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뉴스 조재휘 / 디자인 김미양] 대학수학능력시험, 공무원시험, 어학시험 등 각종 객관식 필기시험을 볼 때 OMR카드를 이용해 답안을 체크한다. 그냥 종이에 점을 찍어 내는 OMR카드가 어떻게 답을 체크할 수 있을까?

OMR이란 Optical Mark Reader의 약자로 광학 마크 판독기라고 한다. 종이에서 컴퓨터로 데이터를 입력하는 방법의 하나로 옛날에 쓰이던 천공 카드 입력 방식의 연장선에 있다고 볼 수 있다. OMR 카드에 기록된 글자, 숫자, 기호 등의 데이터를 기계가 직접 읽어 들이도록 하는 방식이다.

다량의 답안지를 빠르고 정확하게 처리할 수 있어 대부분 시험에서 OMR 방식을 활용하고 있으며 OMR 장치는 1938년 IBM에서 처음 개발했고 1950년대부터 널리 쓰이기 시작했다.

OMR카드의 원리는 컴퓨터 사인펜으로 기록한 OMR카드를 판독기에 넣어주면 판독기가 종이에 빛을 비춘다. 그러면 컴퓨터용 사인펜으로 검게 칠해진 부분은 빛을 흡수하고 나머지 부분은 빛을 반사한다. 판독기는 반사한 빛을 광다이오드에 전류를 흐르게 해서 전기 신호를 변화시키고 해당 신호를 검출해 판독하게 된다.

그렇다면 왜 굳이 검은색을 사용해야 할까? 검은색인 이유가 검은색이 빛을 흡수해 반사광이 거의 없고 판독하기에 용이해 검은색을 사용하는 것이다.

그리고 시험을 칠 때 꼭 컴퓨터용 사인펜으로 마킹하도록 안내하고 있다. 겉보기에는 일반 검은색 사인펜과의 차이를 쉽게 구별해 낼 수 없지만, OMR카드에 일반 검은색 사인펜을 이용해 마킹하면 기계가 인식하지 못한다.

사실 일반 검은색 사인펜은 여러 가지 색이 혼합된 펜이다. 그래서 크로마토그래피로 색을 분리해보면 갈색, 파란색, 하늘색 등 다채로운 색이 관찰된다. 이와 달리 컴퓨터용 사인펜은 검은 탄소 성분으로만 되어 있어서 크로마토그래피로 색을 분리해보면 검은색에서 물이 빠진 듯한 회색으로 관찰된다.

OMR 방식의 가장 큰 장점은 빠른 속도로 다량의 정보를 정확하게 처리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래서 학교에서 출제하는 객관식 시험 답안을 검사할 때 주로 사용하고 있으며 대학수학능력시험과 공무원 시험 등 각종 시험에서도 이와 같은 방식을 사용하고 있다.

하지만 OMR은 주관식 답안 채점이 불가하며 카드에 마킹을 잘못하면 답안을 밀려 쓰는 실수를 하기 쉽다는 단점도 있다. 그래서 수험생들에게는 문제의 번호와 정답을 꼼꼼하게 확인해야 하는 자세가 요구된다.

그리고 컴퓨터 사인펜이 개발되기 전에는 B나 2B 심을 사용하는 연필로 마킹을 했다고 한다. 현재 토익시험에서는 전용 연필로만 마킹을 해야 하는데 토익 시험의 OMR 용지가 다른 OMR 용지들에 비해 얇고 번지기 쉽기 때문에 연필을 써야 하는 것이다.

컴퓨터용 사인펜으로 검게 칠해진 부분의 빛을 흡수해 판독하는 OMR카드. 이러한 OMR의 원리 덕분에 빠르게 채점을 할 수 있었다. 만약 OMR카드가 없었다면 누군가 그 수많은 답안지를 채점하느라 밤을 새고 있지 않았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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