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뉴스 박진아] 장례식장을 갈 때 입는 상복. 오늘 경북 상주 공무원들은 이 상복을 입고 출근을 했다. 남자 직원들은 검정 넥타이를 매고 출근 했으며, 일부 여직원들은 검은색 또는 감색 계통의 복장을 입고 업무를 봤다. 

인구 10만 붕괴에 대한 자성의 표현이다. 

상주시 인구수는 지난 8일 9만9천986명으로 처음 10만명 선이 무너졌다. 지난달 말 10만38명으로 겨우 10만명 선을 유지했지만 역부족이었다. 

상주시 공무원들이 인구 10만명 붕괴를 슬퍼하며 검정 넥타이를 매고 근무하고 있다. (상주시 제공)
상주시 공무원들이 인구 10만명 붕괴를 슬퍼하며 검정 넥타이를 매고 근무하고 있다. (상주시 제공)

상주시는 이에 따라 지난 20일 전 직원들에게 "21일 출근 때 남성은 검은색 넥타이, 여성은 검은색 계열의 옷을 입고 출근하자"고 통보했다. 검은색 계열의 옷 착용을 통해 시민들 함께 아픔을 나누고 인구 10만 명을 회복하는 계기로 삼자는 취지라고 시는 밝혔다.

물론 강제성은 없었다. 이에 실제 동참한 공무원은 과장·계장 등 간부 중심으로 20∼30%에 그쳤다. 하지만 그들은 검정 넥타이를 통해 인구감소에 대해 통감하고 또 통감하는 시간을 가졌다. 

신동희 상주시 총무과장은 "시장과 시의원들이 최근 간담회 때 검정 넥타이를 매기로 논의했다"며 "애석해하고 반성하는 상징적 의미라서 강제성은 없었다"고 했다.

한편 상주시 관계자는 "공무원들이 상복 차림으로 출근한 것은 아니다"며 "언론에 사진을 제공하기 위해 검은색 양복과 검정 넥타이를 착용한 직원들을 모아 촬영을 했다"고 전했다.

경북 상주시는 1965년 26만5천명을 정점으로 50여년간 인구 하락세를 보였다. 이에 대학생들이 전입신고를 하면 학기마다 지원금 20만원씩을 주고 한차례 20ℓ짜리 쓰레기봉투 36개를 제공하는 등 인구 늘리기에 온 힘을 쏟았다. 그러나 이미 고령화와 저출산에 따라 인구감소는 지속적으로 진행됐고, 앞으로 역시 인구 감소는 불가필할 것으로 예상된다. 

상주시 공무원들이 인구 10만명 붕괴를 슬퍼하며 검정 넥타이를 매고 근무하고 있다. (상주시 제공)
상주시 공무원들이 인구 10만명 붕괴를 슬퍼하며 검정 넥타이를 매고 근무하고 있다. (상주시 제공)

그들이 10만 명에 큰 의미를 둔 이유는 시와 군을 구분하는 여러 잣대 중 하나가 인구수 10만 명이기 때문이다. 바로 이런 점에서 상주시는 10만명 붕괴를 크게 아파하고 있다.

특히 인구 10만명 아래로 추락한 뒤 2년간 회복하지 못하면 자치단체 행정조직은 실·국이 3개 중 1개 줄어들고 부시장 직급도 3급에서 4급으로 내려간다. 교부세도 감소한다. 하지만 상주시 직원들은 이것에 실망하는 것이 아니라 또 다른 출발의 계기로 삼겠다고 전했다. 

상주시의 검정 넥타이. 우리나라 곳곳에서 앞으로 일어날 일들에 대한 예고편이 아니길 바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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