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뉴스 심재민 / 디자인 이연선] 빈집들이 늘어나면서 곳곳에서 크고 작은 문제들이 발생하고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2017년 기준 우리나라의 빈집은 총 126만4707가구로 집계됐다.

문제는 이 수치보다 다양한 이유로 빈집의 비율이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로 인해 빈집이 늘어난 마을은 흉물스럽게 변해가고, 빈집에서는 다양한 사건 사고가 발생하는 등 부작용까지 함께 증가하고 있다.

이처럼 빈집으로 인한 문제가 점차 심화하자, 각 지자체는 빈집의 처리와 활용 방안을 두고 고심하고 있다. 그리고 최근 인천의 한 마을에서 획기적인 빈집 활용 방안이 본격 시작해 주목받고 있다.  

인천 원도심 빈집과 지역 청년들의 주거/취업 문제를 연계해 해결하는 플랫폼 '빈집은행'이 지난 5월27일 문을 열었다. 빈집은행은 청년 창업과 연계해 빈집의 활용방안을 찾고 대안을 모색하는 곳으로, 정식 출발한 빈집은행은 공식 SNS에 “빈집은행은 바랍니다. 빈집들이 잘 활용되어 주변 주민들이 행복해하시는 것이 목표입니다”라고 포부를 밝혔다.

빈집은행은 인천시 미추홀구 용현동에 위치해 있다. 인천시 미추홀구는 지난 5월27일 김정식 구청장과 주민 등 1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옛 용현 1·4동 주민센터를 리모델링해 조성한 빈집은행에 대한 개소식을 열었다.

용현동 빈집은행은 빈집활용과 청년 취업 문제에 대해 소통할 수 있는 공간으로 꾸며졌다. 지하1층은 셰어오피스로 꾸며져 9개 청년 기업이 입주했으며 1층은 시제품 제작 공간인 메이커 스페이스로 쓰인다. 2층은 창업 지원 교육과 워크숍을 위한 커뮤니티 공간으로 운영된다.

빈집은행의 출발은 34살의 청년 최환 씨의 아이디어로부터 출발했다. 내 집 마련의 꿈이 청년들에게 더욱 멀게 느껴지는 현실 속에서 최 씨는 ‘빈집’들을 보며 ‘절실한 사람이 저 공간을 사용할 수 있으면 좋겠다’라는 지극히 평범한 생각을 했다고 전한다.

그리고 최 씨의 이러한 아이디어는 정부의 지원으로 더욱 활짝 꽃피울 수 있었다. 빈집은행은 2017∼2018년 행정안전부 지역 주도형 청년 일자리 사업에 선정되면서 처음 추진됐는데, 그 대상으로 2017년 기준 1천197곳으로 급증한 미추홀 구도심이 지목되었다. 그리고 이곳에 빈집 활용 방안을 모색하고 청년들의 창업을 지원하는 플랫폼 역할의 ‘빈집은행’ 거점이 탄생하게 되었다.

한편 지역 청년들이 설립한 미추홀 도시재생 사회적협동조합은 빈집은행을 거점으로 삼아 빈집 리모델링과 빈집 버섯 농장 등 다양한 사업을 펼칠 계획이다. 구는 2017년 빈집 39채를 최장 20년간 무상으로 공급받는 협약을 한국토지주택공사(LH) 인천 본부와 맺고, 지난해 9월부터 빈집20채 반지하에 버섯 농장을 조성해 운영하고 있다.

이에 대해 김정식 미추홀구청장은 "빈집을 활용하는 일종의 허브 공간으로서 빈집은행이 탄생했다"며 "이곳을 통해 지역 청년들이 새로운 기회를 잡을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고 약속했다.

SNS 기사보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