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뉴스 한성현 / 구성 : 심재민] 시청자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우리 사회의 뜨거운 이슈를 다각적으로 살펴보는 이슈체크입니다.

(출처/픽사베이, 위키미디아, 플리커, PXHERE, 시선뉴스DB)

지난 9일 서울 종로구의 한 고시원에서 화재가 발생해 7명이 사망하고 11명이 부상을 입었습니다. 스프링클러 미설치가 이번 화재가 참사로 이어진 주요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는 상황으로 다수의 시민단체는 ‘스프링클러법’을 제정을 촉구하고 나섰습니다. 오늘 이슈체크에서 스프링클러 설치를 둘러싼 논점에 대해 체크해보겠습니다.

스프링클러란, 화재경보와 소화 기능이 동시에 행해지는 자동소화설비을 말합니다. 화재가 감지되면 스프링클러를 통해 화재 경보와 함께 물이 분무되기 때문에 초기 화재 진압 효과가 크고 그만큼 인명과 재산피해가 커지는 것을 막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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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기 때문에 법으로 스프링클러 설치를 의무화 하고 있는데요. 화재예방, 소방시설 설치/유지 및 안전관리에 관한 법률 시행령에 따르면 특정소방대상물은 층수가 6층 이상이거나, 층수가 4층 이상이면서 바닥 면적이 1000㎡ 이상인 경우 스프링클러 설치를 의무화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2009년 7월 개정된 '다중이용업소의 안전관리에 관한 특별법'으로 고시원에도 간이스프링클러 설치가 의무화됐습니다. 하지만 이 법은 소급적용이 되지 않아 2009년 7월 이전에 지어졌거나 고시원 등록을 한 건물은 의무 대상에 제외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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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기 화재 진압에 중요한 스프링클러. 이렇게 법으로 의무설치가 명시되어 있음에도 왜 설치되지 않아 참사로 이어지고 있는 것일까요. 두 번째 이슈체크에서 스프링클러 미설치가 원인으로 지목된 화재 참사 두 건을 예로 꼬집어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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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종로 고시원 화재 사건 이전에도 스프링클러 미설치가 주 원인으로 지목된 화재 참사가 있었습니다. 바로 지난 1월 밀양의 세종병원에서 발생한 화재로, 당시 무려 46명이 사망하고 109명이 부상을 당하는 큰 피해가 발생한 바 있습니다. 세종병원은 다수가 머무는 시설임에도, 의무설치 대상인 6층 이상 또는 4층 이상이면서 바닥면적 1000㎡라는 기준에 미치지 못하는 조건. 정확히 말 해 5층 건물에 바닥 면적이 약 395㎡라 스프링클러 의무 설치 대상에서 제외되어 피해를 키웠습니다.

이번 종로 고시원 역시 법의 사각지대에 있어 스프링클러를 설치하지 않아 피해가 컸죠. 고시원이 포함된 다중이용업소의 경우 의무설치 조항이 생긴 2009년 7월 이전에 지어졌거나 고시원 등록을 한 건물을 의무 대상에서 제외하고 있는데, 1983년도에 지어지고 2007년부터 고시원을 시작한 이 고시원 역시 스프링클러 의무 설치 대상이 아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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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한 가지 더 집고 넘어가야 할 것이 있습니다. 서울시의 경우 이런 법을 보완하기 위해 2009년 이전부터 운영 되어온 노후 고시원을 상대로 스프링클러 설치 지원 사업을 시행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다수의 노후 고시원은 여전히 스프링클러 설치를 하지 않고 있는 상황. 거기에는 세 가지 정도의 이유가 있었습니다.

첫 번째, 설치비용에 대한 부담입니다. 서울시가 스프링클러 설치비용을 지원해 주지만 고시원 역시 공사 과정에 따라 적지 않은 추가 비용이 들어가기 때문입니다.

두 번째, 5년간 고시원 임대료를 올리지 못하고, 건물용도 변경이나 매매 역시 어렵게 됩니다.

스프링클러 설치 지원을 받은 고시원은 거주자들의 주거안정을 위해 향후 5년간 임대료를 동결하는 내용의 업무협력 협약을 서울시와 맺게 되기 때문입니다.

세 번째, 서울시의 스프링클러 지원 사업규모가 작고 홍보가 미미하다는 의견도 많습니다. 서울시의 스프링클러 지원 예산은 1년에 5억 원 정도로, 1곳의 설치비가 2천만원 정도인 것을 감안하면 넉넉하지 않은 수준으로 이 마저도 홍보가 되지 않아 많은 고시원은 지원 사업이 있는 것 조차 모르는 상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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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정이 이러다 보니 제2, 제3의 세종병원/고시원 화재 참사가 언제 벌어져도 전혀 이상할 것 없다고 봐도 무방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법을 전면개정하고 ‘스프링클러법’을 만들어 더 이상의 참사를 막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죠.

존재하지만 여전히 사각 지대에 놓여 있는 스프링클러 의무 설치. 이제 전기장판과 전기난로 등 사용이 급증하고 화재 발생 위험 역시 비례하는 겨울이 코앞입니다. 소 잃고 외양간 고치기라도 하는 우리 사회가 되기를 기대해 봐야하는 걸까요. 이슈체크 심재민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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