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뉴스 박진아, 조재휘 수습기자 / 디자인 최지민] 지난달 8일 유튜브 계정 ‘엠빅뉴스’에서는 매일 아이를 위해 전화기 두 대로 수백 통씩 전화하는 어머니의 사연이 전해졌다. 이렇게 집요하게 전화를 하는 이유는 다름 아닌 병원에서 재활 치료를 받아야 하는 아들을 위해 장애인 콜택시를 부르기 위해서였다.

현재 그녀의 아들은 클리프스트라 증후군을 앓고 있다. 클리프스트라 증후군은 9번 염색체 이상으로 지능 저하, 유아기 근 긴장 저하, 심한 언어 지연과 얼굴 기형 등이 나타나는 희귀 유전질환이다. 즉 이 질환 때문에 아들은 병원에서 재활 치료를 받아야 하는 것이다. 하지만 일반인처럼 병원을 갈 수 없는 상황. 정부에서 지원하는 장애인 콜택시를 이용하지만, 이용 역시 쉽지 않다. 수십에서는 수백 통의 전화를 걸어야만 예약에 성공할 수 있고 콜택시 차량도 턱없이 부족해 이렇게 집요하게 전화하지 않으면 이용할 수 없기 때문이다.

세계에서도 보고된 환자가 얼마 없는 클리프스트라 증후군. 이 질환을 앓는 사람들은 소두증, 납작머리증, 얼굴 중간부의 형성이상, 눈썹 모양 이상, 화살 모양의 윗입술, 아랫입술의 완전외반, 돌출된 혀, 주걱턱 등의 특징적인 얼굴 기형을 보인다. 그래서 나이가 들면 얼굴 기형이 점점 심해지고 치아에도 문제가 생긴다. 또한 출생 시의 몸무게는 정상이지만 절반 이상의 환자들이 성장하면서 비만이 되기도 한다.

이 질환은 특징적으로 심한 지능 저하와 언어표현의 지연을 보이는 경우가 많으며 선천성 심장기형과 남자의 경우는 잠복고환, 음경왜소와 같은 문제도 발생할 수 있다. 그리고 청년이나 성인이 되면 행동장애(공격적 행동, 주의 집중 장애, 자폐성향, 자해, 심각한 수면장애 등)가 발생할 수 있으며 자폐성향의 행동은 어린 시기에 일찍 발견되기도 한다.

안타까운 것은 아직까지 특별한 완치의 치료방법이 없는 질환이라는 점이다. 하지만 증상을 완화하기 위해서는 다양한 시도가 필요하다. 특히 언어 훈련, 물리치료, 작업치료 등은 조기에 시작하면 어느 정도 효과를 볼 수 있다고 한다. 또한 유아의 경우에는 근 긴장저하에 따른 흡입 및 위, 식도 역류가 반복되는 흡입성 폐렴 및 사망에 이르게 할 수 있으므로 이에 대한 예방책도 함께 고려되어야 한다.

신장, 심장, 청력 문제가 있을 경우에는 여기에 따른 표준치료를 시행해야 하며 정기적인 검사로 기능 상태를 확인하는 것을 의사들은 권장하고 있다. 때로는 행동장애와 관련하여 정신과적 접근도 필요하다고 한다. 그래서 이 질환에 대해 생애 전반에 걸쳐 지속적인 관찰이 필요하며 의학계에서는 환자의 가족들을 대상으로 유전 상담을 시행하고 있다.

세계적으로 보고된 환자가 100여 명에 불과한 희소질환 클리프스트라 증후군. 이들에게는 가족뿐만이 아닌 주위 사람들의 긍정적인 힘과 사랑, 적절한 제도가 필요하다. 국내의 경우 재활 치료를 받는 비용이 보험처리가 되지 않는 비급여가 많다 보니 매월 나오는 치료비만 300~400만 원이 넘는다. 그러나 우리의 현실은 그렇게 녹록하지 않다. 소위 돈 안 되는 희귀 질병의 경우에 대한 연구와 치료가 활발하지 않은 것이 세계 의학의 현주소이기 때문이다.

과학과 의술은 발전하고 있지만, 여전히 희귀질환은 우리의 삶 곳곳에서 많은 사람들을 힘들게 하고 있다. 그들을 위한 소외되지 않는 연구와 제도들. 누구에게도 찾아올 수 있는 질병을 이제는 누구도 외면하지 말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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