서까지 원했던 것은 오직 돈뿐이고, 정작 아이에게는 아무런 애정과 관심이 없었다"고 밝히며 "아이를 상대로 친생자관계존부 확인 소송을 제기하는 잔혹하고 비정한 행위를 했고, 피해자 부부와 가족에게 씻을 수 없는 고통과 상처를 줬다"며 "한 가정의 행복과 한 소년의 유년기를 불행으로 몰고 간 피고인의 죄가 중해 엄중한 책임을 묻지 않을 수 없다"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다만, 재판부는 "피고인에게 불법 대리출산을 부탁한 피해자 부부에게도 일정 부분 책임이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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