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뉴스 이호] 형사는 쉬는 날에도 감을 잃지 않았다. 지난 6일 보령경찰서 홍성무 형사는 휴일을 맞아 미용실을 찾았다. 그런데 그 곳에는 우연하게도 인터넷 사기 용의자 A 씨가 있었다. A 씨는 당시 마스크를 하고 있었지만 홍 형사는 그를 한눈에 알아보았고 휴대전화에 저장되어 있는 용의자의 얼굴을 다시 확인한 후 동일 인물임을 확신할 수 있었다. 

홍 형사는 A 씨를 심문하기 위해 밖으로 데리고 나갔는데 그 순간 A 씨는 줄행랑을 치기 시작했다. 홍 형사는 A 씨를 급하게 쫓아갔으며 A 씨는 도로를 가로지르는 등 위험을 불사하고 도망을 쳤다. 

그렇게 10여 분의 추격이 계속 되었고 결국 지친 A 씨가 도주를 포기하면서 추격전은 끝났다. 이 모든 장면들은 CCTV에 고스란히 담겼고 경찰청은 유튜브와 SNS에 ‘한눈에 범인을 알아본 매의 눈 형사’라는 제목으로 해당영상을 올려 큰 반향을 일으켰다. 

경찰에 따르면 피의자는 지난 8월부터 1개월 동안 인터넷 번개장터에 옷을 판매한다는 글을 올려 40명의 피해자에게 1500만원의 부당한 이익을 취한 것으로 알려졌다. 

출처/경찰청 유튜브 캡쳐
사기 피의자를 쫓는 홍성무 형사 (출처/경찰청 유튜브 캡쳐)

‘클래스는 영원하다’고 했던가. 형사들의 눈썰미는 비단 이번 사건뿐만 있는 게 아니다. 지난해 10월 5일, B 씨는 대구시 북구의 모 스포츠센터 주차장 관리실 부근에서 센터 직원의 손가방을 훔쳐 달아난 사건이 있었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은 CCTV 영상을 확보해 B 씨의 범행을 확인하고 수사를 진행했지만 결국 3개월 동안 행방을 찾지 못해 수사를 중단하여 이 사건은 미제사건으로 분류가 되었다. 

그러나 강북서 형사4팀 류동춘 경사는 B 씨의 CCTV촬영 사진과 영상을 자신의 스마트폰에 담아 가지고 다녔고 그러던 지난 4월 16일 오후 3시께 북구 한 골목길에서 7대 3 가르마를 하고 검은색 백팩 가방을 든, CCTV로 확인하였던 인상착의와 유사한 B 씨를 발견하고 체포할 수 있었다. 미제로 남을 수 있었던 사건을 투철한 사명감과 형사로서의 눈썰미, 그리고 직감으로 범인을 잡을 수 있었던 것이다.

스마트폰과 CCTV의 보급으로 인해 범인들을 예전보다는 쉽게 식별할 수 있는 시대가 왔다. 하지만 관심을 두지 않는다면 범인이 앞에 있고 사진을 사전에 보았더라도 그냥 지나치는 상황도 발생할 수 있다. 하지만 일선의 형사들은 업무시간이건 휴일이건 직업의 특성상 긴장과 집중력을 놓지 않기 때문에 이런 성과를 이룰 수 있는 것이다. 실제로 형사들이 퇴직 후 긴장이 풀려 쉽게 건강을 잃는 경우도 있다. 

우리나라는 좁은 국토에 삼면이 바다라 빠져나가기도 쉽지 않다. 게다가 어디에나 있는 CCTV와 무엇보다 매의 눈을 가진 형사들이 항상 주시하고 있으니 언젠가는 반드시 잡히게 되어 있다. 범죄, 저지르지 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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