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뉴스 최지민] 19일(현지시간) 파리의 한 경매에서 19세기 말 생산된 7mm 구경의 회전식(리볼버) 권총이 감정가의 세 배에 가까운 16만2천500 유로(2억1천400만원 상당)에 낙찰됐다.

화제의 총은 프랑스의 총포기업 '르포슈'가 19세기에 제작한 이 권총이 화가 빈센트 반 고흐가 파리 근교 오베르 쉬르 우아즈에서 1890년 7월 자신을 향해 격발한 바로 그 총으로 보고 있다.

1. 후기인상파의 거장 빈센트 반 고흐의 죽음

지난 14일 프랑스 파리의 경매장에 반 고흐의 자화상을 배경으로 전시된 문제의 권총[연합뉴스제공]
지난 14일 프랑스 파리의 경매장에 반 고흐의 자화상을 배경으로 전시된 문제의 권총[연합뉴스제공]

1) 반 고흐는 사망 직전에 이 권총을 자신이 묵었던 오베르 쉬르 우아즈의 '라부' 여인숙의 주인에게서 빌린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반 고흐는 1890년 7월 27일 오베르 쉬르 우아즈의 벌판에 나가 가슴 부분에 격발한 뒤 피를 흘리며 여관으로 돌아와 이틀 뒤인 7월 29일 숨졌다는 것이 정설이다. 그의 사후 반 고흐의 가슴에서 발견된 실탄은 이 르포슈 권총의 구경과 일치했다.

2) 반 고흐가 권총 자살을 했다는 것은 대부분의 미술사학자들이 동의하는 바이지만, 최근에는 자살이 아니라 그가 벌판에서 권총을 갖고 놀던 소년들의 오발로 반 고흐가 숨졌다고 주장하는 이들도 있다.

이런 가설은 2018년 미국의 배우 윌렘 데포가 반 고흐로 분해 주연한 영화 '영원의 문'(At Eternity's Gate)에서 다뤄졌다.

2. 정말 반 고흐가 삶의 마지막에 사용한 권총일까?

빈센트 반 고흐가 마지막에 사용한 것으로 추정되는 권총[연합뉴스제공]
빈센트 반 고흐가 마지막에 사용한 것으로 추정되는 권총[연합뉴스제공]

경매사 측은 이 권총이 반 고흐가 사용한 것이라는 것을 확실하게 입증할 수는 없다면서도 여러 정밀검사 결과 반 고흐의 사망 시점과 이 권총이 땅속에 묻혀있던 시간이 정확히 들어맞는다고 밝혔다.

권총의 원 소유주인 '라부' 여인숙 주인의 후손들이 권총을 경매에 내놓자 프랑스에서는 논란도 일었다.

오베르 쉬르 우아즈의 반 고흐 기념관 측은 전날 성명을 내고 "권총의 그 어떤 흔적도 반 고흐의 죽음과 공식적으로 관련됐다는 것을 제시하지 않는다"면서 "(경매가 반 고흐의) 비극을 상업적으로 이용하는 것"이라고 비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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