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뉴스 이호 / 디자인 김미양] 지난 4월 중국이 재활용 폐기물의 수입을 중단하자 국내에서의 유통량이 급증하였고, 이로 인해 재활용 폐기물의 가격이 낮아졌다. 이로 인해 수거업체들이 수익성 악화를 이유로 재활용 쓰레기 수거를 거부하였고 전국은 이른바 쓰레기 대란을 맞이한 바 있다.

이런 뼈아픈 경험을 한 정부는 지난 8월 ‘자원의 절약과 재활용촉진에 관한 법률(이하 자원재활용법)’ 하위법령 개정안을 입법예고하여 1인당 연간 사용량 414장에 이르는 1회용 비닐봉투 사용량을 줄인다는 계획을 밝혔다.

이 계획의 중요 목표는 5종의 1회용 비닐 사용을 퇴출시킨다는 것. 그 종류는 세탁소 비닐, 운송용 에어캡(일명 뽁뽁이), 우산용 비닐 등 비닐봉지, 1회용 비닐장갑, 식품 포장용 랩 필름 등이다.

이 중 세탁소 1회용 비닐은 과거부터 전혀 재활용에 도움도 되지 않았다고 하는데 그 이유는 무엇일까?

먼저 세탁소 1회용 비닐은 재활용 쓰레기장에서 찾아보기가 힘들다. 세탁소 비닐은 세탁물의 오염 방지 등을 위해 사용하게 되는데 매우 얇게 제작이 된다. 따라서 사람들은 이 비닐을 사용 후 따로 저장해서 재활용으로 내놓기 보다는 그냥 뭉쳐서 버리면 부피가 매우 작기 때문에 부담 없이 쓰레기 통으로 버리곤 한다.

다음으로 재활용을 하기가 어렵다. 고객의 네임택 등을 부착하기 위해 세탁 비닐 위에 스테이플러 등을 사용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것이 그대로 붙어 있으면 비닐로써 재활용 하는데 힘들어진다. 스테이플러 심을 찾고 제거하는 데 드는 비용이 재활용을 통해 얻어지는 이익보다 더 크기 때문이다.

이런 이유들로 세탁소 1회용 비닐은 수거 자체도 힘들뿐더러 수거를 해도 처리를 하기 어렵다.

따라서 이 비닐을 종이나 여러 번 사용할 수 있는 부직포 등으로 대체를 하는 방법이 강구되고 있다. 종이는 그나마 우리나라에서 재활용 폐기물의 대표주자로 사람들이 반드시 재활용을 해야 한다는 인식을 가지고 있다. 또 부직포를 사용하면 다회 사용이 가능해 폐기되는 자원을 아낄 수 있다.

하지만 문제는 가격이다. 위에 상기한 대체품들이 아무리 좋다 하더라도 이윤을 추구하는 기업이 가격이 더 비싼 대체품을 제공하기에는 큰 부담이다. 세탁소 1회용 비닐은 50원 정도에 불과하지만 대체품들은 200원 가량 한다. 이 차이를 극복하려면 소비자와 기업의 인식이 함께 개선되어야 할 것이다.

지난 한 해 동안 5억 장 이상의 세탁소 비닐이 사용됐다고 한다. 그러나 이 세탁소 비닐의 역할은 거의 세탁소에서 집까지의 거리에서 오염을 방지해주는 것 외에는 아무짝에도 소용이 없다.그럼에도 불구하고 재활용조차 되지 않는다. 퇴출해야 할 이유가 충분하다. 정부가 세탁소 비닐을 생산자책임재활용(EPR) 품목에 포함한 만큼 앞으로 세탁소에서 이 비닐을 당연하게 씌워주는 문화가 사라지기를 기대해 본다.

※EPR 제도 : 산업체가 제품 생산 시부터 재활용이 가능한 제품으로 생산하는 것은 물론 사용 후 발생되는 폐기물의 재활용까지 책임지도록 한 제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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