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뉴스 박진아, 조재휘 수습기자 / 디자인 이연선] 영화 속 히어로들은 국내에서 사랑을 받아 흥행의 보증수표처럼 여겨진다. 슈퍼 히어로들의 사연은 만화의 상상력에 설득력을 더하며 영화를 더욱 풍부하게 만들어 마니아층을 형성하기도 했다.

영웅들도 많이 나오기는 하지만 사실 히어로 영화에서 빌런이 없으면 영웅도 없는 법. 그만큼 빌런이 악랄해야 영웅이 두드러질 수 있다. 영화 속 빌런이 존재함으로 히어로가 빌런을 응징하거나 물리쳐야 이야기가 완성된다.

원래 이 빌런은 마블이나 DC코믹스 등의 히어로 영화에서 등장하는 악당을 뜻하는 단어이다. 남을 해치거나 못살게 구는 악당들을 지칭한다고 보면 되겠다. 가장 유명한 빌런을 예로 들면 배트맨에 등장하는 조커가 있다.

빌런의 어원은 라틴어 빌라누스(villanus)에서 유래된 말이다. 빌라누스는 고대 로마의 농장 빌라(villa)에서 일하는 농민들을 일컫는다. 농민들은 중세시대 기사 계급 영주들과 귀족들의 횡포에 가난에 허덕이고 언제나 흙투성이 얼굴, 거름 냄새를 풍기며 도시민들에게 차별을 받았다.

실제로 기근과 가난에 시달리는 농민 중에서는 도둑질 등의 범죄행위를 하면서 도시를 기점으로 교역하는 상인들을 약탈하는 일도 다반사였다. 결국, 이런 농민들에 대한 선입견 때문에 빌런은 악인이라는 의미를 지니게 되었다. 그래서 슈퍼 히어로 영화에서 악당을 상징하는 단어로 굳어지게 된다.

하지만 최근에는 또 다른 의미로 사용되고 있다. 무언가에 집착하거나 특이한 행동을 하는 이들을 가리키는 의미로 확장되었다. 이 역시 시리즈로 나오는 히어로 영화에서 평범한 인물이 어떤 것에 과도하게 집착하거나 이상한 계기로 인해 빌런이 되는 모습을 빗댄 것이다.

그리고 최근 빌런의 앞에 여러 단어를 붙여 도서관 빌런, 주차 빌런 등으로 파생되어 불리고 있다. 냉면을 매우 좋아하는 사람을 냉면 빌런, 커피가 없으면 어떤 일도 할 수 없는 사람을 커피 빌런이라고 부르는 것도 마찬가지다. 악과는 무관하되 그저 기괴스러운 행동을 하는 빌런들인 것이다.

대부분 인터넷에서 언급되는 빌런은 대개 악의 없이 본의 아니게 타인에게 해를 끼치곤 하는 무식빌런 계열이다. 그 탓에 인터넷에서 빌런은 사용이 거듭될수록 악의 의미가 점차 옅어졌고,대신 어이없고 한심한 짓 쪽에 무게가 실리게 되었다.

영화로 시작해 다양하게 사용되고 있는 이름의 빌런. 빌런이 있어야 영웅이 있듯, 그 의미가 어찌하든... 많은 국내 팬들이 빌런이 출연하는 영화를 2019년에도 손꼽아 기다리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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