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속되는 흐린 날씨에 찾아온 마음 속 불청객, ‘장마우울증’ [지식용어]

[시선뉴스 심재민, 이유진 / 디자인 이연선] 여름이면 어김없이 찾아오는 장마. 본격적인 장마철이 시작되면 덥고 습한 날씨에 불쾌지수가 높아진다. 그런데 이런 단순한 불쾌함을 넘어 우울한 기분까지 느끼는 경우도 있다. 바로 ‘장마우울증’을 겪는 것이다.

장마우울증이란 장마철 날씨의 요인으로 우울감에 빠지는 증상을 말한다. 일반 우울증은 식욕감퇴, 불면증을 유발하는 한편 장마 우울증은 식욕은 증가하면서 잠을 많이 잔다는 차이점이 있다.

장마 우울증은 왜 발생하는 것일까? 그 원인은 호르몬의 변화에 있다. 호르몬 중에는 눈에 들어오는 빛의 양에 따라 분비량이 조절되는 멜라토닌과 세로토닌이라는 호르몬이 있다. 멜라토닌은 어두울 때 많이 분비되며 우리 몸을 졸린 상태로 만들고 늘어지게 만드는 특징이 있다. 반면 세로토닌은 빛을 받으면 증가하며 행복감을 느끼게 하는 호르몬이다.

장마철에는 햇빛의 양이 줄어들고 우중충한 날씨가 이어진다. 따라서 이렇게 빛이 없이 어두운 날이 계속될 때는 멜라토닌의 분비량이 증가하고 세로토닌의 분비량은 감소해 호르몬의 균형이 깨지면서 우울감을 유발하는 것이다.

특히 여성의 경우 남성보다 장마 우울증에 걸릴 위험이 더 높다. 그 이유는 평소 월경, 출산, 갱년기 등으로 남성보다 호르몬 변화를 많이 겪으며 몸의 평형상태가 깨지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따라서 신체 특성상 남성보다 스트레스에 더 취약하게 되고, 장마철 호르몬의 변화도 더 크게 나타나게 된다.

장마 우울증을 벗어나기 위한 해결책은 없을까? 첫 번째 해결책은 빛에 대한 노출을 늘리는 것이다. 실제로 우울증 환자들은 나가서 산책을 하고 햇빛을 보라는 처방을 받는데, 이는 세로토닌 분비와 관련된 근거가 있는 처방이다. 마찬가지로 장마철 계속해서 비가 내리지만 가끔 햇빛이 날 때 잠깐이라도 나가서 햇빛을 보는 것이 도움이 된다. 혹은 실내조명을 밝게 틀어 빛의 양을 늘리는 것도 대안이 될 수 있다.

두 번째는 제습기 등으로 실내 습도를 낮추는 것이다. 우울한 기분은 높은 습도로 인한 불쾌지수와 더불어 더욱 심화될 수 있으므로 적절하게 실내 습도를 관리하는 것이 좋다. 더불어 실내에서 간단한 운동을 통해 몸을 움직이는 것도 무기력감을 날리는 데 도움이 된다.

마지막으로 음식을 통해 장마우울증을 극복하는 방법도 있다. 비 오는 날 술을 마시는 경우가 많지만 음주는 신체 기능에 악영향을 미쳐 장마 우울증이 생겼을 경우 더욱 악순환의 고리로 빠지게 할 수 있다. 따라서 음주를 피하고 스트레스를 완화하는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진 우유,상추, 고구마, 체리를 섭취하거나 각종 과일과 채소를 통해 건강한 신체 상태를 유지하는 것이 좋다.

장마가 시작된 후, 기분이 계속 가라 앉는다면 장마우울증일 가능성을 고려해야 한다. 이럴 때는 우울한 감정에 그대로 빠져드는 것보다 현 상태가 자연스러운 것인지 생각을 하고 정상적이지 않다고 느껴진다면 적극적으로 해결책을 찾아보는 것을 권장한다. 무엇보다 규칙적인 생활 리듬과 균형 잡힌 호르몬 분비가 장마우울증을 이겨내는 최고의 처방이라는 점, 잊지 말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